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주먹’을 사랑하다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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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 조폭 두목 김태촌·조양은과 절친
조용기 목사의 폭넓은 인맥 가운데 유독 관심을 끄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김태촌씨와 조양은씨다. 조목사와 김태촌씨의 인연은 1980년대 말로 거슬러올라간다. 인천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는 인천순복음교회 최성규 목사 소개로 조용기 목사와 연을 맺었다. 김씨가 1989년 폐암 선고를 받고 형 집행정지로 풀려나자 조목사는 병원으로 찾아가 안수 기도를 여러 번 해주었다.

김태촌씨의 친구이자 서방파 부두목이었던 손하성씨는 “조목사님은 아침 저녁으로 태촌이에게 안수 기도를 해줬고 우리는 목사님을 모시고 집회를 돌았다. 우리는 목사님 경호원보다 더 안쪽에서 경호했다. 행사 분위기를 잡는 것도 우리 몫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여러 차례 신앙 간증을 하기도 했다.

김태촌씨는 조목사 집안 일에도 적극 나설 정도로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다. 1991년 김씨는 조목사의 아들 희준씨 이혼에 개입했다. 당시는 희준씨와 유리코 씨 사이에 혼담이 오가는 시기였다. 희준씨의 첫 번째 부인 나 아무개씨의 어머니는 재판에 나와 “김씨가 ‘10억원을 줄 테니 딸을 맡기고 이혼하라’고 강요했다”라고 진술했다. 아버지 나씨는 “김씨가 ‘우리가 협박 전화를 한다고 떠들고 다니면 가족을 싹 쓸어버리겠다’라고 협박했다”라고 증언했다. 김씨의 운전기사였던 구 아무개 목사가 검찰에 제출한 비망록에 따르면, 김씨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알려 조처를 취하도록 한 첫 번째 인물이 조용기 목사였다.
조목사와 김씨는 현재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사회보호법 재심을 청구한 김씨를 위해 조목사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씨의 누나 숙자씨는 “감사하게도 조목사님이 김태촌 형제가 석방되면 올바른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고 기도하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써주었다”라고 말했다. 조목사는 11월17일 있었던 김씨 아들의 결혼식에는 금일봉을 보냈다. 김씨는 “나와 조목사님의 17년 인연, 사생활 등을 다 이야기하면 세계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목사와 두목들, 서로를 이용했다”

조양은씨는 순복음교회 권사인 어머니의 권유로 순복음교회와 연을 맺었다고 한다. 조씨는 1995년 조목사의 주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조씨는 지난 2월 순복음교회 재단 한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조씨는 “조목사님과 자주 만난다. 목사님이 신앙 활동과 사회 활동 양쪽 면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다”라고 말했다.

검찰 한 고위 간부는 “조목사는 주먹계 보스를 전도했다고 설교했고, 김태촌과 조양은은 조목사를 통해 조직에서 손을 씻었다는 듯한 믿음을 주었다. 양쪽이 서로를 이용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에 다니는 한 전직 법조인은 “검사가 30명, 법조인이 100명 넘게 다니는 교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깨들이 설치고 다닌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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