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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체 9곳, 1000억 배당하고 60억만 기부

볼보·랜드로버·혼다 등 4년간 최대 500% 성장…매출 증가에도 기부금은 여전히 인색

이석 기자 ㅣ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3(Thu) 11:00:00 | 1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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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업체 9곳은 지난해 11조6932억원의 매출과 17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중 1014억원을 해외에 있는 본사에 배당했다.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의 척도로 꼽히는 기부금은 61억원 내는 데 그쳤다. 그해 매출의 0.05%, 영업이익의 3.6% 수준으로, 한국에서 매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수입차업계가 사회공헌 활동에는 여전히 인색하다는 그동안의 지적이 사실로 확인됐다. 


시장 1, 2, 3위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해 각각 26억원과 20억원, 6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내면서 그나마 이 정도라도 수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위 6개 업체가 지난해 낸 기부금은 8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일부 업체는 100억원이 넘는 돈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하면서도 기부금은 수천만원에 그치면서 ‘먹튀’ 논란까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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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벤츠-BMW-토요타로 재편 


이 같은 결과는 시사저널이 국내에서 영업 중이면서 감사보고서를 등록한 수입차업체 9곳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배당금, 기부금 등을 비교·분석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들 업체의 최근 4년간 매출은 8조6939억원에서 11조6932억원으로 34.5% 증가했다. 이 기간 배당액은 203억원에서 1014억원으로 399.5%나 증가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35억원에서 61억원으로 7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였다. 4조2664억원의 매출과 14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BMW가 3조6337억원의 매출과 1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위를, 한국토요타자동차가 1조495억원의 매출과 6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기부금 역시 매출 상위 3개 기업이 각각 26억원과 20억원, 6억5000만원으로 매출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3189억원의 매출과 6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체 8위로 밀려났다. 한국닛산(매출 2831억원, 영업손실 7억9000만원) 바로 위였다. 기부금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650만원으로 9위, 한국닛산이 4800만원으로 8위를 차지했다. 


최근 4년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낸 업체는 BMW코리아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70억원을 네덜란드의 BMW홀딩스 B.V.에 배당하고 76억원을 기부했다. 배당금 대비 기부금 비율 역시 20.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벤츠코리아가 1700억원 배당, 59억원 기부(배당 대비 기부율 3.5%)로 2위를, 한국토요타가 316억원 배당, 13억8000만원 기부(배당 대비 기부율 4.86%)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토요타는 독일차 일색이던 한국 수입차 시장에 새로운 ‘빅3’로 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4년 대비 매출은 94.8%, 영업이익은 273%나 증가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처음으로 316억원을 배당했다. 기부금 역시 2억4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렸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벤츠코리아도 마찬가지다. 2013년 11월 다임러 벤츠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벤츠코리아는 아우디·폭스바겐과 BMW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3위 수준이었다. 디터 제체 회장은 “2020년까지 한국에서 벤츠 차량의 판매를 두 배 이상 늘리고, 투자나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디터 제체 회장의 공언은 어느 정도 현실화됐다. 2014년 대비 벤츠코리아의 매출은 93.8% 증가했다. 여기에 맞춰 기부금도 150%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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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계 “재무제표로 사회공헌 판단 무리”


하지만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배당 대비 기부율이 3%에 크게 못 미치거나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의 경우 매출이 2014년 1659억원에서 지난해 1조177억원으로 513.4%나 증가했다. 100% 대주주인 미국의 재규어랜드로버에 309억원을 배당했지만, 기부금은 4억6000만원을 내는 데 그쳤다. 기부금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최근 4년간 1229억원에서 3226억원으로 매출이 162.5%나 증가했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30억원 이상을 스웨덴의 볼보자동차에 배당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지난해 낸 3억원이 전부다. 배당금 대비 기부금 비율은 3.3%였다. 


혼다코리아의 경우 최근 4년간 매출이 140% 증가하며 111억원을 일본 혼다자동차에 배당했지만, 기부금은 1억140만원에 불과했다. 배당금 대비 기부금 비율이 조사 대상 중 꼴찌인 0.9%였다. 이 밖에도 아우디폭스바겐은 2016년 226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160억원을 독일 아우디 AG에 배당했다. 기부금은 지난해 650만원과 2014년 2억원(1.7%)이 전부였다. 한국닛산의 경우 기부금은 2억5000만원 규모지만 최근 4년간 배당금이 전무해 조사에서 제외했다. 


해당 기업들은 한결같이 억울함을 토로한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재무제표로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한국 진출 후 문화 사업이나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지 않다. 기부금은 기업이 펼치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시각도 나온다. 2014년까지만 해도 아우디폭스바겐은 수입차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매출은 2조6610억원으로, 2위인 BMW(2조2999억원)와 3위인 벤츠(2조2015억원)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당시 이 회사는 5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기부금으로 낸 것은 2억원이 전부였다. 매출이 적었던 벤츠나 BMW가 각각 11억원과 17억원의 기부금을 낸 것과 대조됐다. 


이런 와중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터졌다. 폭스바겐과 계열 브랜드인 아우디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소송도 잇달았다. 이듬해 아우디폭스바겐은 벤츠와 BMW에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이 회사는 4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전혀 내지 않았다. 정부 조사에도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결국 정부는 아우디폭스바겐에 대한 인증 취소와 함께 판매 중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아우디폭스바겐은 3189억원의 매출과 6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판매를 재개했지만 ‘헐값 판매’ 논란에 휩싸이며 체면만 구겨야 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은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BMW가 제2의 폭스바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BMW 차량 엔진의 화재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 건수만 40여 대에 이른다. BMW 측은 대대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8월말 현재 10만 대가 넘는 차량이 안전진단을 받았고, 올해 말까지 리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BMW는 여전히 정부 자료제출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응하고 있다. 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최근 정부세종청사에서 “BMW 520d 차량의 특정 부위에서 화재가 빈번히 발생했다”며 “수차례 기술 자료를 요청했지만 BMW는 자료를 회신하지 않거나 누락한 채 제출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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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제2의 폭스바겐 되나 


화재 사태가 결함 은폐 의혹으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소비자협회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15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BMW 차량 피해자만 1228명에 이른다. 비슷한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덕분에 올해 7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 1위였던 BMW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신차도 마찬가지다. 차량 데이터 조사기관 카이즈유연구소가 잠정 집계한 8월 수입차 등록 대수에 따르면, BMW는 지난달 2400여 대를 판매했다. 전달보다 40%가량 줄어든 수치로,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BMW가 엔진 화재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제2의 폭스바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영 전문가들은 수입차업계가 국내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권상집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즘 기업의 최대 화두는 사회공헌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기업일수록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면서 “수입차업체들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크기 위해서는 기부나 투자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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