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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만원 중 2000원 할인해 줘도 하루 사용량 10건도 안 돼”

서울시청 주변에서 카카오페이 써보니

김윤주 인턴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5(Wed) 16:52:00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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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중반에 대학을 갓 졸업한 기자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처음 QR코드로 결제해 봤다. 핸드폰에 설치돼 있는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중에 QR코드 결제 서비스가 있는 앱을 찾았다. 카카오페이 가맹점이 그나마 많은 편이었다. 이제 막 QR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북 가맹점은 동대문에 있는 쇼핑몰 ‘두타몰’밖에 없었다. 일단 카카오페이 계좌에 잔액을 채우고 서울시청 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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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량 적고 매장마다 결제되는 페이앱 달라

 

껌 하나를 들고 계산대로 가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되는지 물었다. 점주로 보이는 직원은 “안 써봐서 모르겠다”고 했다. 그때 옆에 있던 아르바이트생이 “제가 할 줄 알아요”라며 계산해 줬다. 아르바이트생은 “계산하기 편해서 카카오페이로 결제하시는 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이 말한 ‘많다’는 하루 10건이었다. 그나마도 카카오페이와 페이코 등을 합한 것이고 카카오페이 결제 건수만으로는 하루 3건 정도였다.

 

처음 방문한 편의점은 도로변에 있고 매출이 큰 지점이라 그나마 많은 편이었다. 카카오페이 가맹점인 이 편의점 브랜드에서는 카카오페이로 1만원 이상 구매 시 2000원을 할인해 주는 행사를 7, 8월 두 달 동안 진행했다. 하지만 옆 건물 지하 편의점 점주는 카카오페이 결제 건수가 “하루 10건도 안 될 것”이라며 “같은 카카오페이도 QR코드보다는 플라스틱 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해당 편의점 홍보팀 유철현 대리 역시 “페이로 결제하는 비중은 삼성페이를 포함해 전체 매출액의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삼성페이는 QR코드가 아닌 자기장 방식을 사용해 서울페이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나와 카카오페이 가맹점인 화장품 가게로 향했다. QR코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하루에 몇 명이나 있냐고 묻자 직원은 “하루로 따지기엔 너무 적다”면서 “한 달에 1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그 옆의 다른 가게는 더했다. 직원은 “카카오페이는 한 달에 3건 정도일 것”이라며 “여기는 알리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해 중국인들 중에는 좀 더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요새는 중국인들도 현금이나 카드를 쓴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 주변의 카카오페이 가맹점은 편의점 4곳, 화장품 가게 2곳에 불과했다. 카카오페이 가맹점 중에는 카페나 식당도 있지만 시청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는 가맹점이 아니었다. 

 

혹시 다른 편의점에서도 결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 가맹점이 아닌 편의점에 들어가 봤다.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되냐고 묻자 아르바이트생은 “찍어봐야 안다”며 QR코드를 찍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페이코도 안 되냐고 묻자 “쓰는 사람이 없어서 찍어봐야 안다”며 “알리페이는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QR코드 결제가 가장 보편화된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길거리나 구멍가게에서도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화장품 가게에서 QR코드를 보여주자 중국인 직원 허은희씨(27)가 “이거 중국에서는 많이 쓴다”고 말했다. 허씨는 “작은 가게에서도 위챗이나 알리페이를 쓴다”며 “한국에서는 중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도 QR코드로 결제하는 곳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씨 역시 한국에 들어온 이후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QR코드 결제는 바코드 리더기가 있는 카운터에서만 가능하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최근 패스트푸드점에 많이 도입되고 있는 키오스크에서는 QR코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카카오페이 가맹점인 패스트푸드점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한 후 QR결제를 시도했지만 리더기가 QR코드를 인식하지 못했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할 수 있는 수단은 신용카드와 삼성페이, 모바일 상품권뿐이었다. 직원은 “카카오페이는 카운터에서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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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에겐 ‘도움’ 되지만 소비자에겐 ‘글쎄’

 

서울시가 서울페이를 확산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한 편의점 점주는 “시청 주변은 도심이고 매출이 큰 편이라 카드 수수료가 빠지면 아르바이트생 한 달 인건비 정도는 나올 것”이라며 “카드가 전체 결제의 9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점주 역시 “어쨌든 지출 항목이 줄어들면 사정이 나아지지 않겠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다른 듯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최용진씨는 “주변 친구들 중에 카카오페이나 비슷한 앱을 쓰는 친구들이 많다”면서도 자신은 앱을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최씨는 “앱을 쓰는 데 관심이 없고 체크카드나 현금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또 매장을 돌아다니며 물어본 결과 QR코드로 결제하는 고객은 모두 20~30대에 국한됐다. 한 화장품 가게 직원은 “오피스 상권이라 QR결제가 적을 수 있다”면서도 본인은 “페이 종류가 너무 많아 소비자로서 QR코드를 써볼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쓰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반론도 제기됐다. 편의점 점주 장갑숙씨(65)는 서울페이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수수료 부담이 사라지면 좋지만 일단 사용자들이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점주들은 손님이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어 (QR코드를 쓰라고) 강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멤버십이나 할인 혜택을 훨씬 많이 준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카드 결제가 편한 상황에선 소비자들이 QR코드를 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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