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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에도 웃지 못하는 KT와 카카오

KT 공정거래법 위반, 카카오 기업집단 분류…인터넷전문은행 지분 확대 난항 예상

박현영 시사저널e. 기자 ㅣ hyun@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22(Wed) 08:00:00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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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각각 주도하는 KT와 카카오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KT는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으로, 카카오는 특례법상 기업 분류로 지분 확대에 난항을 겪게 된 탓이다.

 

은산분리란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최대 4%까지만 소유할 수 있고, 의결권이 없어도 최대 10%까지만 가질 수 있는 규제다.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사금고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은산분리 기준은 그간 인터넷전문은행의 발목을 잡았다. 투자기업이 인터넷은행에 자본을 대는 것을 제한하면서다. 기존 영업기반이 없던 인터넷은행들이 핀테크 관련 사업, 대출 사업 등을 벌이려면 자본금을 쌓아두어야 하는데, 산업자본으로 분류되는 대주주들은 은산분리에 막혀 마음껏 출자를 할 수 없다. 

 

최근 케이뱅크가 증자난에 시달리며 일부 상품의 대출 영업을 일시 중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뱅크 주요 주주인 KT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자본금 출자에 한계가 있다. 국내 양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총자본 비율은 3월말 기준 각각 13.48%, 10.96%로, 국내 은행 평균인 15.34%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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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 직접 주문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를 34%가량으로 올리는 등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 줘야 한다는 움직임이 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넷은행이 핀테크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자본금 확대를 통해 핀테크 산업을 더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8월7일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해 혁신 IT(정보기술)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여야는 다음 날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월10일 새로운 법안을 내놓으면서 구체적 내용에 관한 합의가 더 필요해졌지만, 국회 안팎에선 은산분리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현재 발의된 특례법안에 따르면, 규제 완화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기업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혁신 IT기업, 즉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이다. 이에 KT와 카카오는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주도하는 ICT기업으로서, 은산분리 완화의 수혜자로 꼽혔다. 그러나 관련 논의가 가속화될수록 KT의 지분 확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KT가 지난 2016년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KT는 지하철 광고 IT시스템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16년 3월 7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현행 은행법 시행령은 주주가 의결권 있는 주식을 초과 보유하기 위해선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상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을 받은 지 3년이 채 안 된 KT는 초과 지분 보유 자격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벌금형이 있음에도 주식을 추가 보유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단, 사안이 경미할 경우에만 해당된다. 승인 없이는 남은 3년간 케이뱅크의 지분을 추가로 보유하지 못한다.

 

KT는 금융 당국의 긍정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우선 은산분리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KT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 당국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금융 당국이 (벌금형 사실을)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해 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KT의 벌금형을 경미하다고 판단해 승인 판단을 내릴 경우, 또다시 특혜 의혹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은 그간 케이뱅크의 인허가 과정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무리 없이 영업을 이어가려면 특혜라고 지적받을 수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금융위가 KT의 사안을 경미하다고 보고 지분 확대를 허용하려면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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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받으면 지분 확대 불가능

 

카카오도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례법안 내용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다. ICT기업이지만 총수가 있는 기업은 지분 확대를 제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총 4건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이 발의돼 있다. 그중 가장 먼저 발의된 정재호 의원 대표발의안부터 가장 최근 발의된 박영선 의원 대표발의안까지 모두 ‘동일인이 자연인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주식 확대 보유를 제한해 뒀다. 이른바 재벌들이 인터넷은행을 사금고화하지 못하도록 해, 은산분리의 대원칙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동일인은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사람(자연인)을 뜻한다. 즉 기업집단에 총수가 있을 경우를 지칭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기업집단 중 계열사 자산을 다 합쳐서 자산총액 10조원이 넘는 집단을 말한다. 특례법안에 따르면, 기업 총수가 있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인터넷은행 주식을 확대 보유할 수 없다.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의장이 총수로 분류되고, 자산 규모도 10조원에 육박해 최대주주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카카오 총 자산은 8조5000억원 정도다. 정재호 의원 법안이 처음 발의될 당시만 해도 카카오 자산은 5조원 안팎에 불과했지만 약 2년 동안 카카오는 빠른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의 성장 속도대로라면 향후 1~2년 사이에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의 문제는 법안 내용 논의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측은 자격 요건에 대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월8일 춘추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요건도 당정 협의라든지 국회에서의 협의 과정 등을 통해 인터넷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이 충분히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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