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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소기업의 ‘뿌까’ 독점사업권, 대기업에 통째로 넘어가

1000억대 가치 글로벌 캐릭터 만든 부즈, 중소기업에 줬던 독일 내 캐릭터 사업권 CJ에 몰래 넘겨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8.24(Fri) 17:33:09 | 15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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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는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캐릭터다. 국내에서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밖에선 다르다. 지난해 국제문화교류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해외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캐릭터는 ‘뿌까’로 나타났다. 뿌까에 대한 선호도는 29.3%로 뽀로로(15.1%)를 가뿐히 제쳤다. 이 뿌까의 웃음 뒤에 기업들의 이권다툼이 숨겨져 있었단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결과 드러났다. 

 

뿌까를 만든 곳은 국내 캐릭터 전문회사 부즈다. 2016년 5월 부즈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독일 무역업체 LTT와 뿌까에 관한 ‘독점적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이는 부즈가 독일에서 3년 동안 오직 LTT를 통해서만 캐릭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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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까 독일 사업권 놓고 틀어진 부즈-LTT

 

LTT는 연매출 12억~14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정부기관에 알려진 바 있다. 이 업체는 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 글로벌마켓 분석리포트’에서 독일의 주요 캐릭터 바이어 중 하나로 소개됐다. 

 

LTT 대표 이상광씨는 부즈 대표 김부경씨의 외삼촌이다. 즉 두 사람은 친척이자 비즈니스 관계였다. 그러나 올 2월, 이 대표와 김 대표는 고소인-피고소인 관계가 됐다. 김 대표가 외삼촌 몰래 CJ와 손을 잡은 것이 화근이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이상광 대표는 고소장을 통해 말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해당 고소장에 따르면, LTT는 뿌까의 독일 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올인’했다. 기존 무역사업을 접고 인력을 뽑아 각종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세계적 권위의 라이선스 협회 LIMA에 가입해 박람회에 참가했다. 독일 유명 백화점 카슈타트(KARSTADT)로부터 사업 기회도 따냈다. 이러한 활동에 투자한 돈은 총 33만 유로, 한화로 약 4억 5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열매는 고스란히 남에게 넘겨줄 처지에 놓였다. 부즈가 지난해 1월 독일을 포함한 유럽 사업권을 CJ에게 통째로 넘겼기 때문이다. 이상광 대표는 8월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카(김부경 부즈 대표)를 믿고 거금을 써가며 뿌까를 홍보했는데 허탈하기 그지없다”며 “독일 내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신뢰마저 잃어버려 재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LTT, “부즈가 우리 몰래 CJ와 계약했다”

 

부즈 측은 “이상광 대표의 주장은 다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부즈에서 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아무개 이사는 “2016년 말 이 대표가 구두로 ‘독일 사업에 돈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지 몰랐다. 더는 못하겠다’라고 말하는 걸 나도 듣고 대표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후 LTT는 독일 사업 진행상황에 관해 우리에게 그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또 “독일 사업을 위해 LTT가 투자했다는 4억 5000만원이 정확한 액수인지 알 수 없고, 그 돈을 뿌까 홍보만을 위해 썼는지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예를 들어 독일 사업자에게 전화만 돌리는데 쓴 돈을 전부 투자금이라고 우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LTT측은 “일단 1억원 정도의 지출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내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여장의 문서를 보내왔다. LTT가 독일 슈파카세(Sparkasse) 은행에 보유한 계좌를 통해 쓴 돈의 내역이 적힌 영수증이다. 여기에 따르면, 2016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인건비와 임대료 등으로 총 10만 6200유로가 쓰였다. 한화로 약 1억 3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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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즈, “LTT가 먼저 ‘사업 못하겠다’고 했다”

 

부즈 측은 ‘LTT의 주장을 반박할 증거자료를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당장은 힘들다”고 답했다. “LTT가 접촉했다는 독일 내 사업자들과 일일이 얘기를 나누고 자료를 받아오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부즈 측은 6월5일 경찰 대질조사를 앞두고 이상광 대표를 불러냈다. 합의를 위해서다. 당시 이 대표는 “뿌까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는데 지금 내 처지가 말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부즈 측은 “당장은 우리도 돈이 없으니 월급 형태로 돈을 좀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액수나 지급기간 등에서 뜻이 맞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합의시도는 물거품이 됐다. 

 

LTT측은 “합의 과정에서 김부경 부즈 대표가 ‘외삼촌(이상광 대표)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CJ와 계약한 건 잘못’이라고 인정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1일 이 대표는 “부경이가 유럽 사업권을 CJ에게 양도한다는 통보를 미리 했더라면 지금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망스럽고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김 대표는 “네ㅠㅠ”라고만 답했다. 해당 문자와 관련해 부즈 측은 “이미 얘기가 끝난 일이라 더 할 말이 없어 그렇게 답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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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즈가 CJ와 이중계약… 배임죄 해당”

 

LTT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정민규 법무법인 광화 변호사는 “부즈는 LTT와의 사전 독점계약을 어기고 CJ와 이중계약을 맺었다”며 “이는 특경법상 배임죄에 해당된다”고 했다. 배임죄에 특경법이 적용되면 최소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대형 로펌의 한 M&A 전문 변호사는 “부동산 매매시 이중계약을 하는 경우와 비슷한 사례”라고 했다. 

 

그렇다면 CJ의 입장은 어떨까. CJ E&M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8월10일 “우리도 피해자”라고 강변했다. 그는 “부즈와 계약할 때 뿌까의 해외 사업권과 관련된 사전 계약 여부는 전혀 알지 못했고, 알아봐야 할 법적 의무도 없다”면서 “당연히 LTT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고 했다. 



CJ, “LTT 존재 자체도 몰랐다…우리도 피해자​”

 

관계자에 따르면, CJ가 부즈와 맺은 계약 중 뿌까의 독일 사업권 양도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한다. 주 내용은 전 세계를 대륙별로 나눠 부즈와 공동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관계자는 “대륙별로 에이전트를 통해 수익을 내면 CJ와 부즈가 반반씩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CJ는 뿌까의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홍기성 CJ E&M 애니메이션본부 본부장은 5월 부즈와의 조인식에서 “뿌까를 아시아의 미키마우스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J는 부즈와 손을 잡으면서 뿌까 캐릭터의 원작료로 수억 원을 줬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CJ가 뿌까 관련 사업을 위해 자체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수십억 원으로 알려졌다. 뿌까의 브랜드 가치에 비하면 큰돈은 아니다. 

 

2010년 서울산업통산진흥원에 의하면, 뿌까의 부가가치는 11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뿌까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로열티 수익만 9000만 달러(약 1010억원)에 달한다. 이상광 LTT 대표는 “CJ가 독점적 에이전트의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의 권리를 침해한 건 아닌지 수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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