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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몰린 문재인 정부, ‘인공지능’서 답을 찾다

제조 넘어 서비스업도 비용 경쟁…산업 체질 개선 열쇠로 주목

송주영 시사저널e. 기자 ㅣ jy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30(Thu) 14:19:35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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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가총액 1조 달러 돌파를 앞둔 아마존은 혁신의 상징이다. 대표적으로는 무인매장 ‘아마존고’와 물류혁신을 상징하는 ‘키보’가 있다. 아마존고에서 구매자가 물건을 잡으면 센서와 카메라로 상품 종류와 가격을 즉시 감지한다. 구매자는 그냥 물건을 가지고 나오면 쇼핑이 끝난다. 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아마존 결제 시스템을 통해 비용이 처리된다. 

 

현대백화점은 아마존과 손잡고 2020년 이 같은 형태의 매장을 국내에 선보일 방침이다. 아마존 온라인 물류창고에서는 지게차와 사람 대신 로봇 ‘키바’가 일한다. 키바는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물건을 분류하고 선반에 적재까지 한다. 작고 납작한 모양새지만 물류 적재 시간을 기존 75분에서 15분으로 줄였다. 비용도 20%가량 낮췄다. 

 

최근 우리나라 고용지표가 최악의 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정부는 ‘혁신성장’을 키워드로 내놓았다. 신기술 지원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수소차량 등이 포함됐고, 이 중에서도 인공지능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 온 반도체를 이어갈 후속 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관련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술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게 진행돼 자칫 잘못하면 우리나라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제조업과 더 나아가 서비스 산업까지 전 사업군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 세계는 이미 인공지능 열풍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연간 조 단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국내의 역량 있는 기업 인수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미국은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막강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이미 인공지능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 역시 인공지능에 대한 오랜 투자로 3대 석학을 배출하며 전 세계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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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차원서 조 단위 투자

 

각국이 이 분야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인공지능이 가진 파급력과 폭발력에 주목해서다.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없던 서비스를 탄생시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산업현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가진 파급력은 기존 산업의 ‘비용절감’에서도 나온다고 설명한다. 

 

지금까지의 마른걸레 쥐어짜기 방식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쉬지 않고 24시간 가동해 작업 효율은 높이고 비용을 줄이면서 극단적인 경우 사람을 대체해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금융, 유통 등 서비스 분야와 미디어 분야 역시 인공지능의 비용절감 효과에 주목하면서 ‘혁신’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을 대체하는 부문에서 인공지능과 일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인공지능 산업계는 단기적인 효과보다 경제 전체의 큰 그림을 바꾸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 성장’에서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줄 마중물이 ‘혁신’이고, 그 혁신을 가져올 액셀러레이터가 바로 ‘인공지능’이라고 설명한다. 

 

장준혁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혁신성장이 담고 있는 거대 담론에서 혁신은 산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일자리도 창출하는 수단이란 의미”라며 “인공지능은 혁신에 최적화된 기술이며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메모리 산업처럼 다양한 부산물을 양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 간 응용을 결합하면 2, 3차 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혁신을 이끌고 있는 산업 컨설턴트들의 의견 역시 비슷하다. 김영석 어니스트앤영(EY)코리아 디지털 리더는 “기업 성장의 핵심은 서비스 혁신과 가격 파괴”라며 “블루오션을 찾기보다는 인접 영역에서 그 업종을 파괴할 만한 파괴적 혁신을 해야 한다. IT 기술을 이용한 비용절감이 이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사업을 효율화해 똑똑해지면 전통산업도 새로운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준혁 교수는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알파고와 같은 바둑 두는 인공지능이 음성, 영상인식, 번역기술 분야로 확산되고 있고 나중에는 자율주행은 물론 로봇과도 결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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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혁신에 최적화된 기술”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도 인공지능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혁신성장 정책을 발표하면서 혁신 대상 3대 축으로 데이터경제, 수소경제와 함께 인공지능을 선정했다. 또 내년에만 인공지능 분야 지원 예산으로 800억원을 책정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인공지능 핵심기술에 800억원, 빅데이터 네트워크에 800억원, 블록체인에 300억원 등 총 1900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등 3대 전략투자를 통해 혁신성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먹거리에 민감한 민간기업들도 앞다퉈 인공지능 투자에 나섰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인공지능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캐나다 몬트리올대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하고 인공지능 분야 3대 석학이라 불리는 요시오 벤지오 교수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SK텔레콤 내에도 인공지능 연구소나 연구센터가 있다. KT는 최근 AI테크센터를 통해 이 분야 연구에 나섰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업체도 마찬가지고 엔씨소프트나 넷마블과 같은 게임업체들까지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입증한 사례가 많지 않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파괴적 혁신으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산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사례를 살펴보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금융권은 콜센터를 대신해 채팅로봇이 상담을 하거나 인공지능을 이용한 대출심사를 하는 방안을 시험하고 있다. 일부 화학이나 항만 회사는 CCTV를 활용한 사고예방 업무를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이미지를 인지해 위험 상황을 경고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김영석 디지털 리더는 “사람을 도와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산업 측면에서 이제 초창기 적용단계로 커다란 혁신을 이뤄낸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례가 쌓이면 거대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또 초창기에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흐름 속에서 기술과 응용 분야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적인 비교 대상이 구글이다. 구글은 수년 전부터 딥마인드 등 인공지능 전문기업에 투자를 진행해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구글과 우리 기업들의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 관련 기술 격차를 5년 정도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격차를 줄였지만 아직은 차이가 크다. 

 

중국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이 우리 기업들에 앞서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 중 바이두의 경우 지금은 회사를 떠났지만 세계적 인공지능 석학으로 꼽히는 앤드루 응 교수를 영입하기도 했으며, 지난 1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회사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에 나섰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기술 육성의 가장 큰 과제로는 인력양성이 꼽힌다. 기술개발을 주도할 석·박사급 인력이 태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선행개발 인력을 국내에서 600명, 해외에서 400명 등 1000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1000명을 어디서 뽑을 것이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때 구글이 우리나라 인공지능 전문가들을 우수 인재로 평가해 앞뒤 재지 않고 입도선매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인재 유출은 크게 줄었다. 인공지능으로 유명하다는 교수들의 연구실에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IT기업 뿐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같은 제조기업들까지 몰려와 인재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에서는 “단순히 인공지능 인력은 채용 문제가 아니라 우수인력을 뽑아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 

 

※연관기사

☞인공지능의 모든 것, ‘미래혁신포럼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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