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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소비권력 떠오른 ‘나홀로족’ 잡기 쟁탈전 막 올랐다

‘1인 가구 입맛 사로잡기’ 전력투구하는 기업들…건설·식품·가전·금융업계 경쟁적으로 진출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8.30(Thu) 10:25:00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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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먹는 밥(혼밥), 혼자 먹는 술(혼술), 혼자 떠나는 여행(혼행), 혼자 노는 것(혼놀)….’ ‘혼자’는 더 이상 청승의 아이콘이나 측은함의 대상이 아니다.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의 확산, 이혼율 증가, 고령화 등으로 계속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는 이제 자연스러운 하나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05년 20%, 2010년 23.9%, 2015년 27.2%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물론 여전히 2인 가구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35년에 들어서면 1인 가구의 비중이 2인 가구를 역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싱글족이 기업들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이다. 인테리어나 요리, 엔터테인먼트, 취미생활, 반려동물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지갑을 여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미국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는 자신의 저서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혼자 살기의 매력(Going Solo: The Extraordinary Rise and Surprising Appeal of Living Alone)》(2012)을 통해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이들의 경제적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도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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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워라밸’ 갖춘 소형 아파트에 주력

 

1인 가구의 증가는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단 주택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현재 분양시장에선 소형 아파트가 전례에 없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과거 건설사들은 마지못해 소형 아파트를 짓는 경향이 강했다. 정부의 60㎡ 이하 임대주택 공급 의무화 방침 때문이었다. 한때 ‘쪽방’으로 취급되며 외면받던 이 초소형 아파트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제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됐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건설사들은 최근 소형 아파트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5월 부동산114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올해 2분기 전체 분양가구 수 5만4577가구 가운데 43.17%(2만3551가구)를 차지했다. 2016년 2분기(22.7%)와 2017년 2분기(29.8%)에 이어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최근 분양을 시작한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의 ‘힐스테이트 삼송역 스칸센’도 2513실 전체가 1인 가구를 겨냥한 ‘초소형(전용면적 18~29㎡)’으로 이뤄져 있다. 또 1인 가구의 생활에 걸맞게 기본적인 가구와 쿡탑, 빌트인 냉장고, 빌트인 세탁기 등을 기본 제공한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도 있다. 회전식 테이블이나 인출식 빨래건조대 등이 그것이다. 워라밸(Work Life Balance)을 중시하는 젊은 싱글족의 기호에 맞춰 단지 내에 스포츠와 문화 등을 망라한 다양한 여가생활 공간도 조성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7월부터 분양 중인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의 ‘송도 더샵 트리플타워’ 오피스텔도 비슷한 경우다. 상가를 제외한 오피스텔 710실이 전용면적 21~59㎡의 원룸형과 중소형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원룸형의 경우 입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구획이 가능하도록 일부 호실에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하거나 수납공간을 극대화하는 등 1인 가구의 기호를 반영한 설계가 눈길을 끈다. 젊은 싱글족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오피스텔로는 이례적으로 39개의 평면을 적용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식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혼자 밥을 먹는 이른바 ‘혼밥족’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이젠 ‘혼밥식당’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형 테이블 위주로 좌석을 배치하거나 자리별로 가림막을 설치해 독립된 식사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메뉴도 보쌈이나 족발, 삼겹살 등 혼자 먹기 어려운 메뉴를 1인이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하는 등의 배려가 담겨 있다. 

 

식품업계는 이런 혼밥족의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가정간편식(HMR)을 통해서다. 업체들은 가공식품은 신선도와 맛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간편함과 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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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들 혼밥족 밥상에 간편식으로 진출

 

대표적인 곳이 CJ제일제당이다. 이곳은 ‘햇반’ ‘비비고’ ‘고메’ 등 브랜드로 1인 가구의 밥상을 공략하고 있다. 이 중 ‘햇반컵밥’은 간편함에 방점을 찍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원 밀 솔루션(One-meal Solution)’을 지향한다. 비비고는 가정식 위주다. 손쉽게 ‘집밥’ 같은 요리를 즐긴다는 콘셉트다. 국·탕·찌개가 주된 메뉴였지만, 지난해부터는 찜과 볶음요리로 종류를 늘렸다. 프랑스어로 ‘미식가’를 의미하는 고메(Gourmet)는 심혈을 기울여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가정에서도 전문요리사의 손맛이 담긴 퀄리티의 요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포부다.

