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 명칭’ 놓고 또 갈라진 창원과 마산
  • 경남 창원 =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8.11.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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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빠진 야구장 있을 수 없다” vs “창원에 있는 야구장에 마산이 웬말”

11월19일 오전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 옛 마산지역의 시민단체로 구성된 마산야구장명칭사수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들은 작심한 듯 “(창원시) 해당 부서의 일방적 행태는 마산 사람들의 정서를 무시하고 있다”면서 말을 꺼냈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과 관련해 창원시가 최근 ‘마산’을 제외한 채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을 한 데 대한 정면 비판이었다. 이들은 지난 13일부터 ‘마산야구장은 마산의 이름으로’ 등이 적힌 현수막 100여 개를 마산지역 곳곳에 걸었지만, 창원시가 이를 일부 철거하자 기자회견까지 강행한 것이다. 

 

11월19일 신축 야구장에 '마산' 명칭을 넣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옛 마산지역 시민단체 회원들 ⓒ 이상욱 기자

 

 

창원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 구성’…“시민 공감하는 명칭 마련”

 

앞선 지난 12일 마산지역에 지역구를 둔 여·야 경남도의원과 창원시의원 16명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은 야구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며 “마산'이 빠진 야구장 명칭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3~14일 창원시청 홈페이지엔 “NC다이노스 야구장 명칭에 ‘마산’이라는 이름을 넣어선 안된다”, “연고지가 창원시인 NC다이노스 홈구장에 마산이 무슨일”, “창원에 있는 야구장에 마산이 웬말입니까” 등 게시글이 쇄도했다. 주로 성산구와 의창구 등 창원지역 시민들의 목소리란 분석이다. 이처럼 새 야구장 명칭 선정을 놓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시민 등 가릴 것 없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명칭 선정 방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해 이날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가 구성됐지만, 논란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새 야구장 명칭은 정치권 계파 등을 불문하고 출신 지역으로 갈라진 모양새다. 

 

새 야구장 명칭을 놓고 펼쳐지는 지역별 육박전은 옛 마산·창원·진해 세 지역 행정구역 통합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다. 마산지역 시민들은 통합 이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마산’ 명칭을 그 지역 행사와 건물에 새기려고 온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창원지역 시민들은 맹목적인 희생만 강요받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불만이다. 이같은 통합 후유증이 새 야구장 명칭 갈등의 단초라 볼 수 있다. 

 

이날 창원시는 시의원 3명, 시민갈등관리위원과 공론화위원, 창원야구소프트볼협회와 NC 구단 관계자, 언론인 등 8명이 포함된 새 야구장 명칭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자체 논의를 거쳐 시민대표 5명의 공모 방법을 결정한다. 이어 시민대표가 결정되면 선정위원회는 본격적으로 새 야구장 명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창원시 관계자는 “앞서 새 야구장 명칭을 결정하는데 여론 수렴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선정위원회가 시민 여론 수렴·심층 토론을 거쳐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명칭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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