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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벌사학 민낯’ 이사장 아들, 여동생인 교감 ‘폭행’ 파문

“이게 학교입니까”…전남 A중·고교 교직원들, 이사장 아들인 행정실장 ‘퇴진’ 요구

전남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0(Mon)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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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이게 학교입니까.” 전남의 한 학교법인 이사장의 아들 행정실장이 자신의 여동생인 이 학교 교감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 교직원들이 행정실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지역신문에 낸 광고 문구다. 

 

문제의 학교법인은 ‘가족 경영’ 사학 중 하나다. 설립자의 아내가 이사장, 아들 행정실장, 딸 교감의 족벌체제를 세습하고 있다. 법인 이사장의 아들인 행정실장은 중·고교의 행정을 총괄기획하고, 딸은 여고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무소불위’의 행정실장이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동생인 교감을 법인 이사장실에서 버젓이 폭행했다는 점에서 족벌사학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족벌사학 자녀간 폭행사건이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면서 사립학교 족벌체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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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학 족벌체제 심각…사립 중·​고교 67곳에 이사장 친인척 93명 교직원으로 근무

 

사건은 이렇다. 전남 영암경찰서와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9월3일 오전 11시50분께 영암읍 소재 D학교법인 이사장실에서 산하 A여고 김아무개(60) 행정실장이 동생인 김아무개(57·여) 교감을 주먹 등으로 폭행했다. 얼굴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린 김 교감은 구급차에 실려 광주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가정문제 등으로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행정실장을 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해 사건 경위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전남도교육청도 학내 폭행사건 직후인 지난 4일부터 해당 학교에 감사인력을 파견해 폭행과 갑질문제, 학교운영 등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교직원들이 행정실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다. 영암 A중·고교 교직원들은 지난 7일 지역신문에 부당한 업무와 폭언 등 갑질 행태를 일삼는 김 행정실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이들은 광고에서 “행정실장은 재단과 학교의 행정업무를 맡는 과정에서 부당한 업무요구 및 교직원에 대한 폭언 등 갑질 행태를 일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물며 정규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는 매우 불량한 근무태도로 학교행정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각 출근과 잦은 자리이탈 등으로 인한 늦장 결재로 학교시설 관리 및 보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자신의 허락없이 못 하나라도 박으면 질타와 모욕적인 언사로 학교 근무를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3일 행정실장이 여동생인 교감을 학내에서 주먹 등으로 폭행해 여동생이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실려가는 모습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되면서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피투성이가 된 교감이 병원으로 가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도 행정실장은 뒤에서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가는 야만적인 행동을 했다고 교직원들은 이 광고를 통해 전했다. 

 

일부 교직원들 사이에선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한 교직원은 9일 “행정실장이 부임한 이후 지난 8년간 교직원과 학생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면서 “불안한 학생과 여선생님들은 접근금지신청을 논의할 정도로, 행정실장의 퇴진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D학교법인의 밝혀진 폐해는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4월 전남도교육청 종합감사에서 교직원장학회 등으로부터 접수받은 장학금 23건 2210만원을 에듀파인(학교회계처리시스템)으로 처리하지 않고 수기장부를 사용하면서 학교발전기금 운용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장학금 집행시 지출 결의서 없이 지출하는 등으로 적발돼 4명이 경고 처분을 받았다.

 

게다가 A여고는 2015부터 3년 동안 학교급식 대체인력 인건비 703만원을 학교운영비에서 지출해야 하는데도 학부모들에게 부담시켰다가 지적됐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납부한 기숙사비 중 사용하고 남은 돈 2165만원을 학부모에게 반환하지 않고 명시 이월해 사용했다가 적발됐다. 

 

재단 산하 B여중은 학교 내 포장공사 등 2건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육지원청에 설계도서 검토 및 감독·검사를 요청하지 않았고, A여고는 기숙사 자동화재탐지 설비공사 등 2건도 처리 지침을 무시하고 186만원 더 지출했다가 회수명령을 받았다. 이밖에도 수행평가 관리 소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 교원 복무처리, 학교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교직원 수당지급, 정보공개 의무 소홀 등으로 적발됐다. 각종 학교 운영 비리와 폐해가 꼬리를 무는 건 족벌체제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사립학교 족벌체제는 비단 이 학교법인 뿐만이 아니다. 호남지역의 상당수 사학법인들이 이사장의 친인척을 해당 중·고교의 교원이나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사학의 족벌 체제가 고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사립학교 친인척 직원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사립학교 법인 33곳에 이사장과 6촌 이내인 부인·자녀·친인척 등 52명이 교원이나 행정직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에는 교장이 2명, 교감 3명, 교사 26명, 5급(행정실장) 6명, 6급 9명, 7급 1명, 8급 4명, 사무운영 9급 등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사장과의 관계는 자녀 또는 배우자, 동생, 손녀, 조카, 조카사위, 며느리, 조카며느리, 사돈 등 다양했다.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고위직은 주로 이사장의 자녀가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 학교 수를 감안하면 전북 사학의 족벌체제는 더 심각하다. 전북지역 사립 중·고교는 모두 34곳이다. 이들 학교에는 모두 41명의 이사장 친인척이 교장·교감·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는 경북과 경기·부산에 이어 전국 시·도 중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사립학교법인 간에 이사장의 자녀와 친인척을 ‘품앗이’ 형식으로 채용하는 편법을 동원하기도 해 채용규모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해영 의원은 “사학의 족벌경영은 결국 비리와 무관치 않다”며 “사학법인도 국가예산을 지원받아 교원의 인건비와 사학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가족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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