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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GS건설 5000억 관급공사 불법수주 수사

GS건설 임직원, 조달청·경기도·농촌진흥청·행안부 공무원 등 25명 수사 대상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8(Wed) 17:00:00 | 1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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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5000억원에 이르는 GS건설 관급공사 불법 수주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GS건설은 2009년 경기도시공사에서 발주한 광교 신도시아파트 신축공사(2390억원 상당)와 2011년 조달청에서 발주한 농촌진흥청 이전 청사 신축공사(2430억원 상당)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조달청 전·현직 직원과 평가위원들, 경기도 공무원과 건설국 평가위원들을 상대로 전방위적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은 당시 GS건설 임직원 6명, 조달청 공무원 3명, 경기도 광교 신도시아파트 건축공사 평가위원 7명, 농촌진흥청 이전 청사 공사 평가위원 8명, 행정안전부 공무원 등 모두 25명에 이른다.

 

시사저널은 지난해 11월 이유직 전 성화종합전기 대표의 증언을 통해 “GS건설, 조달청·경기도에 수십억원 로비…5000억원대 관급공사 불법 수주(2017년 11월20일 기사 참조)”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 전 대표는 광교 신도시아파트 공사와 농촌진흥청 이전 청사 공사 당시 GS건설과 공무원 간의 커넥션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한 브로커다. 이 전 대표는 GS건설로부터 돈을 받아 공무원들에게 직접 전달했으며, 골프 접대와 향응 제공이 이뤄지는 자리에도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관급 건설공사를 따도록 해 주고 GS건설로부터 4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추징금 4억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초 만기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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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위원들에게 각각 1억원씩 전달”

 

이 전 대표는 지난 5월28일 GS건설 임직원과 조달청·경기도 공무원 등 25명을 담합 뇌물공여, 뇌물수수, 직권남용, 배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수사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보고 이를 대검찰청에 이첩했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승철)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증언은 매우 구체적이다. 이 전 대표는 GS건설 측과의 만남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부터 상세히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전 대표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2008년 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환율이 치솟고 국제 경기가 좋지 않게 됐다. 당시 GS건설은 민수공사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미분양 아파트가 누적돼 유동성 자금의 악화를 겪게 됐다. 이를 만회하게 위해 GS건설은 관급공사 수주에 치중하기로 운영방침을 변경했다. 내 절친의 처남인 GS건설 남○○ 부장으로부터 조달청 관급공사 공무원을 소개시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 대가로 GS건설은 정부 공사를 수주하게 되면 나에게 전기공사 일체를 주기로 약속했다. GS건설의 약속을 믿고 로비활동으로 조달청 유○○ 차장, 전 조달청 여○○ 차장, 김○○ 부이사관을 소개시켜 주면서 이 사건을 시작하게 됐다.”

 

첫 번째 로비 대상은 2009년 광교신도시 공사와 관련된 경기도청 소속 지방건설기술 평가위원과 평가위원 선정권을 가지고 있는 기획관 등이었다. 

 

“GS건설 신○○ 상무와 남○○ 부장에게 행정안전부 황○○ 과장을 소개했으며, 황○○ 과장은 평가위원 선정권을 가지고 있는 기획관을 통해 일부 평가위원 중 포섭 대상자를 선정해 전방위적 로비활동을 펼쳤다. 2009년 5월부터 그동안 포섭된 평가위원 중 1명 단위로 월 4~5회 엘리시안강촌 컨트리클럽(GS건설이 운영하는 종합레저단지 골프장)에서 골프 회동, 식사·향응 제공 및 GS화학(LG생활건강을 착각한 듯)의 고급화장품 등 선물세트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낙찰점수 조작을 부탁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각 1억원씩 주겠다고 약속했다.”

 

농촌진흥청 공사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로비가 이뤄졌다. 

 

“농촌진흥청 신청사 이전 공사 수주 과정에서 신○○ 상무에게 당시 조달청 실세였던 유○○ 차장, 여○○ 차장, 김○○ 부이사관을 소개해 줬으며, 내부평가 위원으로 선정될 수 있는 과장급들을 상대로 전방위적 로비활동을 벌였다.”

 

이들에게도 골프 접대, 향응 제공을 비롯해 억 단위의 현금이 전달됐다.

