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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나를 버렸다”②] 軍 사고 피해자 울리는 국가보훈제도(下)

피해자들이 말하는 국가보훈제도 실태

조유빈 기자·김정록 인턴기자 ㅣ you@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8(Wed) 11: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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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국가가 나를 버렸다”①] 軍 사고 피해자 울리는 국가보훈제도(上)편에서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우리나라는 군에서 다친 사람들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 대상자다. 현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 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 훈련 중 상해를 입은 경우’에 국가유공자로 규정한다. 그러나 보훈처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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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자 분류 기준 모호 

 

15사단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에서 근무한 변재현씨는 2007년 10월 북한 귀순자를 유도하라는 군 사령부의 지시로 작전을 실시하는 도중 무릎이 꺾이면서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변씨는 2008년 제대했다. 보훈제도를 몰랐던 변씨는 전역 후 약 10년이 지난 올해가 돼서야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훈심사위원회는 변씨의 직무수행이 ‘전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가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 대상자로 결정했다. 변씨는 “GP는 우리나라 최전방 전초기지다. 보훈처는 GP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다친 군인조차 국가유공자로 판단하지 않았다. 전쟁 중에 다치거나 사망해야만 국가유공자가 되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판단 기준에는 자세한 법령이 있어 직무 범위에 따라 세분화해서 판단한다”며 “변씨의 경우에도 ‘근무일지나 병원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118명의 의료 전문가, 법률 전문가, 보훈 경력자들이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보훈처의 심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군 사고 피해자들도 많았다. 군 복무 중 과도한 석면 노출로 인해 폐암에 걸려 투병하다 지난 3월 사망한 고(故) 유호철 대위의 사례도 그중 하나다. 2008년 장교로 임관한 유 대위는 석면이 들어간 천장을 뜯고 통신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6년 동안 했다. 2014년 유 대위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유 대위는 남겨질 아내와 아이를 위해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신청하고, 보훈처에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군은 상이연금 지급을 거부했고, 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등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석면이 폐암의 발병과 확실한 연관성은 있으나 함량, 기간, 노출강도에 따른 영향을 밝힐 수 없다’는 의학전문가 자문이 근거였다. 유 대위는 폐암 4기의 몸으로 직접 자료 조사에 나섰다. 석면 천장을 직접 뜯어보고 전문 연구원에 의뢰해 증거를 수집했다. 

 


 

국가유공자 중 취업 인원 24%에 불과

 

국가를 상대로 진행한 소송 끝에 2심 재판부는 “국방부가 상이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유 대위의 손을 들어줬다. 유 대위의 질병과 직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유 대위는 이 판결을 바탕으로 보훈처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 대위가 지난 3월 판결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면서 소송은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보훈처는 질병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유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보훈처는 부대에 대한 현지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훈처의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많다. 보훈처의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315건, 2016년 1389건, 2017년에는 1173건의 행정심판이 접수됐다. 행정소송도 2015년 841건, 2016년 654건, 2017년 519건이 접수됐다. 

 

우리나라는 국가유공자에 대해 취업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등급에 따라 공무원 등 채용시험에서 5~10% 가산점을 부여한다. 하지만 사고로 부상을 입은 이씨의 경우 손이 심하게 다쳐 물건을 집기도 힘들 뿐 아니라 시력이 현저히 떨어져 사무직 업무를 하기 어렵다. 이씨는 “취업지원이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손도 못 움직이는데 컴퓨터를 다루는 사무직 취업 지원이 어떤 의미가 있겠나”라며 “피해자의 상황을 모른 채 무조건 가산점을 부여하는 취업 혜택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취업 지원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2017년 안종민 공상군경모임 서울 대표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국가보훈처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가유공자 취업가능인원(20~49세) 5만1488명 가운데 취업한 인원은 1만2637명으로 나타났다. 비율로 따지면 24%에 불과하다. 

 

장대섭 전 국가보훈처 보훈심사위원장은 “단순한 공무원 가산점이 아니라 피해를 입은 장병과 보훈처가 협의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영역을 설정해,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가 나를 버렸다” 특집 연관기사

[“국가가 나를 버렸다”①] 軍 사고 피해자 울리는 국가보훈제도(上)

[“국가가 나를 버렸다”③] K-9 폭발사고 1년째 책임 공방 계속

[“국가가 나를 버렸다”④] “한국 보훈제도, 고민 없이 일본 모방”

[“국가가 나를 버렸다”⑤] “국가가 책임져 줘야 국방 의무 다할 수 있다” 

 

 

 

「軍 사고 피해자 두 번 죽이는 국가보훈처」 기사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2018. 8.8.자(제 1503호) 특집 면에서 ‘軍 사고 피해자 두 번 죽이는 국가보훈처’ 제하의 기사에서, 국가보훈처가 軍 사고 피해자들에게 그 제도 및 혜택에 관한 적절한 안내를 하지 않고 있으며 보훈제도 적용을 위해 피해당사자들이 직접 상당한 비용을 들여 법무사 등을 통해 그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보훈처는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에게 전역 직후 직접 등록신청을 안내하고 치료지원과 보훈제도를 설명하였으며 전국 보훈관서를 통해 군병원 등 보훈제도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국가보훈처는 모든 군 전역자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할 때 전국 27개 보훈관서의 등록담당 공무원이 등록신청서 작성에 도움을 주며 ‘등록신청서’와 ‘부상경위서’만 제출하면 그 외 진료기록, 헌병대 사건조사보고서 등의 자료는 육군 등 소속기관으로부터 제출받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경비가 소요되지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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