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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아웃사이더 트럼프, ‘오너’ 꿰차다

美 중간선거 앞두고 ‘트럼프당’으로 변모하는 공화당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7(Fri) 11:00:00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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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주 보궐선거의 가장 큰 메시지는 ‘공화당이 대통령 트럼프의 당(President Trump’s party)’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조언자이자 미 공화당 내 거물인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8월11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는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8월7일 치러진 오하이오주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다. 보궐선거 결과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트로이 발더슨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준(endorsement)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트럼프의 공화당 장악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깅그리치 전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나 경기 호조 등의 이유로 시간이 지나고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지속될수록 그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한 목소리(decisive voice)’가 미국 정치에서 반(反)트럼프 진영(The never-Trumpers)을 움츠러들게 하는 ‘정치적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단언했다. 한마디로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을 완전하게 장악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반대의 분석도 적지 않다. 공화당의 텃밭임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의 표차는 1754표(0.9%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지역은 한국으로 치면 경북 구미와 같은 도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밀집한 전형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산업지대)로 36년째 공화당이 장악해 왔다. 공화당 후보들은 평균 60% 이상의 득표율로 이겨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선 곳이다. 비판론자들은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오히려 공화당의 쇠퇴와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 하락을 실증한다고 주장한다. 텃밭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으니 오히려 공화당이 쇠퇴하는 증거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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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공화당 장악, 약인가 독인가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저학력층 백인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데다 최근 관세 정책 등에 불만을 품은 지지층의 이탈이 계속되고 있어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단한 승리를 거뒀다”고 반격했다. 그는 “발더슨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오하이오 방문을 결정했을 때 사전투표에서 64대 36으로 열세를 보였지만, 내가 지원 연설을 한 뒤 큰 반전이 일어났다”면서 발더슨 후보가 11월 중간선거에서도 크게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화당에서 자신의 잠재적인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가 이번 선거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해 인기 하락을 부추겼다고 맹비난했다. 오히려 그나마 자신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상황을 역전시키는 박빙의 승부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 보궐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이를 위한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이어지면서,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공화당 내 예비선거에서 현실적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면서 후보로 확정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쉽게 말해 선거 때가 되니 알아서 대통령 앞에 줄을 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트럼프 소유의 호텔에서 기부 모임을 갖는 것은 물론이고, 예비후보들이 알아서 먼저 트럼프 대통령 찬양에 나서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높지 않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은 역대 2위를 기록 중인 것도 이러한 실태를 잘 말해 준다. 공화당의 ‘아웃사이더’에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예비후보 한 명 한 명을 포섭함으로써 당내 최고 지분을 가진 명실상부한 ‘오너’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강화되면서 공화당의 정체성에 관한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개인숭배로 불릴 만큼 공화당 정치인들이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자유무역을 신봉해 오던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따라가고만 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국기 문란에 버금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에도 공화당 후보들은 논쟁이나 비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통령의 등 뒤에서 소나기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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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 중간선거는 ‘생사의 기로’

 

일각에선 오히려 ‘분열의 정치’를 이용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에 관해선 동물적인 감각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한다. ‘막말’과 ‘분란’을 통해 공화당 지지자들을 단결시키고 그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힘에선 트럼프를 이겨낼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선거 승리가 목표인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 서약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오는 11월6일, 미 의회 중간선거는 임기 2년의 하원 전체 435석을 새로 선출하고 임기 6년인 상원 100석 중 3분의 1을 새로 뽑는다. 현재 상·하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모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지지율 조사에선 민주당이 다소 앞서고 있으나, 막상 선거 결과에 관해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판세다. 더구나 주 의회 등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선거구 획정을 뜻하는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섣불리 누가 다수당을 자치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표 결과를 좌우할 핵심은 지지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지가 변수다. 아무리 여론조사에서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하고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더라도 이들이 실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생사의 기로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화당이 계속 다수당을 차지해 그가 승리한다면 그동안의 각종 스캔들 악몽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명실상부한 공화당의 최고 실세 오너로 등장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반대로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실패한다면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떨어진 후보 인준에 관한 비난까지도 한 몸에 받아야 할지 모른다. 탄핵이라는 가시덩굴에 스스로 몸을 던져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대선처럼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반란’이 이어질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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