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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특검’ 후일담 “영장 줄기각에 우리도 당황”

“드루킹 측근 都 변호사 구속 100% 확신했는데…”

박성의 기자 ㅣ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8.08.31(Fri) 17:00:00 | 1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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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수사도, 청부 수사도 아니다.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 

 

지난 6월27일 ‘드루킹’ 김동원씨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팀이 출범한 날 허익범 특검은 “객관적인 증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로부터 60일, 특검팀은 김경수 경남지사를 기소하는 선에서 임무를 마쳤다. 과연 허 특검은 포부를 현실화했을까. 이를 바라보는 법조계 안팎의 평가는 박하다. ‘용두사미(龍頭蛇尾)’란 얘기가 지배적이다. 특검이 김 지사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물증 확보에는 실패한 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회원 2명만 구속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특검의 수사 실타래는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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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불구속 기소’로 수사 마침표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허익범 특검은 8월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지난 두 달간 수사 결과에 대해 대국민 보고를 하고 공식적으로 수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상 이익제공의사표시 혐의를 적용해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당초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됐던 업무방해 혐의 외에 공직선거법 혐의를 추가한 것이다. 

 

특검이 이날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김경수는 유죄’다. ‘댓글 공모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던 김 지사의 주장 일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필명 ‘드루킹’ 김아무개씨(49)로부터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순위 조작에 활용된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초기버전(프로토 타입) 시연회에 참석한 뒤, 킹크랩 개발과 운용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또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에게 자신의 측근인 도아무개 변호사를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보내 달라고 요청하자, 김 지사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드루킹 김씨 측에 도움을 요청하고 이를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역제안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의미다.

 

허 특검은 수사 보고를 마치면서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지나친 편향적 비난이 계속돼 왔음을 저는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이 과정에서 묵묵히 불철주야 조사와 수사에 매진한 검사와 수사팀 전원에 대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앞으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수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일각의 비난 여론에 선을 긋고, 특검 수사에 자부심을 표한 셈이다.

 

 

정작 물증은 ‘물음표’…특검도 흔들렸다

 

그러나 특검팀을 바라보는 법조계 안팎의 시선은 차갑다. 특검이 물증이 아닌 심증을 따라간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와서다. 특검이 ‘드루킹의 입’만 본 채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특검은 댓글조작 혐의와 관련해선 이미 한 차례 혐의 입증에 실패해 김 지사에 대한 구속이 불발된 바 있다. 앞서 특검은 8월15일 김 지사에 대해 댓글조작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사흘 뒤 법원은 이 같은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김 지사의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맡았던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특별검사가 특별한 이유가 무엇이겠나. 외부의 그늘을 벗어나 성역 없는 수사를 벌이라는 것이고, 누가 봐도 부정하기 어려운 ‘날것’의 증거를 찾아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속영장이 계속 엎어졌다는 것은 범죄 혐의를 소명해 내는 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영장 ‘줄기각’은 특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앞서 드루킹 김씨가 김 지사 쪽에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도 변호사의 구속영장도 두 번이나 기각됐다. 이후 특검이 보완수사에 나섰지만 남은 수사기간이 충분하지 못했다. 이때부터 유죄 입증을 확신하던 특검 내부에서도 ‘설마’하는 의심의 기류가 확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처음 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도 변호사의 입을 열기 위한 압박용이었다. 내부에서도 영장이 기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며 “문제는 도 변호사에 대한 두 번째 영장이다. 이때는 영장 발부를 내부에서 100% 확신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이를 기각하면서 타격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7월23일 고(故) 노회찬 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특검의 ‘수사 의지’가 크게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검은 드루킹 김씨 등 경공모 회원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 48명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경공모 자금이 고 노회찬 의원 측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언론 등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 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관련 수사는 중단됐다. 노 의원이 별세한 이후 모든 특검 인원들의 기자 접촉이 금지된 바 있다.  

 

한편 법원은 김 지사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를 지정했다. 형사합의32부는 앞서 드루킹 일당 사건을 맡은 재판부로, 법조계에서는 두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순간 타격을 많이 받은 건 사실이지만, 드루킹이 킹크랩을 시연할 때 김경수 지사가 그 자리에 있었는지만 나오면 된다”며 유죄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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