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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에 빠진 두 얼굴의 몰카범들

성도착증 환자거나 돈벌이 수단으로 촬영 범죄 수법·장비 갈수록 진화

정락인 객원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3(Mon) 11:00:41 | 1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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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몰카 천국’ ‘몰카 공화국’으로 불린다. 그만큼 몰카(몰래카메라)가 판치고 있다. 몰카는 장소를 불문하기 때문에 누구든지 몰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현행법상 몰카는 엄연한 범죄다. 그런데도 몰카범들은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몰카를 촬영한다. 도대체 그들은 누구일까. 

 

몰카 범죄는 단순 호기심으로 보면 안 된다. 대부분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에서 비롯된다. 관음증은 타인의 신체 부위나 성행위 등을 몰래 관찰하면서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질환이다. 심하면 반복적으로 강한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되며 자위행위를 동반하기도 한다. 

 

정상적인 이성관계를 갖지 못하거나 성적 억압, 또는 선천적 성적 충동 조절 장애가 있을 경우 몰카를 찍게 된다. 일반적으로 관음증 같은 성도착증은 18세 이전에 형성돼 20대 중반에 서서히 나타난다. 일단 발병하면 만성적인 질병이 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관음증 환자들은 사회 곳곳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 때로는 음습한 곳에서 은밀하게 성적 만족을 즐기는가 하면 지하철, 대로변, 대형마트, 학교, 직장 등에서 불특정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도 한다.

 

카메라를 가방이나 신발 속에 숨기고 다니면서 여성의 치마 속 등 은밀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촬영하고 수집하는 취향을 가졌다면 관음증을 의심해야 한다. 휴대전화 등을 이용한 상습적인 촬영도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의 직업이다. 사회지도층부터 회사원, 대학생 등 사회적 지위나 연령과 관계없이 광범위하다. 법을 수호해야 할 경찰관이나 판사도 예외는 아니다. 관음증 환자들은 겉으로는 전혀 표시가 나지 않는다. 

 


 

현직 판사가 몰카 찍다가 걸리기도

 

지난해 8월28일 오후 7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계단에서 A씨가 20대 여성의 치마 속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었다. A씨는 몰카를 단속 중이던 지하철경찰대 수사관들에 의해 불심검문을 당했다.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한 다수의 사진이 확인됐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알고 보니 A씨는 서울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 간부였다. 

 

지난 3월2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의 한 식당 여자화장실에서 휴대전화로 몰카를 찍던 30대 B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B씨는 여자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몰래 들어가 옆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를 밀어 넣어 여성을 몰래 찍었다. 

 

당시 화장실 안에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20대 중반의 여성이 있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고, B씨는 황급히 도망쳤다. 피해 여성이 비명을 지르자 동료 여성이 경찰에 신고해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의 직업은 국회사무처 6급 공무원이었다.

 

국회사무처 직원의 몰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5월30일 오아무개 사무관(31)은 여의도에 있는 건물의 1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을 보는 여성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했다. 당시 오씨는 옆 칸에서 천장과 칸막이 사이의 틈을 이용해 촬영하다 적발됐다. 국회사무처는 오씨에게 2개월의 정직 조치를 내렸다. 재판에 넘겨진 오씨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국회사무처는 그를 직위 해제했다. 경찰대를 나온 오씨는 사법·입법·행정 고시를 합격한 ‘고시 3관왕’ 출신이었다. 

 

현직 판사도 몰카를 찍었다가 적발됐다. 지난해 7월17일 오후 10시쯤 서울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내 지하철 안에서 벌어졌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소속인 C판사는 휴대전화를 보는 척하며 맞은편에 있던 여성의 신체를 3차례에 걸쳐 몰래 촬영했다.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몰카를 찍고 있던 C판사를 제압한 뒤 경찰에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휴대전화에서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C판사는 범행이 드러나자 “휴대전화의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저절로 작동해 찍힌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사진이 찍혔다” 등의 말로 혐의를 부인했다. C판사는 자유한국당 중진의원의 아들로 드러났다. 

