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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방극장 접수한 ‘충무로 신데렐라’ 김태리

《미스터션샤인》 김태리가 사랑받는 이유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5(Sat) 16:00:00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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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체구, 소녀의 얼굴을 한 그녀는 당차다. 데뷔 초 기자들 사이에서 그 ‘당참’이 화제가 됐고, 작업을 하는 감독들 역시 신인임에도 자신의 소신을 또렷이 밝히는 모습이 오히려 좋아 보였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 이병헌을 상대로 능청스레 연기하는 모습만 봐도 김태리만의 특별함이 발견된다.   

 

연기를 시작한 계기도 재미있다.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그녀는 대학 시절 전공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해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다. 연극을 하면서 생전 경험한 적 없는 큰 재미를 느끼게 되고, 졸업 후엔 본격적으로 극단에 입단해 배우의 꿈을 키운다. “연기가 왜 좋았느냐”는 질문에 심플하게 대답한다. “이토록 즐거웠던 일은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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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의 첫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김태리는 현재 tvN 주말극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 중이다.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자, 톱스타 이병헌의 상대역 그리고 김은숙 작가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신데렐라’가 바로 그녀다. 김태리는 극 중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애신, 애기씨 역을 맡았다. 《미스터 선샤인》은 20세기 초 한성(漢城)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으로, 역사적인 묘사와 함께 해군장교 유진 초이(이병헌 분)와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애신 애기씨의 연애사가 주축을 이룬다.  

 

“지금까지 영화 작업을 해 오면서 굉장히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인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죠. 이병헌 선배님요? 개인적으로 저는 부담스럽다기보다 오히려 이보다 더 축복받은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선배님들을 못 따라가면 어떡할지, 우려가 있지만 배우로서는 얼마나 행운이에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이병헌은 김태리에 대해 “연기하는 동안 깜짝깜짝 놀랐다”는 말로 ‘극찬’했다. 나이가 의식되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게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에 신인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줄곧 영화를 해 왔던 그녀가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을 선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신념이나 가치판단이란 거창한 얘기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아주 간단하게 ‘내가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다는 그녀다. 

 

“영화를 할 때는 시나리오와 감독님을 우선적으로 봐요. 그런데 드라마는 대본이 미리 나와 있지 않고 시놉시스만 보고 생각해야 하잖아요.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감독을 만났는데 믿음이 갔어요. 이야기가 재밌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전작으로 증명됐으니까 고민하지 않았어요. 대사가 맛깔나고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더라고요.” 

 

김태리가 맡은 역할은 기존 시대극에 나오는 여성과 사뭇 다르다. 특히나 기존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이 수동적인 것에 비해 고애신은 주체적인 캐릭터다. 김태리는 “애신이라는 캐릭터는 최고 명문가의 자제이자 투사로 활동하는 인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애신이라는 캐릭터는 사대부 집안의 자식이자, 한편으로는 의병으로 활동하는 아이러니한 인물이에요. 완전히 상반된 두 인물 사이에서 굉장히 복잡한 서사를 가졌죠. 그래서 저 스스로 캐릭터를 그리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럴 땐 감독님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고 스스로도 그러한 인물을 단면적으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을 해요.” 

 

때로는 선배 배우들과 비교당하기도 한다. 전지현이 영화 《암살》에서 강렬한 여자 의병 역할을 보여준 바 있다.  

 

“애신이는 불꽃같은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자신이 믿는 바, 신념하에 누군가 강요해서 선택하는 일들이 아닌 자기 스스로 생각해서 묵묵히 걸어 나가고자 했던 여자예요. 어떠한 풍파를 겪더라도 자기가 감내하겠다는 생각으로 직진하는 강인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요. 《암살》에서 전지현 선배 역할과 뭐가 다르냐고 물어본다면, 신분의 차이인 것 같아요. 애신이는 항상 거리에 나가면 누구나 알아보는 대감댁 애기씨고, 그런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나라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노력하는 인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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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하며 연기를 존경하게 됐다” 

 

김태리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신데렐라는 아니다.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고, 극단에서 막내로 잡일을 하며 몇 편의 연극과 독립영화 《문영》《락아웃》 등에 출연했다. 2014년 더바디샵 광고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영화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며 충무로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2015년 말,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숙희’ 역할로 캐스팅됐다. 이후 장준환 감독의 《1987》(2017),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 등에 출연하며 ‘대세 배우’가 됐다.   

 

그런 그녀였지만 최근 고민이 늘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이 길이 내 길이야’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요즘엔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알면 알수록 연기가 두려워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배우라면 누구나 겪는 성장통일지도 모르겠다. 

 

“연기가 힘들 때는 연극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해요. 동료들과 몇 달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리던…. 무대에 서면서 이 직업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고 존경하게 됐거든요. 그때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는데 영화는 촬영 중간중간 여유가 있어요. 그래서 딴생각이 자주 나는 것 같아요(웃음).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암전이 될 때 가장 편안함을 느끼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느낌이 그립기도 해요.” 

 

요즘 그녀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는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운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대사처럼, 모든 온기가 있는 생물은 의지가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기보다 오히려 고양이에게 받는 에너지가 크다. 게임 ‘플스’도 즐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 산에도 종종 오른다. 산에 못 가면 산이 보이는 탁 트인 곳에서 차 한잔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리틀 포레스트》를 함께 작업한 임순례 감독은 김태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중심이 잘 서 있고 누군가에게 휘둘릴 친구가 아니다.” 그 맥락에서 그녀가 했던 인터뷰의 한 대목도 기억에 남는다.   

 

“저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딱 맞는 옷이 아니에요. 이렇게 괴로울 줄 모르고 시작했죠. 좀 더 재밌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게 하면 제대로 못 하니까요. 일단은 닥치는 대로 열심히 해 보려고요. 다른 욕심이 있는 게 아니라 좋은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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