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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야, 리콜은 타이밍이야!(下)

화재 가능성만으로 ‘빠릿빠릿’ 리콜해 놓고…정작 불타고 있을 땐 ‘느릿느릿’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2(Wed) 08:00:00 | 15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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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BMW야, 리콜은 타이밍이야!(上)편에서 이어지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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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운행정지 명령…“이미 늦었다”


문제는 이제야 정부가 초강경책을 꺼내 들었단 점이다. 국토부는 8월14일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 차량에 한해 운행정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이기 때문에 운전해선 안 된다는 명령은 사상 최초다. 일각에선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승용차 화재는 총 1259건 발생했다. 지난 4년 동안 1000대 넘는 차량이 원인 불명으로 불탔지만 운행정지 결정은 한 번도 없었던 셈이다.

국토부는 “추가 조사에 따라 EGR 외에 다른 부품이 문제로 밝혀질 경우 즉시 강제 리콜을 명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민간전문가와 함께 TF팀(전담반)을 꾸려 연내에 조사 결과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이마저도 반응은 회의적이다. 

‘BMW 피해자모임’ 법률대리인을 맡은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8월15일 “TF를 업계에 유리한 위원들로 구성해 BMW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트랙에서 실제 주행 시험을 진행하도록 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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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제조사 간 ‘권력 관계’ 있을지도”

이번 사태를 파고 들어가면 ‘권력 관계’가 깔려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삼성자동차 출신 산업분석가 심정택씨는 8월14일 “모든 차량은 국가인증을 받아야 판매가 허가된다는 점에서 정부는 BMW 사태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인증 과정에서 제조사와 정부 당국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심씨는 “1990년대엔 BMW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객 관리에 신경 썼다”며 “하지만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매스 브랜드(mass brand·소수 상류층이 아닌 대중을 겨냥한 브랜드)가 되면서 사후 대처가 미흡해졌다”고 꼬집었다.

해결책은 없을까. 정부는 강도 높은 처벌을 예고했다. BMW의 늑장 리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최대 7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리겠다는 입장이다. 그 근거는 자동차관리법 74조다. 여기에 따르면, 제조사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을 알았음에도 재빠르게 시정하지 않은 경우, 자동차 매출액의 1%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매출액 산정 방법과 BMW 측의 대응 시기 등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BMW 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면 과징금 액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결국 정부의 확실한 의혹 규명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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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법령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윤관석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8월13일 “BMW 포비아 확산을 줄이고 제조사가 고의적·악의적으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제조사가 끼친 손해액보다 훨씬 더 큰 배상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지금도 제조물책임법에 손해액의 가중치를 둔 규정은 존재한다. 다만 해당 규정은 생명이나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피해액의 3배를 과징금으로 물리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태처럼 재산상 손해만 발생한 경우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피해액의 3배를 과징금으로 인정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아예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를 도입해 피해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에서 시행 중인 디스커버리 제도는 민사재판에 앞서 소송 당사자끼리 사건 관련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조사가 영업비밀 운운하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던 관행을 깨뜨릴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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