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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금메달 따고도 비난받는 야구대표팀

병역면제 논란 가라앉지 않아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8(Sat) 10:05:11 |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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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일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일본을 3대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금메달을 땄지만 언론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선수단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우승을 다투는 일본이 사회인 선수가 나서는 만큼,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은 병역 혜택의 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컨대 오지환과 박해민 등이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대표팀을 이용한다고 여겨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에 대해 선동열 감독 등은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내면 논란도 사라질 것으로 여긴 듯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주로 실업팀 선수로 구성된 대만에 패해 여론은 더 악화했다. 프로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올스타팀을 꾸렸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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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구성과 전략 연속성 포기

 

이후 연승을 거둔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의 가치는 이미 퇴색했고 다른 종목 등과 비교해 손쉬운 병역 혜택은 야구계를 넘어 사회적 논란이 됐다. 결국 정치권 등에서 병역 특례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인 병역과 관련된 만큼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듯하다. 다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단순히 특정 선수의 ‘욕심’(?) 때문일까. 그런 부분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선동열 감독이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부임한 것은 2017년 7월이다. 이전에는 국제대회마다 전년도 KBO리그 우승팀 감독 등이 국가대표를 이끌었다. 그러다 보니 성적에 따른 부담감이 컸다. 게다가 2006년 ‘도하 참사’도 있어 국가대표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와 같았다. 그 결과 감독 선임과 관련해 항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김인식 감독이 2015년 프리미어12나 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소방수로 나서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즉, 그런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제다.

 

전임 감독에 선임되면서 선동열 감독은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구성과 전략에 연속성을 갖고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실제로 선 감독은 그해 11월에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아시안게임에서도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할 뜻을 나타냈다. 전임 감독을 도입한 이유가 “대표팀 구성과 전략에 연속성을 갖는 데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KBO 민낯 드러난 아시안게임

 

그런데 아시안게임에 선발된 선수 명단은 이 기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최고의 선수로 구성된 것도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함. 그 가운데 ‘병역기피’ 논란이 있던 오지환과 박해민이 선발돼, 비난 여론이 득세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대표팀 구성의 연속성을 포기한 순간, 전임 감독을 선임한 이유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전임 감독제를 도입했을 때, 한 구단 관계자는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임 감독제는 대표팀 상설화로 이어지고 비즈니스 모델로 가는 데 있어 시작점이다.”

 

실제로 일본 프로야구의 최대 히트상품인 ‘사무라이 재팬’은 전임 감독제를 통한 대표팀 상시 운영이 그 출발점이 됐다. 현재는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일본 국가대표팀을 정점으로 해, 사회인 대표와 U-23, 대학 대표, U-18, U-15, U-12, 그리고 여자대표팀이 통합 운영되고 있다. 어느 팀이나 애칭은 사무라이 재팬이며 유니폼도 똑같다. 그런 통합 마케팅을 통해 메인 스폰서 계약만으로 4년에 40억 엔 이상을 번다고 한다.

 

물론, 한국 국가대표팀이 일본처럼 운영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대표팀 상설화에 따른 운영, 즉 경기 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시즌 전과 시즌 후에 초청해 경기를 치를 수준의 팀을 확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이제는 식상한 이벤트인 올스타전의 재검토(올스타전이 아닌 국가대항전)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구단은 물론이고, 선수협과도 협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즉, 오늘 하자고 해서 내일 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만큼 준비 과정이 길다.

 

정운찬 총재는 지난 1월 취임식에서 “프로야구 산업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산업화는 단순히 TV 방영권료나 타이틀 스폰서 계약 금액을 올리는 데 있지는 않다. 국가대표팀은 더할 나위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전에 일본 프로야구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최고 프로 스포츠는 프로야구라고 들었다. 아마 한국도 일본처럼 단일 경기로 최대 규모는 축구 국가대표팀의 국가대항전일 것이다. 한·일 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은 엄청나다. 야구대표팀의 전임 감독제와 상설화는 축구 국가대표팀과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팬들의 높은 지지를 받는 프로야구라는 뒷배경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그 경쟁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나이키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1200억원의 후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KBO리그 지상파 방영권료는 약 327억원이었다. 새로운 시장 개척에는 관심 없이 오로지 입으로만 산업화를 외친다. 그런 KBO의 민낯이 드러난 아시안게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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