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2% 정상회담 "잘했다"…대통령 지지율도 급등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9.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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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보수 지지층에서도 긍정평가

2박3일 간 숨 가쁘게 이어진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막을 내린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이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일 부동산 정책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오랜만에 상승 곡선을 그렸다. 남북정상회담 컨벤션 효과가 톡톡히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이 모이는 추석 밥상머리 민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월20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매우 잘했다는 답변은 52.5%, 잘한 편이었다는 답변은 19.1%로, 긍정평가가 71.6%로 집계됐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을 제외한 모든 지역·연령·이념성향·정당 지지층에서 ‘잘했다’는 평가가 앞섰다. 한국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경우 부정평가(54.4%)가 긍정평가(34.2%)보다 많았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정책 등 다른 쟁점에 대한 조사와 비교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이들의 긍정평가는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긍정평가가 과반을 넘겼으며(긍정 52.4%, 부정 35.7%), 주요 지지층인 60대 이상에서 역시 “잘했다”는 평가가 2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긍정 65.4%, 부정 27.7%).

 

평양정상회담 사흘째인 9월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하락세였던 대통령 지지율도 급반등

 

최근 두 달여 간 빠른 속도로 떨어지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눈에 띄는 반등세를 보였다. 8월 들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50%대까지 떨어졌다. 일부 조사에선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핵심 원인으로 꼽혀왔다. 단순히 취임 2년차에 겪는 조정기 수준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나오던 차였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효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0%선 안팎으로 크게 올랐다.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정상회담이 진행된 2박3일 간 조사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3%포인트 오른 59.4%를 기록했다. 하락세를 그린 지 6주 만에 기록한 반등세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이 발표된 9월19일 한때 지지율은 8월6일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기도 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같은 기간 조사한 결과 역시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61%를 기록했다. 전주 같은 조사 결과와 비교해 11%p가 상승한 수치다.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26%), '남북정상회담'(14%), '대북/안보 정책'(12%), '외교 잘함'(8%) 등 대부분 정상회담과 관련된 답변이 나왔다.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움직여왔던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모처럼 상승곡선을 그렸다. 위와 같은 리얼미터 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6%로 전주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자유한국당 13%를 기록해 전주대비 2%포인트 가량 소폭 상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대화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北 합의 이행 대해선 비관 전망 늘어

 

한편 북한이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앞으로 잘 지킬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해선 지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비해 다소 비관하는 전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와 같은 한국갤럽 조사 결과, 해당 질문에 대해 49%가 '잘 지킬 것'이라고 답해 1차 회담 당시 조사 때보다 9%포인트 낮게 기록됐다. 반대로 북한의 합의 내용 이행 여부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한 응답은 35%로, 지난번보다 15%포인트 크게 늘었다. 지난 1차 회담 이후부터 이번 정상회담 전까지 북미관계 등 한반도 정세가 다소 정체돼 왔던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통일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응답자 중 65%가 '10년 후쯤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빨리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가 19%, '통일되지 않는 것이 낫다'가 12%로 각각 조사됐다. '통일을 빨리해야 한다'는 응답은 50~60대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 여론조사개요

 

리얼미터(TBS 의뢰) : 9월18일~9월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8.3%,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리얼미터(CBS 의뢰) : 9월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8.5%,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 

 

한국갤럽 : 9월18일∼9월2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 14%.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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