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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댁’ 아들 김정은의 원산 사랑, 해양리조트 건설로

친모 고용희 북송선 타고 원산 내려…2025년까지 78억 달러 투자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북한전문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7(Tue) 11: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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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여름 북방 ‘현지지도’ 행보가 강원도 원산에서 마무리됐다. 올 6월말부터 시작된 북한 북부지역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 등에 대한 경제시찰이 평북 신의주와 양강도 삼지연, 함북 청진 등을 잇는 일정으로 짜여 원산에서 한 달 만에 끝난 것이다.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그 직후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잇달아 경제개발과 개혁·개방 현장을 살펴본 김정은이 북한 경제의 실상을 돌아보는 학습 장소로 북·중 접경지역과 거점지구를 돌아본 것이란 분석이다.

 

대북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세 자녀 등과 함께 원산 특각(전용 별장)에 머물며 여름 휴양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산 체류 시에도 인근에 있는 송도원종합식료공장과 가방공장, 양묘장 등을 돌아봤다는 게 북한 매체들의 보도다. 노동신문이 7월27일 김정은 위원장이 종전 65주년을 맞아 6·25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마오쩌둥(毛澤東)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 묘(평북 회창군에 위치)를 참배했다는 소식을 전한 걸 보면 김정은의 원산 휴양은 그 직전까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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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부인·세 자녀와 함께 원산에서 휴가 보내 

 

정보 당국이 포착한 김정은의 동선에는 북한 매체에서 공개 않은 몇 곳도 포함돼 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신의주 비단섬 방문 때는 인근의 북·중 합작 개발구인 황금평 지역에 대한 시찰이 이뤄졌다고 한다. 또 원산 지역에서도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갈마해안관광지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이 올 신년사에서도 “군과 민이 힘을 합쳐 최단 기간 내 완공하라”고 강조했던 곳이다. 앞서 북한은 2016년 7월 갈마지구를 세계적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면서 호텔과 해양체육 및 문화오락시설 등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강원도 원산 지역에 대한 김정은의 각별한 애정은 북한 핵심층은 물론 우리 대북정보 당국 관계자 사이에선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원산 관련 사업이나 지시는 무조건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북한 노동당과 내각·군부 인사들 사이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 당국에선 재일교포 출신인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가 북송선을 타고 내린 곳이 원산이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희가 한때 북한 권력 내부에서 ‘원산댁’으로 불렸다는 첩보도 있다. 김정은이 원산비행장을 국제비행장으로 리모델링하고 인근에 마식령스키장을 건설한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친형 김정철을 원산 특각에 불러 정기적인 통치모임을 갖는 움직임도 우리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주말이나 휴가 기간 이곳에 모인 뒤 노동당과 군부, 대외정책 등과 관련한 주요 사안을 보고받고 결정한다는 얘기다. 주로 김정은의 동해안 지역 군부대·공장 방문이나 휴양 일정에 맞춰 논의가 이뤄진다는 후문이다. 

 

김정은의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은 가시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대북경협을 추진해 온 인사들의 전언이다. 갈마공항 옆 해안의 소나무 숲 일대에는 대규모 리조트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정황이 드러난다. 북한의 군인 건설자와 돌격대 등이 총동원되다시피 해 건설공사에 탄력이 붙고 있는 모습이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평양시 건설사업과 지방도시 건축 현장 등에 동원됐던 인력과 장비·물자도 갈마지구에 우선 투입되고 있다는 게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의 전언이다. 

 

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은 북한의 동해안 관광벨트 구상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북한 국가설계지도국의 ‘원산-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총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오는 2025년까지 78억 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원산-금강산 지역을 국제관광지구로 조성한다는 계발 청사진을 짜놓고 있다. 2단계로 나눠 원산-금강산 관광지구를 역사와 경제·문화 교류를 위한 사계절 국제관광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北, 원산 일대 3박4일 관광 프로그램도 구상

 

우선 1단계로 원산을 집중 개발하고, 도심부와 마식령스키장 및 울림폭포, 원산 비행장에 호텔과 카지노·골프장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군사공항이던 원산 갈마공항은 하루 4000명이 이용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변신한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원산 개발을 2017년 시작하는 등의 계획안을 갖고 있었지만 핵·미사일 도발과 대북제재 등으로 수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단계 개발은 2025년까지 금강산 관광과 연계해 이뤄지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다.

 

북한은 당일 관광부터 3박4일 일정까지 4가지 유형의 관광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최근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재가동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우리 정부에 압박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원산-금강산 개발과 관련, 북한은 호텔과 리조트 등 휴양·숙박 시설에 55억 달러, 공항·도로 등 인프라에 23억 달러 등 모두 78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외투자유치 등을 추진했지만 선뜻 나서겠다는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북한 비핵화도 지루한 협상 과정을 예고하고 있고, 일정한 성과가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미국과 국제사회의 분위기다.

 

김정은은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을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재촉하고 있다. 대북제재 국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원산-금강산 개발구상을 위한 포석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장마당 경제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신흥 자본가인 ‘돈주(錢主)’들이 고급 휴양 등에 눈을 뜨고 있는 분위기도 고려한 것이다. 평양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열풍이 일고, 지방도시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끄는 움직임이다.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 경쟁률이 치솟는 건 물론 추첨이나 채권입찰 형태의 서구식 분양까지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프리미엄(웃돈)’과 같은 개념이 생겨나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까지 챙기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주택을 사실상 개인이 소유하는 건 물론이고 사고파는 일도 가능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원산 특각에 머물며 향후 남북 및 북·미 관계는 물론 북한 체제의 생존을 위한 전략을 가다듬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북한 경제개발과 투자유치를 겨냥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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