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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묘백묘가 답이다

박영철 편집국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3(Mon) 17:00:00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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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최소 10년은 어렵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됐을 때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돌았다. 앞으로 우파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7월 들어 경제난을 언급하는 기사가 봇물같이 터져나온 것이 계기가 됐다. 민심이 반영된 현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는 적폐청산에, 올 상반기는 남북 화해에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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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느라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는 뒤로 제쳐놨다. 이 경제문제를 다시 들여다볼 때가 된 것이다. 국민들 사이에 “아니? 정권을 바꿔줬더니 1년도 더 지났는데 경제가 왜 이렇게 더 나빠졌어?” 하는 경악성 각성이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언론의 태도도 달라진다. 촛불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을 어설프게 비판했다간 적폐로 몰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탓에 정부 비판을 자제하던 언론들로선 입춘날 얼음에 금이 가는 현상을 목격한 것이다. 정부 비판기사가 늘어나고 있고 앞으론 해일(海溢)같이 쏟아질 것이다.

 

언론의 논조 변화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민심이다.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먹고살기 힘들고 소득격차는 날로 커지고 법 위에 군림하는 인간들이 많은 세상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등 역대 보수 정권의 적폐 탓이라는 주장이 오랫동안 우세했다.

 

그 말이 설득력을 얻어 재작년 많은 국민들이 추운 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고 그 결과 권력을 바꿨다. 국민들은 우리가 뜻을 모으면 권력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것은 촛불정부에도 양날의 칼이다. 따지고 보면 이명박 정부도, 박근혜 정부도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세력은 안 좋은 버릇이 있다. 뭘 시도하다 결과가 안 좋으면 박근혜, 이명박 등의 적폐 탓이라고 둘러댄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제는 집권 후 1년3개월이나 지났기 때문에 전 정권들 탓을 해서는 안 되고 통하지도 않는다. 결국 이 정부가 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이웃 나라 중국에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현대 중국을 재건한 덩샤오핑(鄧小平)은 집권 후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역설했다. “고양이가 쥐만 잘 잡으면 되지 털색이 검든 희든 상관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지금 2018년의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 절실히 필요한 생각이다. 뼛속 깊이 공산주의자인 덩샤오핑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런 생각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이념 표방보다 경제 살리기에 전력투구하기 바란다. 문 대통령은 맨 먼저 참모진을 점검하고 제대로 직장생활 한번 해보지 않고 입으로만 살아온 멤버가 있다면 빨리 갈아치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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