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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판 실크로드’ 성패의 갈림길 서다

시진핑의 야심작 ‘일대일로’ 5년의 빛과 그림자

모종혁 중국 통신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9.19(Wed) 08:00:00 | 1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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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월27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한정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잉융 상하이시장, 처쥔 저장성 서기 등 중국 당·정·지방정부 지도자들이 운집했다. 리젠훙 초상국그룹 회장, 리수푸 지리그룹 회장 등 국영 및 민간기업 CEO도 대거 참석했다. 이 행사는 시 주석이 국정과제로 밀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 추진 5주년 좌담회였다.

 

#2. 9월3일 같은 장소에서 아프리카 전체 54개국 중 53개국 정상이 모였다.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국영 CCTV가 생중계한 개막식에서 시 주석은 아프리카 ‘조공국’을 맞이하는 황제와 같았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아프리카와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길 원한다”며 “향후 아프리카 각국에 무상원조 150억 달러를 포함한 600억 달러 규모의 경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일대일로를 통한 협력만이 발전을 위한 상생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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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국의 영화 재현 야망 ‘일대일로’

 

시 주석의 일대일로는 중국 주도로 전 세계 무역·교통망을 연결해 육상 및 해상 경제벨트를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다. 현재 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3개국 및 국제기구와 협력해 세부적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구상은 2013년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이 나자르바예프대학의 강연에서 처음 공개했다. 시 주석은 “유라시아 각국의 경제 관계가 갈수록 밀접해짐에 따라 상호 협력이 심화되고 있어 새로운 발전 모델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뒤 중국 정부는 일대일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2014년 4월 리커창 총리는 하이난다오의 보아오포럼에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 총리는 일대일로를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고속철도를 건설해 시안-우루무치(烏魯木齊)-중앙아시아-터키-독일을 잇고, 기존 항구를 확장하거나 새 항구를 건설해 취안저우(泉州)-광저우(廣州)-싱가포르-방글라데시-탄자니아-홍해-지중해를 연결하자는 것이다.

 

이 청사진엔 중국의 속뜻이 명확히 드러났다. 중국 역사상 최대 영역을 구축했던 당나라의 시안과 원나라의 취안저우를 기점으로 전 세계를 잇는 신(新)실크로드의 구축이었다. 옛 제국의 영화를 21세기에 재현하려는 야망이다. 따라서 일대일로는 시 주석이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18차 전당대회에서 총서기로 등극하면서 집권 목표로 내세운 ‘중국몽(中國夢)’의 실행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중국몽은 시 주석이 전당대회에서 밝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꿈’을 가리킨다.

 

만 5년이 지난 지금 일대일로는 얼마나 진척됐을까. 8월20일 신화통신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성과물을 집중 소개했다. 먼저 중국은 2016년 1월 일대일로 사업의 추진 자금을 조달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시켰다. AIIB는 당초 우려와 달리 영국·독일 등 유럽 국가까지 참여했고, 회원국은 77개국으로 늘어났다. 육상 실크로드 사업으론 2017년 7월 시안에서 우루무치에 이르는 2300km의 고속철도가 개통됐다. 또한 같은 해 11월 헝가리와 세르비아를 잇는 고속철도 건설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해상 실크로드 사업으론 2016년 4월 중국이 그리스 피레우스항만의 지분 67%를 인수했다. 중국은 유럽에 중요한 거점을 확보했다. 2017년 12월 인도양의 몰디브와 FTA를 맺었다. 체결 전 우호대교를 건설해 줬고 그 뒤엔 신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을 따냈다. 국가별로는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을 야심 차게 추진 중이다. CPEC는 2015년 4월부터 신장(新疆)위구르족자치구 카슈가르에서 과다르항까지 3000km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중국은 인도양 요충지인 과다르의 40년 항만 운영권을 취득했다. 또한 주변 33만4500㎡의 부지도 사들였다. 그곳에 1억5000만 달러를 들여 50만 명이 살 수 있는 중국인 전용도시를 건설 중이다. 460억 달러를 투자하는 CPEC 사업과 다른 인프라 사업을 더하면 중국은 파키스탄에 620억 달러나 쏟고 있다. 방글라데시에는 30억 달러를 제공해 갠지즈강에 길이 6.15km의 파드마대교를 건설 중이다. 파드마대교는 당초 세계은행에서 차관을 받으려다가 실패해 취소됐던 사업이다.

 

모든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건 아니다. 중국이 공을 들였던 미얀마의 차우퓨항만 건설은 난항에 부딪쳤다. 차우퓨는 믈라카 해협에서 인도양으로 넘어가는 요충지다. 이 항구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은 차우퓨와 윈난성 쿤밍을 잇는 770km의 송유관과 가스관을 이미 건설했다. 후속 조치로 90억 달러를 들여 심해항을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빌린 건설비를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항만 운영권이 중국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사업 진행을 미루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선 중국 기업이 믈라카 해협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14㎢의 인공섬을 건설하는 사업도 무산 위기에 몰렸다. 8월27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인공섬 주거시설에 입주하는 외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공섬 내 아파트를 미리 분양했는데 개인 구매자의 70%는 중국인이었다. 그로 인해 말레이시아에선 국토 일부를 중국에 팔아넘겼다는 비난 여론이 거셌다. 모하맛 총리는 그런 여론을 등에 업고 지난 5월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했다.

 

 

中 ‘일대일로’ 전략적 궤도 수정하나 

 

일대일로에 대한 미국의 대응과 일부 참가국의 회의는 더 큰 문제다. 미국은 일본·호주·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해상 실크로드를 봉쇄하려 한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일부 참가국은 중국에서 빌린 차관으로 빚더미에 빠지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투자는 무상원조가 아닌 상업적인 목적의 대출, 수출신용, 보조금 등이 대부분이다. 케냐는 대외 부채의 21%를 중국에서 조달했고, 파키스탄은 부족한 외화를 계속 중국에서 공급받는다.

 

중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일부 국가 정상은 부채 탕감을 요구했다. 시진핑 주석도 그 점을 고려해 일대일로의 순수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일대일로가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시 주석은 중국몽과 일대일로를 두 축으로 절대권력을 강화해 왔다. 따라서 집권 2기에 들어선 시 주석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중국인들 사이에서 국가 재부(財富)를 별다른 성과 없이 해외에 쏟아 붓는다는 비난 여론이 급등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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