 

지난 6월16일에는 의사가 상가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휴대전화 몰카를 찍으려다 적발됐다. 의사 D씨(29)는 이날 오전 1시쯤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한 상가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여성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한 여성이 용변을 보려고 화장실 칸막이로 들어오자 휴대전화로 촬영하려고 했고, 이를 눈치채고 D씨의 휴대전화를 재빨리 빼앗은 뒤 밖으로 뛰쳐나와 위기를 모면했다. 이 여성의 신고로 D씨는 여자화장실 안에 숨어 있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최근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는 몰카를 감시해야 할 보안직원이 휴대전화로 여성 고객들의 신체를 촬영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몰카는 개인의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촬영되는 것만은 아니다.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대량으로 유통돼 제2, 제3의 피해를 막을 수가 없다. 상업 목적인 경우 불법으로 촬영된 몰카는 대부분 헤비업로더 등의 손에 들어간다.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 음란물 파일을 전송해 업로드하면서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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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몰카에 노출

 

음란 동영상이나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몰카는 적게는 수만원에서 많게는 수십만원에 거래된다. 동영상 내용과 화질 등에 따라 금액이 매겨진다. 지금까지 음란물 유통의 본거지는 ‘웹하드’나 ‘P2P(파일 공유) 사이트’였다. 웹하드는 공유 사이트의 서버에 한 개의 파일을 올려놓으면 여러 사람이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반면 P2P는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한다.

 

웹하드나 P2P는 보통 회원제로 운영된다. 운영자는 업로더들이 올린 파일을 상대방이 다운로드할 때 필요한 사이버머니를 제공하고 이윤을 얻는다. 업로더들은 자신이 올린 파일의 다운로드 횟수가 많을수록 많은 돈을 챙긴다.

 

헤비업로더들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사용한다. 한 달에 1만 기가바이트 정도의 파일을 올린다. 여기에는 컴퓨터 3~4대가 동원된다. 헤비업로더 중 일부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대학생들을 아르바이터로 활용하고 있다. 

 

VIP 헤비업로더는 한 달 수익이 수천만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헤비업로더의 성패는 ‘희귀 음란물’이나 일반인의 ‘나체 동영상’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많이 게시하느냐에 달렸다. 그러다 보니 외국 음란물을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제작된 음란물을 구입하거나, 돈을 주고 촬영을 의뢰하기도 한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야간 시간대에 음란물을 올리고, 주간에는 내리는 게릴라식 활동을 한다.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다양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운영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한 아동 음란물 유통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을 통해 외국 성인 사이트 등을 링크해 ‘음란물’을 공유하는 일 또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P2P 등에는 여자화장실, 백화점 엘리베이터, 심지어 여대생 기숙사나 도서관 등에서 무차별 촬영된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사실상 전 국민이 몰카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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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몰카범들이 판치는 원인 중 하나는 솜방망이 처벌에 있다. 현행법상 몰카 범죄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에 해당,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면 처벌을 받는다. 

 

몰카 촬영·유포범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몰카범들에게 아주 관대하다. 2017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자료를 보면 불법 촬영 범죄 검거율은 94.6%였다. 이 중 가벼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 등으로 풀려난 비율이 90%가 넘었다. 벌금형이 선고된 몰카 사범 중에도 77%가 300만원 이하에 불과했다. 

 

지하철 안에서 여성의 신체를 촬영한 C판사의 경우도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한 달에 5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헤비업로더가 경찰에 적발돼도 즉결처분으로 5만원형을 받는 데 그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상업적인 몰카범이나 불법 음란물을 유포하는 헤비업로더들이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몰카 범죄는 해마다 급증하고 그 수법도 진화하는 데 비해 처벌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현실이다. 장비는 갈수록 첨단화되고 소형화돼 적발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SNS 등에 있는 얼굴 사진을 따로 다운로드 받아 음란한 사진에 합성한 뒤 유포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몰카범 득실거리는 위험한 피서지  

 

노출이 심한 여름철에는 몰카범들이 기승을 부린다. 피서지인 수영장, 해수욕장 등에는 몰카범들이 득실거린다. 특히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된 스마트폰과 소리 없이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서 누구든 몰카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은 몰카 피해 예방을 위해 몇 가지를 당부하고 있다. 

 

피서지의 경우 망원렌즈가 부착된 고성능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주의해야 한다. 일행이나 주변 풍경을 촬영하는 것처럼 하면서 불특정 여성들의 신체를 촬영할 수도 있다. 

 

화장실이나 탈의실, 숙소에서는 불법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숙소의 경우 천장, 벽면, 전자기기 옆 등에 이상한 물체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주변에서 계속 서성이거나 셀카를 찍는 흉내를 낸다면 몰카를 의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시계나 펜 등 소형 물품을 계속 만지작거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만약 몰카 피해를 당했다고 확신하면 곧바로 112에 신고하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대부분 몰카범들은 발뺌을 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 국민제보’ 앱을 다운받으면 몰카 범죄를 편리하게 신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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