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경기 수원 팔달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4.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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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땀 나는 남경필 신나는 박공우
수원 지역은 2000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모두 석권했다. 2002년 대선 때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지만,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열린우리당은 이곳에 경제 부총리를 지낸 김진표씨와 수원시장을 지낸 심재덕씨를 공천해 바람몰이를 시도하면서 한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 우리당은 수원의 네 지역구를 모두 전략 지역으로 정해 경선 없이 후보를 내보냈다.

탄핵 역풍을 맞고 있는 한나라당은 당선 안정권에 들어 있다고 평가되던 남경필 후보마저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크게 추월당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수원 전체를 하나의 선거구로 보고 함께 공약을 발표하고 시장을 방문하는 등 지역구 경계를 넘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탄핵 직전만 해도 39% 대 18%로 상대 후보를 압도했었는데….” 3월18일 한나라당 남경필 후보의 한 측근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중부일보 3월18일자에 따르면, 수원 팔달 지역구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열린우리당 박공우 후보가 한나라당 남경필 후보를 44.4% 대 21%로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탄핵안 통과 이후 불과 며칠 사이에 박후보는 30%나 오른 반면, 남후보는 13%가 떨어진 것이다.

팔달에 출사표를 던질 때 장렬히 전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던 박후보는 요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선거가 될 것 같다. 밑바닥 민심이 끓고 있다”라며 자신감에 차 있다. 연세대를 나와 노동운동을 하다가 변호사가 된 그는 2002년 2월 민주당 팔달 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박후보측은 탄핵 정국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규정하면서 말보다는 일 잘하는 정치인을 뽑자고 호소하고 있다. 남후보가 재력가인 데다가 이미지도 괜찮고 조직을 잘 관리해 와서 뚜렷한 흠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후보와 맞서 3선을 노리는 남후보는 ‘큰인물론’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남후보측은 수원에 거물 정치인이 없어서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이 유권자 저변에 깔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행정 수도 이전과 국가균형 발전론 등 노무현 정부가 내세운 주요 공약들이 수원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후보는 승패의 관건을 서로 다르게 본다. 남후보는 “이번 총선은 수원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세력과 죽이려는 세력과의 한판 승부이다. 유권자들이 막판에는 이성적인 선택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후보는 “젊은이들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을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팔달 지역에는 두 후보 외에 김필용씨가 민주당 후보로, 시의원을 지낸 양종천씨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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