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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어준의 ‘엇갈린 음모론’에 “시민들 바보 아냐”

범위 확장된 이재명의 ‘저들’, 보수세력 지칭한 김어준의 ‘저쪽’…파괴력은 미미

오종탁 기자 ㅣ am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8.09(Thu) 11: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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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의 더러운 음해 공격을 이겨내겠습니다."(8월5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저쪽의 욕구와 기획이 딱 붙어지면 이런(이재명 지사 관련 의혹 제기) 작업이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는 겁니다."(8월4일 방송인 김어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놓고 이 지사와 방송인 김어준씨가 동시에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한 의도로 논란을 조장하는 배후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또 다시 공론장이 시끄러웠지만, 해당 음모론의 파괴력은 미미하다. 그동안 시민들도 일련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지사와 김씨의 애매모호한 배후설을 상식선에서 동의하긴 쉽지 않다. 더구나 두 사람이 지목하는 배후 세력도 다소 엇갈리면서 음모론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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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논란 배후설' 주장 범위 확장해가다 최근 잠잠  

 

8월8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최근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을 잠시 제쳐두고 업무에 전념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쌍용자동차 정상화', '관급 공사 예산 절감', '포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지' 등 굵직한 도정 이슈를 주도했다. 그간 의혹에 대한 반박 창구로 활용하던 SNS도 도정 홍보 콘텐츠로 채우는 중이다. 앞서 이 지사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화되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동시에 배후 세력의 존재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모두 거짓말이고 공작'이란 식의 해명은 눈덩이처럼 커진 논란을 잠재우긴 역부족이었다. 

 

이재명 지사가 '저들'이라 지칭한 논란 배후 세력도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가 지난 5월 처음 언급한 '저들'은 당시 자유한국당을 말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다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해 '반(反) 이재명 기득권 연대(연합)' 혹은 '거대 기득권'으로 병칭되더니, 이제는 그 범주가 민주당 등 범여권 일부로까지 넓어진 징후도 드러난다. 이 지사 소속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안티 이재명' 기류가 표면화했기 때문이다.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을 '저들'로 부르며, 점차 대상 범위를 확장해가는 듯한 모습은 지지층 안팎에서 우려감을 자아냈다. 이 지사는 8월5일 '무차별 의혹 제기를 당한 데 따른 화풀이를 경기도 내 적폐에 하겠다'는 취지로 SNS에 글을 올린 뒤 배후설 주장을 자제하는 중이다.
                
다른 한편에서 이재명 지사 논란에 대해 음모론을 제시한 김어준씨는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김씨는 8월4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지사를 '절대 악'으로 만들어 진보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작업'은 6·13 지방선거에서 대규모로 진행됐으며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작업의 최종 목표는 이 지사가 아니다"라며 "최종 목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 그리고 정권 재창출의 무산"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세력을 정면으로 겨냥한 김씨의 음모론은 일반 대중은 물론 최근 이 지사 측 생각과도 온도 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다양한 논란과 음모론에) 이 지사 본인조차 오만 가지 생각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어준, '미투' 때 이어 이번에도 음모론…"설득력 떨어져" 비판도

 

김어준씨는 과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대해서도 음모론을 제기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지난 2월24일 김씨는 진보 인사로 알려진 고은 시인·이윤택 연출가 등의 성추문이 불거지자 "공작의 사고 방식으로 보면, (공작을 하는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비판 받았다. 

 

이어 3월9일에도 "안희정에 이어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면서 "내가 공작을 경고했는데 그 이유는 미투를 공작으로 이용하고 싶은 자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며 음모론을 거두지 않았다. 여성 단체들은 미투 운동의 의미가 정쟁과 의심으로 퇴색해선 안 된다며 반발했다. 

 

당시 김어준씨가 절친 관계인 정 전 의원을 비호하고 진실 규명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쇄도했다. 이후 정 전 의원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며 김씨의 미투 음모론은 내쫓기듯 사라졌다. 비슷한 지적은 이재명 지사에 관한 음모론을 겨냥해 재등장했다. 김씨는 이 지사와 배우 김부선씨 간 스캔들 의혹을 '잘 아는' 인물로 지목돼 7월24일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김부선씨는 2016년 SNS에 '김어준·주진우 두 분은 왜 침묵하시는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아직 진실 규명이 되지 않은 채 활화산처럼 분출하고 있다. 형수에 대한 욕설 논란,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켰다는 의혹, 아내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계정주 의심 등 가족 관련 문제에서 부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 성남 조직폭력배 연루설, 성남시장 시절 시정 운영과 연관 있는 송사 당사자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이슈까지, 어느 하나 돌파하기 쉬운 게 없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재명 지사 존재는 계륵과 같다. 버리지도 못하고 갖고 있지도 못한다. '관둬라', '탈당해라', '지키자' 등의 말이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어찌됐건 이 상황의 원인은 바로 이재명"이라며 "본인이 변호사 업무, 가족 문제, 사생활 등과 관련해 제대로 처신했다면 '저들'이고 '그들'이고가 왜 있겠느냐"고 일갈했다. 다른 네티즌은 "시민들이 음모나 음모론에 휘둘릴 만큼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명백한 '상황'을 뒤로 한 채 비집고 들어오려는 배후설에 신물난다"면서 "이 지사 의혹 규명부터 확실히 하되, 혹시라도 이간질하거나 정쟁을 조장하려는 행위에 대해서는 감시의 눈길을 거두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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