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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회원권 사기 피해는 지금도 진행 중

“작정하면 1000억원 정도는 한 달이면 가능”

안성찬 골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2(Wed) 14:16:15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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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지인에게 종종 문의가 온다. 하나는 ‘이런 골프회원권이 있는데 사도 되느냐’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회원권 사기를 당했는데 어떻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전자는 겉보기에 가성비가 무척 좋아 보이지만 골프장에서 판매하는 선불이용권보다도 못한 유사 골프회원권이고, 후자는 골프장에서 발행한 정회원권일 가능성이 크다. 사실 피해를 당했을 때 둘 다 아무런 대책이 없다. ‘먹튀’를 계산한 뒤 작정하고 일을 벌인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일어난 회원권 사기 사건은 후자에 해당한다. 여주의 한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하려고 평소 거래하던 회원권업체에 매매대금을 보냈으나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인 골퍼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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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국내 골프회원권 시장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지고,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줄 모르는’ 소비자의 불찰이 가장 큰 문제다. 한 회원권 거래소 대표가 “중소 회원권 거래소라도 사기를 치려고 못된 마음을 먹으면 소비자를 등쳐서 한 달에 1000억원 정도는 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 것만 봐도 국내 골프회원권 시장이 얼마나 허술한지 잘 알 수 있다.  

 

골프회원권 관련 사기 유형은 크게 2가지다. 요즘에는 거의 사라졌지만 골프장 관계자가 법정회원권 숫자보다 많이 발행해 사기를 친 경우와 최근 유행하는 유사회원권이다.

 

회원권 피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골프 붐이 일던 1980년대부터 일어났다.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는 경기 가평에 위치한 청평CC가 원조 격이다. 주인이 몇 번 바뀌고 난 뒤 현재 세란병원에서 운영하는 크리스탈밸리CC다. 청평CC 사업주인 백아무개씨는 공사 중에 들어온 200억원대 회원권 분양대금을 갖고 여비서와 함께 외국으로 도주했다. 이때만 해도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회원들은 회원권을 가진 것이 죄(?)인 양 드러내 놓고 고소도 못했다. 대부분 속앓이만 하다가 돈을 모두 날렸다. 

 

이후 2000년 들어 여주CC에서 크게 터졌다. 법정회원권보다 많이 발행한 ‘가짜’ 회원권으로 일당들이 100억원대를 챙긴 사건이다. 경기도로부터 590명의 승인을 받은 뒤 1178명에게 비인가 회원권을 분양해 부당이익을 손에 쥔 것이다. ‘황제회원권’으로 불린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의 가짜 회원권을 판매해 22억여원을 챙긴 사건도 일어나 이아무개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고, 당시 골프장 회원관리실 관계자도 구속기소된 바 있다. 2016년 패밀리 사기꾼 최아무개씨 일당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골프회원권 거래소를 차려놓고, 5개월 동안 피해자 28명에게 골프회원권을 미끼로 35억원을 가로챘다. 

 

이제는 이런 유형의 피해는 없어진 대신에 회원권 거래소가 사기를 친다. 가장 흔한 수법은 대금을 받은 뒤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구매자가 조금만 신경 쓰면 피해 갈 수 있다. 가장 많은 유형은 회원권 구입을 원하는 골퍼들이 자신과 그동안 거래했던 거래소의 직원에게 의뢰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신뢰를 쌓은 덕이다. 하지만 기존에 다니던 거래소를 퇴사한 뒤 다른 업체를 차리고도 업체를 밝히지 않아 소비자가 모른다. 피해자는 이 직원을 믿고 거래를 하지만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사고가 터진다. 이런 일은 종종 발생한다. 에스골프 대표 김아무개씨도 무기명 30억원짜리를 사준다고 한 뒤 ‘꿀꺽’ 했다. 대금이 계좌로 들어오자 회원권은 주지 않고, 이 돈으로 자신의 빚을 해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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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회원권 거래소’ 사기 등장

 

그런데 이렇게 개인을 상대로 개인 정회원권이나 무기명 회원권을 갖고 사기를 치는 것이 쉽지 않자 단시간에 자금을 끌어모으는 방법으로 ‘유사회원권’이 회원권 사기꾼의 ‘황금알’이 됐다. 골프장에서 발행하는 회원권은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등장한 것이 유사회원권이다. 