 

“2010년부터 GS건설과 함께 유○○ 차장 등 조달청 공무원 4명, 평가위원 25명을 진두지휘하면서 농촌진흥청 신청사 이전 공사를 수주하게 됐다. 과장급들을 포섭하고 유○○ 차장에게 금품, 골프 회동, 식사·향응 접대 및 GS화학의 고급화장품 선물세트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이 낙찰을 받을 경우 그에 대한 대가로 각 1억원씩을 지불하기로 약속했다. GS건설 손○○ 부사장은 힐튼호텔에서 유○○ 차장에게 식사·향응을 제공하면서 긴밀한 연락을 위해 대포폰을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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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차장에게 5만원권 6다발 전달”

 

이 전 대표는 당시 조달청 실세였던 유 차장이 로비 대상의 핵심이었다고 밝혔다. 

 

“유○○ 차장은 조달청 심사위원 25명의 직속상관으로 심사위원들의 결재라인에 올라 있었다. 심사위원들이 결재를 받으러 올 때 GS건설에 대해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유 차장의 무소불위 배경을 등에 업은 GS건설은 조달청과 관련된 주요 관급공사를 수주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이 전 대표는 유 차장에게 자신이 직접 돈을 전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이 낙찰받을 경우 1억원의 대가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우선 3000만원을 전달했다. 2010년 1월경 저녁 11시30분쯤에 GS건설 남○○ 부장의 소유 승용차 체어맨의 운전석 옆에 앉아 유○○ 차장의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개포동을 방문해 5만원권 6다발을 쇼핑백에 넣어 유○○ 차장에게 줬다.”

 

이 전 대표는 로비를 통한 공사 수주 대가로 전기공사를 하청받기로 약속받았다. 그러나 원만하게 해결되지 못했고, 대신 4억5000만원의 돈을 지급받았다. 

 

“하청 계약이 틀어져서 2012년 7월경 GS건설 회장 앞으로 탄원서를 보냈다. 편지를 보낸 이후 GS건설 측에서 협력사를 통해 고문료 방식으로 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줬다. GS건설이 하청업체 하도급 공사금액 62억원을 67억원으로 과다 계상해, 차액 5억원을 2012년 12월11일 1억5000만원, 2013년 4월11일 5000만원, 2014년 5월30일 1억원 등 5회에 걸쳐서 4억5000만원을 나에게 지급했다.” 

 

로비를 통해 GS건설은 공사를 수주하고, 이 전 대표도 대가를 받으면서 이 사건은 조용히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던 관계자 A씨가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고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나오게 됐다. 

 

권익위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고 의결서를 통해 “조달청 전·현직 공무원들과 경기도 사업담당 공무원들, 평가위원들이 사업수주를 해 주는 대가로 GS건설 소속 상무 등 사업수주 전담인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거나 골프 접대와 향응을 수수했을 개연성이 크다”면서 “경기도와 농촌진흥청, 조달청 공무원 등 관련 기관 및 다수의 피신고자(GS건설 관계자)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권익위는 이 사건을 뇌물 사건으로 규정했다. 형법 129조(수뢰, 사전수뢰)·133조(뇌물공여 등)·134조(몰수, 추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2조(뇌물죄의 가중처벌)·3조(알선수재)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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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건설비리 척결 위해 양심선언”

 

유 차장은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죄가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이 전 대표를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2015년 3월경 내가 경찰의 조사를 받을 당시, GS건설의 남○○ 부장이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와 유○○ 차장과 회사 근처 한방찻집에서 커튼을 가려놓고 만났다. 이때 유○○ 차장이 3000만원에 대해서 발설하지 말라고 회유했다.”

 

이 전 대표는 2015년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 모든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이 전 대표의 판결문을 보면 “피고인(이 전 대표)은 공무원들과의 친분관계를 이용해 조달청에서 발주하는 공사 수주와 관련해 조달청 담당 공무원들을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GS건설의 남○○, 장○○로부터 그 대가를 수수했다. 피고인은 GS건설 직원들과 조달청 담당 공무원들의 소개를 주선하고 같이 골프를 치는 등 실제 알선행위에까지 나아가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법원은 GS건설이 이 전 대표를 통해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펼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인물인 이 전 대표가 입을 닫으면서 GS건설은 물론 해당 공무원 누구도 처벌할 수 없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경찰 및 검찰 조사 과정에서 GS건설과 공무원들의 입찰 비리를 실토하라고 여러 차례 종용받았다. 검찰은 출소하기 직전까지 나를 설득했다. 그러나 끝까지 함구했다. GS건설 측과 관련 공무원들 모두 동향 출신의 후배들이었기 때문에 차마 말할 수 없었다”면서 “지금에 와서 양심선언을 한다고 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여든 살을 바라보는 나이에 늦게나마 인간적으로 참회하고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 또한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요청 가운데는 건설업계의 비리척결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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