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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내집 장만하려면 치킨 ‘689년’ 끊어야

‘아보카도 경제학’ 서울에 적용해보니…특정 소비재 수십~수백년 안 써도 집값 못 모아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8.31(Fri) 13: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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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경제학(Avocado economics)’이란 게 있다. 아보카도 토스트 몇 개를 안 먹어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지 계산한 것이다. 이는 언론에서 만든 신조어다. 하지만 시드니 대학 등에선 실제 관련 연구를 진행한 적도 있다. 

 

그 시작은 회계법인 KPMG 고문 버나드 솔트가 2016년 10월 호주 일간지 오스트레일리안에 기고한 한 편의 칼럼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젊은 사람들이 으깬 아보카도와 페타지즈를 바른 곡물 토스트를 22달러 넘게 주고 사먹는 걸 봤다. 그냥 집에서 만들어 먹고 돈을 아껴야 하는 것 아닌가? 일주일에 몇 번씩 쓰는 22달러가 쌓이면 집 보증금 정도는 될 것이다.” 

 

 

“토스트 안 사먹으면 집 보증금 모을 것”

 

이 글은 시쳇말로 ‘성지(사람들이 모여드는 인기 게시물)’가 됐다. 일부 네티즌은 “‘카페 인생’은 과시의 상징”이라며 솔트에 동조했다. 반면 “시드니에서 방 두 칸짜리 집을 사려면 아보카도 토스트 3863개는 포기해야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조롱 섞인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타임지는 아예 미국 주요 도시의 집값이 8달러짜리 아보카도 토스트 몇 개와 맞먹는지 알려주는 계산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따르면, LA에 집을 사려면 토스트 1만 5048개를 포기해야 한다. 하루에 하나씩 사 먹는 사람은 꼬박 41년 동안 토스트를 끊어야 하는 셈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아보카도 토스트는 한국인들에게 그다지 친숙한 음식은 아니다. 대신 ‘국민음식’의 대열에 오른 치킨의 가격을 기준으로 집값을 비교해보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의 기본 메뉴 가격은 평균 1만 6000원 정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평균 집값은 5억 7387만원으로 조사됐다. 즉 치킨 3만 5866마리를 포기해야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1주 1닭’을 실천해왔다면 689년하고도 7개월 동안 치킨의 유혹을 참아야 한다. 서울 평균 전셋값(3억 4900만원)만 마련하려 해도 약 419년의 치킨 금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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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년 동안 ‘1주 1닭’ 포기해야 집값 마련할 수 있는 한국

 

또 우리나라는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이기도 하다. 올 2월 국제커피협회에 의하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은 세계 7위로 조사됐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파는 아메리카노(톨 사이즈)의 가격은 4100원. 이를 하루에 한 잔씩 마셔왔다면, 앞으로 383년을 끊어야 서울 집값을 모을 수 있다. 전셋값을 충당하려면 233년이 필요하다.  

 

단 이는 서울의 집값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률은 2016년 대비 4.6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였다. 2%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치킨과 커피값을 아껴 집을 사겠다는 생각은 현실과 더 멀어질 수 있다. 두 품목은 소비자물가를 산출할 때 조사하는 460개 품목에 모두 들어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해 1월 “서울의 가처분 소득 대비 집값은 세계 10위”란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또 중위소득을 벌어들이는 가계가 평균 가격 수준의 집을 사려면 20년 가까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중위소득 가구가 집 사려면 20년 걸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8월30일 전세자금 대출에 제한을 두는 정책을 물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24일 “전세보증 상품 판매 대상을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로 제한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적 있다. 또 무주택자나 1주택자만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조건도 덧붙였다. 주택을 2채 이상 갖고 있거나 연소득 7000만원이 넘는 부부는 전셋값을 못 빌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반발이 불거졌다. “수입에서 세금 떼면 가처분소득은 얼마 안 된다” “맞벌이로 7000만원도 못 번다면 아예 결혼부터 고민했을 것” 등 실수요자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를 두고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미명 하에 정부가 젊은이들의 꿈을 앗아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정 소비재를 수십~수백년 동안 안 써도 집값을 못 모으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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