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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의 진짜중국 이야기] 14억 중국인들의 멘토, 공자

3000년 동안 중국인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

박승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초빙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5(Sun) 10: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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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중국인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공자(孔子)일 것이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 9월28일에 태어나서, 기원전 479년 4월11일까지 살았던 사람이라고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 기록했다. 사마천 역시 기원전 145년에 태어나서 죽은 연대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 사람이다. 공자보다 400여 년 뒤에 태어난 사람이므로 사마천이 기록한 공자의 출생연대가 정확한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공자가 태어난 월일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마천의 기록에 따르면, 공자는 청동기 시대였던 춘추전국시대에 태어나서 살았던 사람이다. 하(夏), 은(殷), 주(周)로 이어지는 고대왕조가 있었던 때다. 기원전 1046년에 건국된 주왕조가 790년간 지속되다가 기원전 256년에 공식적으로 멸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공자는 주나라 말기의 혼란한 시기에 말년을 보낸 인물이었던 셈이다. 중국 역사는 철기 시대가 기원전 400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기록돼 있으므로, 공자는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은 기원전 221년 진(秦)의 천하통일로 정리되고, 혼란기를 막아섰던 진은 불과 14년을 버티다가 기원전 207년에 멸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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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성은 공(孔)이 아니다

 

공자가 살았던 시기에 서양에서는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 사이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일어났고, 한국에서는 신석기 시대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 시기에 인류는 무엇을 입고 살았을까. 중국 측 기록에 따르면, 중국 전설상의 조상인 황제(黃帝)의 부인 누조(嫘祖)가 누에를 길러 명주실을 뽑는 기술을 개발해 후세에 물려줬다고 하고, 그 연대는 기원전 4000년 이상이라고 하니 공자가 요즘 중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비단옷을 입고 살았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비단이 중국에 처음 출현한 때가 신석기 시대 중기였고, 공자는 청동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비단이 귀한 물건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공자는 요즘 중국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짐승의 가죽을 벗겨 만든 털옷을 자주 입고 살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공자의 성은 과연 공(孔)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정답은 ‘아니다’이다.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기 이전에 중국 사람들은 각기 성(姓)과 씨(氏)를 달리 갖고 있었다고 중국 역사서들은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계집녀 변의 성(姓)은 모계사회의 부족의 근원을 가리키는 패밀리 네임(family name)이었고, 씨(氏)는 부족 내의 동일지역 거주자들을 가리키는 패밀리 네임이었다. 그러니까 공자(孔子)는 성이 자(子)이고, 씨가 공(孔)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어떤 중국 학자들은 공자의 정확한 이름은 자씨 가문의 훌륭한 인물인 ‘자자(子子)’라고 해야 맞는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진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하기 이전에 각기 다른 성과 씨를 갖고 있다가 진이 천하를 통일하면서 성과 씨 가운데 혈연보다 지연을 주로 따지는 씨를 사용하게 됐고, 이후 성씨(姓氏)라는 말은 곧 씨를 가리키는 말로 정리됐다. 기원전 259년에서 기원전 210년까지 49년을 살았던 진시황(秦始皇)은 성이 영(嬴), 씨는 조(趙)에 이름은 정(政)이었다. 따라서 지금 식으로 말하면 진시황의 정확한 패밀리 네임과 이름은 ‘조정(趙政)’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공자, 귀족 출신이었을 가능성도 

 

중국 사람들의 성씨가 진의 천하통일 후 점차로 모계사회를 위주로 하는 혈연 중심의 성에서 부계사회를 위주로 하는 지연(地緣) 중심의 씨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많은 형태의 패밀리 네임들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주로 계집녀가 들어간 강(姜), 희(姬), 요(姚) 등 패밀리 네임은 성을 그대로 씨로 옮겨 쓴 경우라고 중국 문헌들은 정리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춘추전국시대의 제후국들인 노(魯), 송(宋), 정(鄭), 오(吳), 한(韓), 조(趙), 허(許) 등 국명을 그대로 씨명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직업을 씨명으로 쓴 경우도 있었는데 무(巫ㆍ무당), 복(卜ㆍ점술가), 도(陶ㆍ도자기 장인), 도(屠ㆍ백정) 등이었다. 

 

공자의 지연 중심 패밀리 네임인 씨가 자(子)였던 점은 공자가 상(商)나라의 귀족 출신이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최근 들어 동이(東夷)족이 세운 나라로 밝혀지고 있는 상(商)나라는 왕족들의 패밀리 네임이 자씨였다. 공자의 조상들은 6대조인 공부가(孔父嘉) 때부터 패밀리 네임으로 공(孔)을 사용했다. 공자의 아버지 숙량흘(叔梁紇)은 고대왕조 송(宋)나라의 전란을 피해 지금의 산둥(山東)성 취푸(曲阜)로 옮겨가서 살았다. 

 

숙량흘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패밀리 네임인 공(孔)을 사용하지 않았다. 숙량흘의 부인은 원래 시(施)씨였는데, 시씨는 딸을 9명 낳으면서 아들을 낳지 못했다. 숙량흘은 안(顔)씨 집안의 셋째 딸 징(徵)을 첩으로 맞아들여 아들을 낳았는데, 이 아들이 바로 공자다. 숙량흘이 공자를 낳을 때 나이가 66세였으며, 첩 안징은 채 스무 살이 안 된 여자였다. 중국 기록에는 숙량흘과 안징은 결혼하려고 했으나 나이 차가 너무 커서 혼인이 성립되지 않았으며, 지금의 취푸 근처 니산(尼山)에서 이른바 야합(野合)을 해서 공자를 낳았다. 이렇게 해서 로마의 그레고리력으로 따져서 기원전 551년 9월28일에 출생했다. 중국과 한국의 유가(儒家)에서는 지금도 매년 9월28일 공자의 탄신을 축하하는 석전대제(釋奠大祭)를 올리고 있다. 

 

공자는 자신과 함께 세계 4대 성인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서양의 소크라테스와 마찬가지로 추남(醜男)이었다. 아테네에서 조각가인 아버지와 직업이 산파(産婆)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소크라테스는 “얼굴은 크고 둥근 데다 이마는 벗겨지고 눈은 툭 불거졌으며, 코는 뭉툭하고 입술은 두툼한 데다 키는 땅딸막했고, 불룩한 배 때문에 걸을 때는 오리처럼 뒤뚱거렸다”고 기록돼 있다. 

 

공자도 자신과 비슷한 연대인 기원전 470년에서 기원전 399년까지 살았던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맞먹을 정도의 추남이었다고 한다. 시커먼 얼굴색에 주름 잡힌 이마, 뭉툭한 코에 두터운 입술, 튀어나온 뻐드렁니 등 소크라테스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추남이었다. 2010년에 만들어진 공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공자》에 공자로 분장한 홍콩의 미남 스타 주윤발(周潤發)과는 거리가 너무 멀리 떨어진 추남이었다. 그러나 사생아 출신의 이 남자가 이후 3000년 동안의 중국 역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중국인으로 평가받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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