 

주로 ‘간식류’를 취급해 온 SPC삼립도 간편식을 통해 1인 가구의 주식(主食)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PC삼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샌드팜’ 브랜드로 편의점 등에 냉장 샌드위치를 유통해 왔다. 샌드위치 매출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최근 3개년 동안 30%씩 성장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SPC삼립은 ‘그릭슈바인 핫도그’ ‘그릭슈바인 필라프’ ‘호호바오’ ‘카페스노우’ 등 간편식 제품군을 계속 늘렸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에는 샌드팜의 브랜드 상징(BI)을 교체하며 ‘웰빙 간편식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맛은 물론 건강함까지 책임지는 식문화를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SPC삼립은 향후 간편식 상품군을 강화해 샌드위치 시장을 넘어 간편식 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전 ‘미니’에서 맞춤형·프리미엄 마케팅으로

 

가전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이미 1인 가구를 위한 제품을 계속 출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은 1인 가구를 자취생이나 미혼자에 국한시킨 ‘미니(Mini)’ 마케팅을 전개해 온 경향이 강했다. 과거엔 1인 가구들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성능과 디자인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달라졌다. 가전업계는 최근 싱글족들이 구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투자에 인색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와 관련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인 가구용 가전에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혔다. 올해 초 자사의 프리미엄 오븐인 ‘직화오븐’의 2018년형 신제품을 싱글족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용량(35리터→28리터)을 줄이고 ‘가정간편식 간편 조리 모드’도 탑재해 시장에 내놨다. 프리미엄 냉장고 ‘T9000’을 싱글족이 사용하기 좋도록 크기를 줄인 ‘슬림 T-타입 냉장고’도 최근 출시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디지털프라자 강서본점에 1인 가구존 ‘콤팩트 프리미엄’을 설치하고 이곳에서 다양한 싱글 라이프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미니’ 가전 외에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의류 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가 그런 예다.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의류의 주름을 펴주는 스타일러는 세탁과 다림질이 어려운 1인 가구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집에 사람이 없더라도 무선랜(Wi-Fi)을 통해 입을 옷을 미리 손질하는 기능도 갖췄다.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싱글족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주류를 최대 8병까지 보관 가능한 ‘LG 와인셀러 미니’도 최근 출시했다. 소음을 최소화하고 간단한 안주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추가하는 등 혼술족들에 대한 배려도 엿보인다.

 

금융권도 앞다퉈 ‘1인 가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포미(All for Me) 카드’가 대표적이다. ‘올포미 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빅데이터로 싱글족의 소비성향을 분석해 주로 사용하는 업종별로 높은 할인혜택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싱글족이 주로 사용하는 7대 업종을 편의점·홈쇼핑·온라인쇼핑·할인점·병의원·이동통신·대중교통 등으로 파악했다. 이들 7대 업종 가운데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높은 할인율이 매겨지는 식이다. 카드 이용자들이 별도의 신청 없이 자동으로 청구할인을 제공받을 수 있는 편의도 적용했다. 

 

또 KB국민은행에는 1인 가구 특화상품으로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이 있다. KB손해보험의 여행·주말 관련 보험서비스를 부가혜택으로 제공하고 1인 가구 특성에 맞는 우대이율을 적용해 준다. 이 밖에 NH농협은행은 1인 가구의 여행 등 여가활동 비용 마련을 위한 소액적금 ‘NH쏠쏠적금’을, 신한은행은 자기관리에 힘쓰는 2030세대를 겨냥해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를 결합한 ‘헬스플러스 적금’을 각각 운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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