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반 뜨자 '리눅스'도 뜬다
  • 이문환 기자 (lazyfair@e-sisa.co.kr)
  • 승인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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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소프트웨어에 관심 급증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강화되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검찰 단속에서 가장 많이 적발된 프로그램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그래서 최근 윈도를 대체할 차세대 운영 체제(OS)로 꼽히는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핀란드 출신인 리누스 토발즈가 개발한 리눅스는 사용자가 마음껏 복사·배포·수정을 할 수 있는 '자유 소프트웨어'로, 윈도보다 안정적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 컴퓨터 전문가들에게 호평받는 운영 체제이다. 하지만 네트워크 환경에 맞도록 개발되어 일반인이 개인용 컴퓨터에 설치하기는 쉽지 않았다. 게다가 'MS 오피스'와 같은 사무용 프로그램·게임 등 응용 소프트웨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리눅스 확산에 걸림돌이었다.


리눅스 사무용 프로그램도 곧 선보여




하지만 지난해부터 리눅스는 점점 쉽고 편한 운영 체제로 발전하는 추세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한글 리눅스 배포판은 레드햇·칼데라·SuSe 등 5∼6 종류. 이 중에서 미지리서치가 개발한 미지리눅스는 컴퓨터 초보자도 '아무 생각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든 리눅스이다.


미지리눅스를 구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미지리서치 홈페이지(www.mizi.co.kr)에서 내려받거나 미지리서치측에 우편 배송을 신청하는 것이다. 우편으로 받을 경우 CD와 매뉴얼 가격으로 4만4천원을 내야 한다. 미지리눅스를 CD로 설치할 경우, CD를 넣고 컴퓨터를 부팅한 뒤 마우스를 2∼3회 클릭하면 설치가 끝난다.


서버용으로 만들어진 다른 배포판과 달리 미지리눅스는 개인 컴퓨터용으로 개발되어 프로그램 크기가 작을 뿐만 아니라 설치 속도도 빠르다(펜티엄 3·550Mhz 기준으로 5분). 게다가 사용 환경도 윈도와 같은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쓸 수 있다. MP3·MPEG·DivX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과 넷스케이프와 같은 인터넷 브라우저는 기본적으로 설치된다.'http://freshmeat.net' 'www.linux.co.kr' 등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리눅스용 응용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다.


리눅스 확산에 걸림돌이었던 사무용 프로그램 부재도 곧 해결된다. 1999년 선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세계 시장에 선보인 '스타오피스'가 곧 한글판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MS 오피스와 기능이 같은 스타오피스는 개인·기업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이다. MS 워드 2000·엑셀·파워포인트·로터스 등 각종 파일을 90% 이상 읽어들일 수 있고 윈도·리눅스·솔라리스 등 어떤 운영 체제에서도 작동하므로 스타오피스만 있으면 MS 오피스 없이도 사무 작업을 할 수 있다. 미지리서치는 스타오피스 한글 배포판 중 하나인 '오픈 오피스' 시험판을 보급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으면 무료이고, 만원을 내면 네 차례에 걸쳐 CD 4장을 보내 준다.


게임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윈도에서 즐겼던 게임을 리눅스 환경에서도 즐기고 싶다면 'www.lokigames.com'을 찾으면 된다. 리눅스 게임 전문 업체인 이 곳에서는 〈히어로스 마이트 & 매직 3〉 〈언리얼 토너먼트〉 〈퀘이크 3 아레나〉 등 인기 게임을 20∼30 달러에 구할 수 있다.


앞으로 국내에서 리눅스를 보급하는 관건은 한글 문제다. 코리아 리눅스 아카데미 김성식 원장에 따르면, 리눅스용 한글은 아직 서체가 다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확대·축소할 때 글자가 깨지는 경우가 많다. 업무용으로 활용하기는 시기 상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것이 요즘 추세인 만큼 앞으로 리눅스와 같은 '공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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