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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좌파연합운동 “독일대안당의 질주 막아라!”

독일 좌파연합운동 ‘아우프슈테헨’ “지금 일어나 변화하자”

강성운 독일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8(Tue) 14:00:00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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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안당(AfD)은 2013년 유럽을 강타한 유로존 위기 당시 ‘시위 정당’으로 등장했다. 독일의 정치권이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유럽연합(EU) 내 채무 국가를 원조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반대하며 독일의 EU 탈퇴 및 유로화 폐지를 내세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이전에 AfD의 ‘저머니(Germany) 퍼스트’가 있었다. 

 

AfD는 2015년 북아프리카 난민 문제 정국 당시 EU 반대에서 이슬람 혐오로 중심 기조를 바꾸고 한층 더 우경화됐다. 2016년 지방선거에선 최고 24.4%의 득표율을 올렸고 2017년 독일 연방의회 선거에선 12.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야당 중 가장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그런데 최근 AfD의 파죽지세를 멈출 만한 하나의 흐름이 독일 정치권에서 생겨나고 있다. 그 핵심엔 프란치스카 슈라이버 전 AfD 청년회장의 폭로와 최근 발족한 독일의 좌파연합운동 아우프슈테헨(Aufstehen)이 있다.

 

지난 8월4일 출간된 한 권의 책이 독일 각 뉴스 사이트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프란치스카 슈라이버가 쓴 회고록 《인사이드 AfD》가 그 주인공이다. 슈라이버는 당이 ‘키우던’ 젊은 정치인 중 한 명으로, 지난해까지 AfD 산하 청년단체인 젊은 대안(JA)의 작센주 대표직을 맡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해 가을 총선 직전에 AfD를 탈당하고 《인사이드 AfD》를 내면서 ‘전향’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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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는 독일 정보국장 지지받아 성장”

 

책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2015년 한스-게오르크 마센 연방헌법수호청장이 프라우케 페트리 당시 AfD 대표와 두 차례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내용이다. 연방헌법수호청은 독일의 정보기관으로 극우파를 비롯해 독일의 헌법 질서를 위협하는 인물과 단체를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한다. 그런데 슈라이버는 마센 헌법보호청장이 페트리 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베른트 회케 튀링엔주 AfD 의원을 당에서 제명하지 않으면 AfD가 감시 대상이 되고 헌법 보호 보고서에 언급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조언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특히 연방헌법보호청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독일의 정보 기관이 극우 단체의 활동을 암묵적으로 지원해 왔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헌법보호청은 이미 터키계 이주민들에 대한 네오나치 단체 NSU의 연쇄 살인을 방조하고, 중요 증거문서를 파쇄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논란은 진실공방 양상을 띠고 전개 중이다. 페트리는 “회동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마센 역시 책의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슈라이버는 책의 내용이 사실에 어긋날 경우 법적 책임을 감수하겠다며 반격에 나섰다. 또한 그녀는 페트리가 “한스-게오르크 마센처럼 AfD에 호의적인 사람이 헌법보호청장 자리에 있어서 당이 감시 대상이 되는 것을 막아주려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의 행운이니 이런 기회를 쉽게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며 추가 폭로를 감행했다. 현재 마센은 회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조언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입장을 바꾼 상태다.

 

슈라이버의 폭로 중엔 AfD가 사실상 네오나치당임을 증명하는 내용도 있다. 회케가 우익 출판업자인 괴츠 쿠비체크와 함께 요제프 괴벨스의 연설문을 ‘짜깁기’해서 연설문을 썼다는 것이다. 괴벨스는 아돌프 히틀러의 공보 담당으로 나치당의 핵심 인사이자 1급 전범이다. 

 

쿠비체크는 《인사이드 AfD》에 대한 판매금지처분 신청을 냈다. 회케 역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인사이드 AfD》를 펴낸 오이로파 출판사는 슈라이버가 쓴 내용이 사실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으며 추가 증인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마센 연방헌법수호청장은 국회 출석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유민주당(FDP)은 연방 내무부에 질의서를 보내고 마센에게 의회가 재개되는 9월 중순 의혹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슈라이버의 폭로가 극우파를 방조해 온 헌법수호청의 개혁으로 이어진다면 AfD는 운신의 폭이 대폭 좁아질 것이다.

 

 

“분열은 그만” 독일 우경화 막기 위해 뭉쳐야

 

한편 AfD로 옮겨간 표심을 되찾으려는 좌파연합운동도 준비 중이다. 8월5일 기존 진보정당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일의 새로운 좌파연합운동 아우프슈테헨(Aufstehen)의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첫 화면에는 “9월5일 운동이 시작된다”라는 문구와 “이 운동에 참여하라”는 글귀 외에는 장황한 선언문을 찾아볼 수 없다. 방문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종의 ‘티저’ 사이트인 셈이다. 

 

대신 화면을 채운 것은 얼굴들이다. 독일 거리 어디서나 마주칠 법한 다양한 연령대와 피부색, 직업과 성별의 스물두 명이 왜 독일 사회가 변화해야 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춰 얘기하는 스물두 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건설노조 활동을 해 온 중년여성이 젊은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DJ가 부족한 탁아소 문제를 말하는 식이다. 이 사이트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사이트의 이름처럼, 누구나 지금 있는 곳에서 ‘일어나’ 변화를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아우프슈테헨은 특히 AfD의 전략을 ‘미러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성 정당을 비판하고, 거대한 정치적 어젠다보다 고용불안정과 연금 등의 문제에 더 민감한 대다수 독일인의 ‘확성기’ 역할을 자처한 점이 그렇다. 물론 AfD처럼 소수자를 혐오하거나 음모론을 퍼뜨리지는 않는다. 다만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생활에서 마주치는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자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성명과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가입이 완료돼 문턱을 낮췄다. 극우 성향의 AfD와 지지부진한 기성 정당 모두에 반감을 지닌 대중을 포섭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아직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우프슈테헨 운동의 첫걸음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사이트 개장 1주일 만에 5만 명의 회원이 등록했기 때문이다. 기세가 이어져 진보정치 세력의 ‘불만표’를 흡수하게 된다면 AfD의 파죽지세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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