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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펀드, 아이디어는 좋은데...

대북 사업 돈줄로 ‘남북경협펀드’ 제시돼…수익 보장 등 난제 수두룩

장영희 기자 ㅣ 승인 2003.08.12(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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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협 펀드’가 대북 사업의 돌파구를 여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 제기된 남북경협펀드는 정치권과 일부 북한 전문가 사이에서 현대아산을 국민기업화하자는 아이디어와 비슷한 시기에 나왔을 뿐더러 맥락도 비슷하다.

남북경협펀드의 골자는 이 펀드를 조성· 운용할 증권사와 투신운용회사가 옛 현대 관련 회사와 대북 사업에 관심을 가진 대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현대아산 외 어떤 기업도 독자적인 대북 사업 추진에는 고개를 흔들고 있지만, 아예 발을 빼는 것에도 불안해 하는 정서가 있어 펀드 투자로 발을 걸치게 하는 방식이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어차피 대북 사업은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크지만 위험이 큰 만큼 기대 수익도 큰 대표적인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주식 갖기 운동이 현대아산의 유상 증자(자본금 확충)를 통해 일반 국민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라면, 남북경협펀드는 경협 사업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어서 포괄 범위는 적지만 투자 주체는 확실하다. 펀드 설정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대아산의 지분 10∼20%를 갖는, 지분 참여 방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남북경협펀드는 아직까지 아이디어 수준이다. 이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도 한마디로 ‘아이디얼하다’였다. 취지는 좋지만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갖는 것이다. 실제로 대북 사업을 지원하자는 국민적 분위기가 무르익더라도 펀드가 설정되기까지는 첩첩산중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SOC 펀드 같은 특정 목적을 가진 펀드가 선보였지만, 남북경협펀드는 그야말로 실험적인 아이디어여서 우선 기술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무엇보다 남북한 당국 차원에서 투자와 수익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4대 경협 합의서 발효를 앞두고 있고,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서는 지난해 11월 북한이 금강산관광지구법을 제정해 그 어느 때보다 법적·제도적 틀이 마련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남북경협펀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에 어떻게 투자할지, 투자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수 있을지 세부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보다 대북 사업의 수익성과 위험의 크기를 계량화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은 투자에 따른 수익성의 크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투자에 따른 위험도 떠안으려 할 것인데, 대북 사업은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증권사 관계자는 뭔가 될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면 기가 막히게 돈냄새를 잘 맡는 것이 기업이라고 말하면서 낙관했다. 국민주와 펀드, 두 가지 불씨가 지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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