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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지칭하는 ‘저들’의 범위, 점차 확장돼

처음엔 자유한국당 세력 지칭하며 대립각…이젠 범여권으로까지 확대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8(Wed)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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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이 제기되는 자신에 대한 의혹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또 다시 '저들'을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 지사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쯤부터 이 인칭대명사를 써왔다. 처음엔 이 지사가 말하는 '저들'이란 명백히 자유한국당 세력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점점 의미가 모호해지고 있다. 

 

최근 이 지사 측은 '저들'을 반(反) 이재명 기득권 연대 혹은 연합, 거대 기득권 등으로 통칭했다.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개념이다. 이 지사 소속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티 이재명' 기류가 표면화하자, '저들'의 범주가 민주당 등 범여권 일부로까지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지사가 지칭하는 '저들'은 대체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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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의혹…이재명 "배후세력의 음해공격"  

 

이재명 지사는 8월7일 자신의 행적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다큐를 빙자해서 판타지 소설을 만들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기자회견에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이같이 말하면서 송사 당사자인 김사랑(본명 김은진)씨를 자신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입원시킨 것을 이재명이 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화되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동시에 배후 세력의 존재를 주장해왔다.  

 

그는 7월21일 자신의 조직폭력배 유착 의혹을 다룬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관해 "거대 기득권 '그들'의 이재명 죽이기가 종북·패륜·불륜몰이에 이어 조폭몰이로 치닫는다"고 비난했다. 이후 친형 강제 입원 의혹에 이어 성남시장 시절 시정 운영과 연관 있는 송사 당사자의 강제 입원 의혹이 다시 불거져 나오자 다시 "저들의 더러운 음해 공격을 이겨내겠다"고 밝혔다.

 

애초 이재명 지사가 지목한 '저들'은 자유한국당이었다. 이 지사는 5월3일 페이스북에 남북 정상회담을 비난하는 한국당을 겨냥해 "90% 가까운 국민들이 환영하는 남북 정상회담에 재를 뿌리고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에게까지 붉은색을 덧칠하려는 저들의 의도는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6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이 지사는 재차 한국당을 저격했다. 그는 5월30일 "저들이 흑색선전과 네거티브에 목을 매는 이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분열시켜 득을 보는 세력이 누군지 보면 명확해진다"면서 "촛불혁명으로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은 바꿨지만 여전히 적폐세력은 건재하다. 그들은 개헌안을 무력화시키고 방탄국회를 열어 범죄를 비호하며 남북 평화시대 개막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립무원 속 모호해지고 확장되는 '저들'의 의미

 

7월26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본선 주자 3명이 확정된 뒤 이재명 지사가 가리키는 '저들'의 개념은 다소 달라지는 모양새다. 각종 의혹의 진원지인 이 지사 문제를 놓고 김진표 후보는 이 지사의 탈당 필요성까지 언급하며 당내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 지사에 대해 부정적인 친문(親文) 당심을 확실히 잡겠다는 의도로 읽혔다. 같은 시기 '드루킹' 댓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선 당 차원의 지원사격이 봇물을 이뤘다. 이 지사 측은 당혹스럽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 지사가 당 안팎에서 동시에 공격 받는 처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문재인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고 있음을 강조했던 이재명 지사 측은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열성 지지자들을 향한 호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지사는 8월5일 페이스북에 한 지지자의 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이재명 지사 관련 저서 《어느 날 이재명을 만났다》를 집필한 최인호씨가 쓴 것이다. 최씨는 "이 지사에 대한 공격이 하루도 멈추지 않고 진행된다"며 '안팎'에서 이재명을 공격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을 공격하려면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공격하는 게 공성(攻城)의 상식인데, 그들은 성의 가장 단단한 부분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성벽 중에서 하필이면 철벽을 외부에서, 그리고 거기에 포섭된 내부에서 공격한다"고 했다. 

 

최씨는 또 "현 정부를 공격하는 좌우 세력들이 이재명에 시선이 팔려 있는 사이 문재인 정부는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 방어의 일등공신이 이재명"이라며 "이재명을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참으로 분통이 터질 일이나, 원래 궂은 일 하는 사람 따로 있고 빛나는 일 하는 사람 따로 있는 게 세상 이치다. 그 역할이 바뀌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마지막으로 이 지사가 '억울하게 두드려맞는' 데 따른 화풀이를 경기도 내 적폐 해소에 할 것을 제안했다.

      

이재명 지사는 최씨의 생각에 동의하면서 "향소부곡 출신 이재명이 길가의 돌멩이처럼 차이고 잡초처럼 밟히면서도 굴복이나 포기 없이 여기까지 온 힘의 원천도 오기, 심하게 말하면 반골기질 아닐까 생각한다"며 "저들의 더러운 음해공격을 이겨내고 불의, 불공정, 불투명한 것들을 청산하며 공정하고 모두 함께 누리는 새로운 희망의 땅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다소나마 후련해졌을지 몰라도 지켜보는 시민들은 여전히 그가 말하는 '저들'이 대체 누구란 말인지 알쏭달쏭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김병민 경희대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YTN에 출연해 "(이 지사가 말하는) '더러운 음해공격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우리가 물어볼 수 있다"며 "(보수권 외에) 더불어민주당 당원들 가운데서도 이 지사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이 전당대회를 맞아) 표심 결집을 노리고 이 지사의 거취에 대해 얘기(의혹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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