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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스캔들 결정적 증거 제출, 트럼프 몰락 징조 되나

최측근에서 저격수로 변신한 ‘트럼프 천적’ 코언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7(Tue) 11: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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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복병(ambush)을 만났다.” “가장 충실했던 측근이 이제는 저격수로 돌변해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7월24일(현지 시각) 미국 CNN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변호사의 녹음테이프를 공개하자, 워싱턴 정가에서 나온 반응이다. 

 

이 녹취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주는 문제를 변호사와 논의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대화를 녹음한 당사자이자 공개한 사람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성스러운 해결사로 개인 변호사를 맡았던 인물인 마이클 코언이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던 그가 수사의 칼날이 자신을 향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폭로하는 ‘저격수’로 돌변한 셈이다. 

 

미국 연방수사국이 코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녹음테이프는 이번에 공개된 것 외에도 무려 1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로 트럼프 방어의 선봉에 나선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한 방송에서 “코언이 녹음한 대화가 183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실토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그동안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또 다른 ‘폭탄성 발언’이 공개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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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의 ‘입’에 쏠린 美 언론의 관심

 

한때 가장 충성스러웠던 최측근이 저격수로 돌변하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넘어 최악의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파문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비롯해 현재 트럼프 측근들은 각종 방송 매체에서 코언을 ‘거짓말쟁이’로 규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극찬하던 모습과 대비돼 볼썽사나운 모습만 연출하고 있다는 비난도 나온다.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섹스 스캔들’마저 다시 일파만파를 불러오자, 트럼프 대통령도 더욱 극단적인 대응을 내놓고 있다. 

 

8월1일,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4건의 ‘폭풍 트윗’을 연이어 올리며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에게 “조작된 마녀사냥(Witch Hunt)을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중단시키라는 내용이다. 자칫 대통령의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날은 뮬러 특검이 처음 기소한 ‘트럼프 대선캠프’를 이끌었던 폴 매너포트에 대한 공판이 열리는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안절부절’과 ‘불만’을 그대로 터트렸다는 평가다. 

 

향후 정국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흔들 가장 큰 ‘복병’은 바로 코언 변호사의 ‘입’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일각에선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함으로써 연방 검사들과 일종의 ‘양형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신은 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털어놓음으로써 재판을 빨리 끝내기 위해 검사들과 거래를 시도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는 그만큼 향후 코언의 입에서 나올 한마디 한마디가 ‘폭발성’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엔 코언이 자신의 변호사를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에 대선캠프와 러시아 측의 회동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방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러시아 스캔들’에 관해서도 얼마든지 ‘대형 폭탄급’ 폭로를 할 수 있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대비할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 섣불리 특검 해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는 사법방해 혐의로 바로 미 의회의 ‘탄핵 추진’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 내부의 측근들은 ‘역풍’을 피하고자 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이나 극단적인 행동을 말리고 있지만, 누구도 그를 제어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만 믿고 ‘특검 해체’라는 초강수를 둔다면, 일파만파의 상황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언젠가 한 번은 맞닥뜨려야 할 특검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측근들은 최대한 ‘시간 끌기’ 전략으로 미루고 있다. 각종 의혹에 이어 최측근마저 ‘저격수’로 돌변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통하지 않고 있다. 어쩌면 뮬러 특검의 수사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대응을 오히려 걱정해야 하는 묘한 상황에 빠진 셈이다.



트럼프 정조준하는 특검의 ‘칼날’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임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검 측은 오히려 느긋하게 상황을 즐기고 있는 모습마저 보인다. 코언의 녹음테이프 공개에서 보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의혹에 이어 여러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도 불리할 것이 하나도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 측에 일부는 서면조사도 가능하다고 언질을 주면서, 가급적 빨리 대면조사에 임하라고 압박을 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막 뒤에서 하나하나 증거를 수집하고 칼을 갈면서 야금야금 트럼프 대통령의 목을 향해 피할 수 없는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언젠가는 대면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최대한 궁지에 몰아넣겠다는 전략이다.

 

백악관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것은 중간평가로 불리는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칫 모든 이슈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스캔들’ 의혹에 맞춰지는 상황이다.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그가 ‘마녀사냥’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할수록 모든 언론들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간선거 이슈에 온통 자신의 스캔들이 부상하고, 선거에서도 패하는 것이다. 공화당이 패하고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를 자치한다면, 곧바로 현실적인 탄핵에 몰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자신에게 다가오는 특검의 칼날을 피하고 미 의회 중간선거도 돌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수 있는 시간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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