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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론 안 되겠다…검찰 직접 나서는 ‘기업 담합’ 수사

공정위의 담합 고발건수 고작 11%…미국서 담합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2(Wed) 17: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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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기업의 담합행위를 검찰이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게 된다. 그러자 재계 쪽에서 기업활동의 위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모두 칼자루를 쥐게 되면서 양쪽으로 압박이 들어올 것이란 우려에서다. 하지만 담합의 폐해를 고려하면 그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래 담합행위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을 때만 검찰의 수사가 가능했다. 공정위의 권한인 ‘전속고발제’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8월21일 공정위와 법무부의 합의로 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등 중대한 담합 사건은 검찰이 곧바로 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 단 정보교환, 공동구매 등 가벼운 담합에 대해선 전속고발권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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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의 목적 자체가 '담합 규제'

 

담합은 공정거래법의 존재 근거 중 하나인 '부당 공동행위'다. 공정거래법 1조에 나와 있는 법의 목적 자체가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 거래행위를 규제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19조는 가격을 결정‧유지‧변경하거나 상품의 거래조건, 대가의 지급조건 등에 대해 기업끼리 입을 맞추는 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담합이 이뤄져 가격이 왜곡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입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 최악의 담합으로 알려진 사건은 2000년대에 있었다.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스오일 등 6개 LPG 공급사는 2003년부터 6년 동안 프로판과 부탄의 판매가격을 함께 결정해왔다. 이로 인해 가스 가격의 평균 격차가 kg당 0.01원에 불과했다. 

 

LPG의 성분 중 하나인 프로판은 주로 가정에서, 또 다른 성분인 부탄은 자동차 연료로 쓰인다. 소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품이다. 그리고 LPG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개인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으로 제한된다. LPG 가격 담합은 이들에게 피해를 준다. 공정위는 2009년 담합에 참여한 6개 업체에 총 과징금 6689억원을 부과했다. 역대 최대 액수다.

 


'짬밥'과 '라면'까지 담합으로 망치는 기업들

 

서민의 대표적 먹거리인 라면으로 장난친 기업들도 있었다. 농심과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4개 식품업체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공동으로 라면 가격을 올렸다. 이에 공정위는 총 135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근엔 국군 장병들의 급식을 대상으로 담합이 이뤄진 적도 있었다. 지난해 3월 공정위는 “식품업체 19곳이 소시지, 돈가스 등 22개 식품을 군납하며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고 결정, 과징금 총 335억원을 내렸다.  

 

그럼에도 재계 일각에선 “검찰이 기업 수사 때 담합을 옥죄기 수단으로 악용할 것”이라며 전속고발제 폐지를 경계했다. 반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오히려 담합 수사권을 검찰에게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담합기업의 형사고발을 눈감은 전력이 있어서다. 

 

 

36년 동안 공정위의 담합 고발건수는 겨우 11%

 

‘2017년 공정거래백서’에 따르면, 1981년 공정거래법 시행 이후 2016년까지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내린 담합 행위는 총 1173건이다. 이 가운데 고발이 이뤄진 경우는 133건(11.3%)이다.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경제검찰을 자처한 공정위가 기업을 봐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담합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담합은 주로 대기업에 의해 대규모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반면 현재 담합행위에 대한 제재는 공정위의 시정조치나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적 제재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담합 근절과 소비자 이익 증진을 위해 형사적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이익 증진 위해 형사 규제 필요"

 

미국은 담합을 바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담합에 따른 벌금의 최고 한도가 관련 매출액의 20%다. 우리나라는 공정위가 일단 행정처벌인 과징금을 매기게 된다. 그 한도는 미국의 절반인 매출액의 10%다.  

 

지난 2012년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야자키’와 ‘덴소’가 미국에서 가격 담합으로 철퇴를 맞은 적이 있다. 미국 법무부는 이들에게 총 5억 4800만 달러(약 6130억원)의 벌금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야자키의 임원 4명은 징역 2년형을 받았다. 최대 형량은 10년이다. 

 

일각에선 검찰의 담합행위 수사에 대해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8월22일 “전속고발제 폐지의 취지엔 동의하지만, 검찰 수사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건 사실”이라며 “경제적 약자들이 공동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만든 협동조합까지 담합 수사의 희생양이 되는 건 곤란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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