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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트럼프와 만남 앞둔 김정은의 협상 카드는

北 김정은, 남측에 다시 한 번 중재자 역할 요청할 듯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2(Sun) 20: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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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조만간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당초 예상보다 앞선 오는 8월 말 9월 초에 개최될 거란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8월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릴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 방식 등이 정해질 예정이다. 종전선언·경제제재 완화 등 달콤한 제안을 마주할 북한이 이에 맞춰 얼마나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 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이번 협상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을 제안한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으로 판문점 선언에 적시했던 일정도 최대한 서두르는 모양새다.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연이어 개최한 후 남·​북·​미 사이 협상은 줄곧 교착 상태였다. 이에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중재 역할을 다시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을 때도 우리 측에 2차 남북 정상회담(5월26일)을 깜짝 제안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북한에선 미국 측에 유해 송환 등 성의를 표했음에도 종전선언·​경제제재 완화 등의 진전을 얻지 못해 북한이 다급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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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종전선언, 결국 신뢰의 문제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우선 북·​미 간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는 비핵화 추가 조치와 종전선언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종전선언은 북한이 생각하는 현 시점에서 청와대가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이면서 최선인 결과물이다. 애초에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해 남북 간 경제협력 논의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북·​미 관계가 다시 냉랭해지면서 당장 경협을 전면적으로 논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미국 정부와 의회 역시 북한의 비핵화 전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종전선언도 현 북·​미 관계를 감안하면 협상이 쉽지 않다. 또다시 뫼비우스의 띠 같은 선후관계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 미국은 종전선언을 위해선 북한이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좀 더 성의 있게 보여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이 보인 비핵화 조치가 아직 상당히 부족하단 것이다. 미국은 종전선언에 협조하기 위한 조건으로 북한의 ‘핵시설 명단’ 제출을 내걸고 있다. 

 

반면 북한은 종전선언이 곧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의 선결조건이라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북한은 이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부터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등 협상의 진전을 위한 충분한 제스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이제는 미국이 종전선언으로 답할 차례라는 것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와 종전선언 및 체제보장에 대한 신뢰가 큰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만 이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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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에 그친 1·2차 남북 정상회담, 3차는 다를까

 

북·​미 간의 팽팽한 신경전 속 문재인 정부는 다시 양측 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특히 지난 정상회담이 다소 선언적 성격을 띠었다는 지적을 타개하기 위해, 보다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만 하는 부담스런 상황이다. 

 

그러나 3차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질 북·​미 간 협상에 대해 낙관하는 시각도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자신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위해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둘러싼 협상의 판을 쉽게 깰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전선언은 지난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그 때문에 중간 선거를 마친 후 그가 어떻게 마음을 바꿀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전까진 북한과의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종전선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제 보장을 위한 필수적 요소인 만큼 북한 역시 쉽게 판을 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회담을 서두르는 데는 김 위원장이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간 전향적 조치를 내놓겠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시 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그간의 태도를 고수하려 했다면 굳이 만남을 재촉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지 않았을 거란 얘기다. 

 

그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핵시설 신고와 명단 제출을 일부 수용하는 카드를 제시할 거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그리는 종전선언의 초안을 작성하고, 이를 우리 정부를 통해 미국에 제시함으로써 다시 북미 간 협상의 물꼬를 틀 거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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