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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왜 차량화재 원인에 ‘EGR 결함’만 주장할까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화재 가능성 불거져…국토부 조사 난항 전망

김성진 시사저널e. 기자 ㅣ star@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10(Fri) 11:29:54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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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판매 2위로 순항하던 BMW코리아가 ‘화재’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7월 들어 주행 중인 차량에 화재가 집중 발생하며 ‘불자동차’ 논란의 중심에 섰다. BMW는 화재 발생 가능성이 내재된 차량 약 10만 대를 리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BMW는 지난 8월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원인을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지목했다. 요한 에벤비클러 BMW 품질관리부문 수석 부사장은 “화재 결함의 근본 원인은 냉각수 누수다. 이로 인해 침전물이 발생하고, 내부 온도가 높아져 가열현상이 발생한다”고 말해 EGR 외의 다른 화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BMW는 유독 한국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모른다’로 일관했다. 아울러 디젤 차량 외 가솔린 차량 화재 발생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올해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은 벌써 30대를 넘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BMW 520d에 집중됐다.

 

BMW 차량 화재 논란은 즉각 판매량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7월 BMW 520d는 523대 팔리며 전월 963대와 비교해 판매량이 거의 반 토막 났다. 현재 판매되는 520d는 7세대 모델로 리콜 대상 차량은 아니지만, 잇따른 차량 화재 사고로 인한 소비자 불안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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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화재 가능성 다각도로 조사해야”

 

BMW는 이번 화재 원인을 EGR 결함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 화재 원인이 다양한 만큼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8월5일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BMW 520d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아울러 비록 화재가 520d 디젤모델에 집중되긴 했지만, 가솔린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며 화재 원인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해외 리콜과 국내 화재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 미국은 화재 가능성을 이유로 BMW 차량 140만 대를 리콜했다.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 생산된 3시리즈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생산된 3, 5, X3, X5, Z4, 128i 등이 대상이었다. 첫 번째 리콜은 냉난방 시스템 배선이 문제였으며, 두 번째는 히터 밸브에서 화재 가능성이 발견됐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 가능성을 국내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BMW는 한국에서의 화재는 전적으로 EGR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BMW 관계자는 “긴급 안전진단을 받은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엔지니어 실수로 발생했다. 점검을 꼼꼼히 하지 못했다”며 “해외 리콜 사례는 화재 발생 원인이 달라 우리나라와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BMW 화재 논란 초기부터 EGR 외 다른 화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서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GR에서만 화재가 발생한다는 것은 단순 BMW의 주장일 뿐이다. 소프트웨어는 관계없다는 입장이지만, 해외 리콜 사례 등을 감안해 더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BMW는 잇단 엔진 화재 탓에 한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약 32만 대 차량을 리콜했다. 이번에 유럽에서 리콜 조치된 차량들 역시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EGR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부랴부랴 BMW 화재 원인을 밝히겠다며 조사에 나섰지만 원인 규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차량 화재의 경우 다른 결함과는 달리 소실 탓에 조사가 어려운 점도 있는 데다, 제작사에서 민감한 정보 제공을 꺼려 진척이 더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많은 전문가를 투입해 BMW 화재 원인 분석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의론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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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조사에 소극적인 BMW

 

국토부와 BMW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8월8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BMW의 자료 제출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실험과 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며, 조사 과정에서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견된다면 즉시 강제 리콜을 명령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BMW가 수년 전부터 화재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늑장 리콜했다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장관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며, 늑장 리콜이나 고의로 결함 사실을 은폐·축소하는 제작사는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할 정도의 엄중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의 이런 강경한 입장에도 이번 조사가 확실한 원인규명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차량 화재는 급발진과 함께 제작사들이 인정을 극도로 꺼리는 결함 중 하나다. 화재 결함을 인정하게 될 경우, 화재로 인한 차량 및 인명 피해를 제작사가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작사들은 영업기밀을 이유로 결함 조사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다. 결함 조사를 위해서는 장시간 다각도의 조사가 필요한데, 제작사에서 제작한 부품을 제공하지 않거나 반쪽짜리 정보만 공유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제작결함 조사를 진행하는 국토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은 수사기관이 아닌, 조사기관이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과거 국내 완성차업체 결함 조사에 참여했던 한 교수는 실제 결함 조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결함은 살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조사하고 실험하느냐에 따라 결함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상자 뚜껑을 열었더니 결함이 떡하니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최대한 결함 발생 확률이 높은 환경을 다각도로 연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제작사의 자료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업체들은 영업기밀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꺼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차량 결함을 은폐 및 축소하면 최대 1000만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해당 차종 매출액의 1%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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