 

이 회원권은 말로만 회원권이고 법적 책임이 전혀 없는, 골프장과 전혀 관계가 없는 가짜 이용권에 불과하다. 회원권 거래소의 골프장도 아닌데 여러 곳을 묶어 회원 대우를 해 준다고 하는 것 자체가 벌써 ‘사기를 치겠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것이 생각보다 쉬운 이유는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골프장의 사정과 맞물려서다. 골프장으로서는 이런 유사회원권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회원권 거래소가 빈 시간에 고객을 채워주면서 그린피는 보전해 주기 때문이다. 

 

유사회원권의 공통된 특징은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소비자에게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알고도 속는다. 골퍼들을 유혹하기에 유사회원권처럼 강력한 것은 없다.  

 

희대의 사기는 유사회원권의 원조 토비스다. 회장 이아무개씨는 서울 역삼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수천억원대의 유사회원권 사기를 쳤다. 지난 2008년부터 가입비를 내면 7년 동안 연간 30회씩, 5년 동안 전국 골프장을 정회원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허황된 광고로 고객을 모집했다. ‘돌려막기’ 방식이었다. 이씨는 문을 닫고 잠적했다가 도주한 국가에서 쫓겨나 국내에서 체포돼 구속됐다. 

 

또 2001년부터 거래소를 운영한 박아무개씨는 골프장에서 판매하는 회원권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국의 여러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선불형 골프회원권’을 판매했다. 가격도 계약기간에 따라 1000만~3000만원을 받았다. 골프 마니아들은 ‘사지 않으면 손해’인 것처럼 앞다퉈 구매했다. 그런데 이도 ‘돌려막기’였다. 신규 가입자의 돈을 기존 회원의 골프장 그린피로 사용한 것이다. 결국 박씨는 “유명 골프장 회원권을 양도받았는데 싸게 줄 테니 계약금 등을 먼저 달라”고 속여 지인 5명에게 24억원을 받아 챙긴 뒤 종적을 감췄다. 

 

연예인과 톱 프로골퍼를 앞세운 삼성회원권거래소와 다인회원권거래소도 전형적인 사기 형태에 속한다. 모두 같은 유형이지만 소비자는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런 유사회원권의 행태는 조금만 신경을 쓰면 사기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떴다방’ 직원들에게 30~40%까지 리베이트를 준다. 여기에 골프장의 그린피를 보전해 줘야 한다. 절대로 남는 것이 없는 구조다. 

 

 

이준행 동부회원권 대표가 알려주는 사기 예방법

 

정회원권을 사고팔 때는 회원권 거래소가 (사)한국회원권경영협회의 회원사인지,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한다. 그리고 담당 직원이 이전 거래할 때와 같은 업체인지도 알아본다. 또한 회원권 거래 시 거래소 사업자사본, 재무제표, 신용등급 등을 반드시 받아본다. 가격이 시중 평균가보다 지나치게 싸게 나온 급매물은 한 번쯤 의심해 보고, 가급적 거래소를 방문해 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정식으로 발행된 회원권이 아니면서 회원권의 속성을 가진 유사회원권을 구매할 때는 정회원권 구입 때보다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격 대비 혜택이 과하게 많으면 무조건 의심한다. 정회원권은 체육시설 설치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적 보장이 되지만, 유사회원권은 업체 대표가 도주하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유사회원권은 행정관청의 승인이 필요 없어 업체가 자의적으로 무한정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막히면 ‘돌려막기’를 하는 구조다. 수백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하는 골프회원권이다. 골프회원권 구매 시 아무리 조심하라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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