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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평화에 외세는 OUT”

2018 글로벌 피스 리더십 컨퍼런스서 “아프리카도 한국처럼 스스로 평화 만들 것” 약속

캄팔라=조문희 기자 ㅣ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8.18(Sat) 10:56:36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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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중천인데 실내는 어두웠다. 캄캄한 공항 안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출입국 심사대를 지키고 있었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엔테베 국제공항 얘기다. 공항 밖에서도 보안 검색은 늘 철저했다. 어딜 가나 총을 든 경찰들이 서 있었다. 경유 시간까지 포함해 20시간을 비행한 뒤 7월30일(현지 시각) 도착한 우간다의 첫 모습이다. 

 

도시 곳곳에서 삼엄하게 보안 검색을 한 이유는 테러 때문이었다. 현지 가이드를 맡은 이강산씨는 “케냐 폭탄 테러 사건 이후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케냐는 우간다 바로 옆 나라다. 케냐에선 2013년부터 크고 작은 테러가 자주 발생했다. 2014년 9월엔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수도 나이로비의 쇼핑몰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6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때문에 우간다에서도 호텔·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에선 무장한 경비들이 출입문을 지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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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진주 우간다가 쏘아올린 평화

 

평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염원하고 있다. 8월1일과 2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2018 글로벌 피스 리더십 컨퍼런스(Global Peace Leadership Conference·GPLC)가 열린 이유다. 아프리카에서만 케냐와 나이지리아에 이어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이번엔 비영리단체인 글로벌피스재단과 우간다 정부, 동아프리카정부간개발기구(IGAD), 우간다민간경제협의체가 공동주최했다. 이 행사에 우간다 정부가 들인 돈만 150만 달러(16억원)다. 우간다의 국내총생산(GDP)이 276억 달러인 걸 감안하면 상당한 액수다.

 

행사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을 비롯해 부룬디 부통령, 남수단 부통령, 전 잔지바르 대통령 등 23개국에서 1500명의 정상 및 지도자들이 참여했다. 우리나라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자유한국당 신상진·유재중·정진석 의원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 많은 사람이 한마음으로 논의한 건 ‘도덕적이고 혁신적 리더십: 지속가능한 평화와 개발(2018 GPLC 주제)’이었다. 회의는 6개 세션으로 나뉘어 △평화와 안보 △경제개발 △교육 △리더십 △청년 △여성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했다. 

 

그 결과가 ‘2018 캄팔라 평화선언’이다. 동아프리카 6개국 지도자들은 8월2일 ‘종교·문화·정당·인종·지위·성에 상관없이 우리는 동아프리카가 직면한 문제에 공동 대응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항구적 평화와 경제 안정을 저해하는 모든 것을 스스로 없애 나갈 것’이라고 적힌 이 선언에 공동 서명했다. 여러 아프리카 국가 중에 왜 우간다였을까. 그리고 우간다는 왜 한국에 뿌리를 둔 글로벌피스재단을 선택한 걸까. 글로벌피스재단 문현진 의장의 기조연설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한국도 우간다를 비롯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난한 식민지 국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신흥개발국들에 교훈을 주고 있다. ‘코리안 드림’은 멀리 있지 않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과 같이,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바탕으로 스스로 변화를 이뤄냈다.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의 르네상스는 아프리카의 지혜와 전통이 직접 주도해야 한다.”

 

아프리카가 1900년대 식민지 쟁탈전의 각축장이었단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우간다는 아프리카 대륙의 동서남북을 잇는 요충지에 위치한 탓에 외세의 때가 많이 탔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이런 역사에 반발했다. 그는 2018 GPLC에서 당초 15분으로 예정된 연설 시간을 훌쩍 넘겨 “탐욕은 많은 사람을 희생시킨다”며 “유럽 사람들이 화약을 사용해 아프리카를 정복하고 약탈한 건 잘못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중국에도 쓴소리를 남겼다.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난개발하는 동안 원자재 가격만 치솟게 하고 사업은 책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반면 한국엔 우호적이었다. 연설 도중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고 서툴게 한국어를 하기도 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지지한다”며 “2018 GPLC가 한국 통일에 기여하길 바라고 전 세계에 평화가 깃들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행사가 끝난 후 기념 촬영에서 우리나라 의원들과 함께 “코리아, 아프리카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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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반군들, 3·1운동 공부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행사가 끝난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문현진 의장과 기자들을 비롯한 7명의 이방인을 자신의 별장으로 초대했다. 가로세로 16km 크기의 무세베니 목장엔 안콜레 소(우간다 전통 소) 2만여 마리가 있었다. 대통령 대신 가이드를 맡은 우간다 안전부 장관인 엘리 툼와인(Elly Tumwine) 장군은 대통령과 함께 반군 생활을 한 인물이다. 그는 무세베니 대통령과 함께 젊은 시절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몰아내기 위해 쿠데타를 계획하던 당시 일화를 들려줬다.

 

“숲에서 숨어 지내면서도 역사 공부는 빼놓지 않았다. 인류의 흥망성쇠는 역사를 공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었고, 그때 접하게 된 게 한국이었다. 3·1운동으로 이어져 온 한국 독립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본받을 게 많다고 느꼈다. 숲속 모닥불 앞에 모여 한국을 상상했고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먼 이국땅에서도 광복의 선율이 울려 퍼진 것이다. 행사 내내 아프리카 사람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천과 시스템 오류 탓에 행사 시작이 2시간 넘게 지연되는데도, 그들은 불안한 내색 하나 없었다. 초조한 건 한국 기자들뿐이었다. 부족갈등과 내전, 빈곤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에 평화가 깃드는 그 순간은 언제 올까. 우간다에 모인 지도자들의 의지가 그대로라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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