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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올해의 인물' [스포츠]그린 위의 새별 박세리 · 이동국

세계 여자 골프 석권… 프로 축구 열풍 견인

李哲鉉 기자 ㅣ 승인 1998.12.31(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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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한국축구 대들보:이동국은 프로축구 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아래)여왕 등극:박세리는 뛰어난 기량과 투지로 세계를 제패했다. AP연합
 
올해 한국 스포츠 스타 가운데 가장 밝게 빛난 별은 박세리이다. 세계 골프계는 한국에서 온 앳된 소녀로 인해 발칵 뒤 집혔다. 박세리는 데뷔 첫해인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선수권과 미국 오픈을 석권했고 제이미파클로거클래식에서는 미국 여자 프로 골프 사상 18홀 최저타(10언더파 61타)와 72홀 최저타 타이(23언더파 261타) 를 동시에 기록해 세계 골프팬들을 사로잡았다.

낸시 로페스 이후 가장 두드러진 신인으로 평가 받는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신인상’ 을 받았다. 미국 골프기자협회(GWAA)는 박세리를 ‘올해의 선수’로 뽑았다. LPGA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애니카 소렌스탐에 뒤져 2위를 차지했으나, 미국 골프 기자들은 박세리를 올해 LPGA 투어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로 인정한 것이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designtimesp=6390>은 98년 스포츠 부문 10걸에서 박세리를 5위에 올려놓았다. 박세리는 한국의 골프 유망주에서 이제 세계 스포츠계의 최고 스타 반열에 끼게 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해 갖가지 골프 대회를 주관하는 주최측은 박세리를 모시기 위해 전용 비행기까지 보낼 정도이다.

세계 골프 팬의 우상으로 떠오른 박세리에 대해 한국민이 갖는 감정은 남다르다. 지난해 말 외환 위기를 겪으면서 한국민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실직자들은 거리에 넘쳐났고 기업들은 잇달아 쓰러졌다. 주위 어디를 보아도 불길한 소식만 떠돌고 있을 때 박세리는 태평양 건너편에서 한국인들의 가슴에 희망의 샷을 날렸다. 경제난에 지친 한국인은 세계 여자 골프 정상에 오른 박세리의 활약을 지켜보며 환호했다. 특히 미국 오픈 대회에서 공이 물가 러프에 빠졌을 때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물에 들어가 공을 쳐내 위기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는 한국을 떠 올리기도 했다.

한국인 긍지 일깨워… 마무리 안좋아 아쉬움

이동국은 박세리만큼 두드러진 성적을 네지 못했지만 한국 축구 부흥에 크게 기여한 수훈 갑이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졸전을 벌여 대회 기간에 감독이 교체되는 수모를 겪은 한국 축구에 축구팬들은 등을 돌리려 했다. 이때 대표팀 후보 명단에 끼어 있던 이동국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네덜란드전에서 잠깐 뛴 이동국의 활약을 보면서 국민은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텅 비었던 프로축구 경기장에 10대 청소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이후 한국 프로 축구는 프로 야구를 누르고 최고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박세리와 이동국은 올해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박세리는 시즌 막바지에 들어가면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해 소렌스탐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빼앗겼다. 시즌 말에는 코치 리드 베터와 불화가 생겨 코치 재계약을 포기했다. 박세리를 지금까지 키워 온 리드베터 코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보도(of the record)를 전제로 ‘세리는 추락을 시작했다’ 라고 말했다. 또 지난 1년 동안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매니저 길성용씨와도 재계약하지 않고 미국 LPGA 홍보 담당인 팀 맥널티를 새 매니저로 영입 했다

이동국은 아시안게임 내내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방콕 아시안 게임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기대만큼 뛰지 못해 허정무 감독으로 하여금 국가 대표 감독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대로하게 만들었다. 결국 베트남전 선발 선수 명단에 빠지게 되었다. 최용수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던 이동국의 부진은 우승을 꿈꾸던 한국 팀이 8강전에서 탈락하는 참변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9월 <시사저널 designtimesp=6402>과 가진 인터뷰에서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유명세를 타 훈련을 게을리하거나 정신이 해이해지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그 예언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국인들은 나이가 어린 이 두 선수가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혜성이 아니라 금성처럼 밤하늘에 언제나 빛나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박세리는 지난 12월9일 미국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거행된 LPGA 시상식에서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올해처럼 오랜 시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들이 겪는 2년생 징크스를 극복하려면 처음 시작했을 때 가졌던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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