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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1심 무죄로 주목받는 연극계 미투 판결

이윤택·조증윤 이달 19~20일 1심 선고 잇따라 열려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ㅣ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09.09(Sun) 09: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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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검찰 조직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바람이 연극계 전반으로 확산된 결과, 연극계 유명인이 구속 기소됐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과 조증윤 경남 지역 극단 대표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최근 성추행·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연극계는 법원의 선고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달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다.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이윤택 등의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로 보인다. 9월19일 1심 선고를 앞둔 이윤택의 재판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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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반성없다”…이윤택 7년, 조증윤 10년 구형

 

검찰은 9월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윤택의 유사강간 치상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또 신상정보 공개와 보호관찰 명령 등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수십 차례 여배우들을 성추행했음에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게 검찰의 구형 이유다.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 권한을 가진 점을 이용해 2010년7월부터 2016년12월까지 여성 배우 5명을 25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 12월 여성 배우의 신체 부위에 손을 대고 연기 연습을 시켜 우울증 등의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이윤택 측은 성추행이 아닌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의 일환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또 앞선 9월4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증윤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간음)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위치추적장치 부착 5년 명령도 함께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해자가 2명이다.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추행했지만, 범행을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증윤은 2007년9월부터 2012년8월까지 당시 10대 여자 단원 2명을 극단 사무실과 차량 등에서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증윤은 법원의 피의자 심문에서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두 제자와는 돈독하게 지냈다. 어느 날 '미투'라는 일이 벌어지고, 이 아이들은 저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며 혐의의 상당부분을 부인했다. 특히 조증윤은 검찰 조사에서 범행 혐의에 대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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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이윤택·조증윤은 안희정과 혐의 달라 유죄 전망”

 

이윤택 측은 안 전 지사 재판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들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는 법원이 그동안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 업무상 위력 여부를 다소 엄격하게 해석해 온 것을 염두에 둔 논지다. 앞서 이윤택 측 변호인이 최종변론에서 "일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해도 피해자들의 용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한 주장도 위력에 대한 판단을 엄격하게 해달라는 취지다. 

 

하지만 법조계 안팎에선 이윤택 등의 사건이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 전 지사 사건과 이들의 사건은 별개의 사안이란 지적이다. 법조계는 미투 운동이라는 점에서 안 전 지사와 이들의 사건이 같은 맥락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혐의가 다른 점에 주목한다. 경남의 한 변호사는 “이윤택 등 사건은 안 전 지사 판결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위력’ 논란과는 다르다”면서 “무엇보다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재판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이윤택 사건은 오랜 기간에 걸친 다수의 피해자가 있고, 그들의 피해 진술 내용이 일치하고 있다. 이윤택 역시 해당 행위가 성추행이 아니라는 비상식적 주장을 하고 있을 뿐 행위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법조계는 이윤택의 유죄가 인정되고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9월19일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윤택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미투로 기소된 인물 중 처음으로 실형을 받게 된다. 또 이윤택의 판결은 조증윤의 판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직장 내 미투 운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알려진 안태근 전 검사장 사건은 공소시효 관계로 성추행으로는 기소되지 않고, 이와 관련된 인사보복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배우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의 경우 역시 공소시효 문제로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우 조민기는 파문이 커지자 올해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공개 출사'를 폭로했던 양예원의 미투와 관련된 재판도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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