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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진상규명위 "권한 · 인력 한계 절감"

고제규 기자 ㅣ unjusa@e-sisa.co.kr | 승인 2001.09.1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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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황인성 사무국장 인터뷰/
"9월부터 성과물 나올 것"


재야 출신 황인성 사무국장은 인터뷰하는 동안 유난히 '관용'을 강조했다. 그는 왜 '너그럽게 용서한다'는 뜻을 지닌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되었을까. 황사무국장은 아마도 무던히 참고 용서하느라 마음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는 1970∼1980년대 그 어둡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 치열하게 살고 있다.





"의문사는 유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불행한 시대를 함께 겪은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기 바란다." (황인성 사무국장)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접수된 83건 가운데 공식적으로 8건을 해결했다. 너무 속도가 느린 것 아닌가?


유가족 처지에서는 진척 속도가 느리게 느껴질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우리도 가능한 한 빠르고, 그러면서도 한점 의혹 없이 성실하게 조사하려 한다. 조사 권한과 인력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다. 예를 들면 이철규 열사 사건은 경찰·검찰·국정감사 등 수백명 인력이 동원되어 조사했다. 그런데 우리는 단 두 사람이 조사하고 있다. 자료를 검토하기에도 부족한 인력과 시간이다.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켜 봐 달라. 앞으로 사실 관계가 명확한 사항부터 발표하면서 속도를 낼 작정이다. 9월부터 일정 정도 성과물이 나올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가능하면 연말 안으로 모든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민간단체 출신 조사관과 기관 조사관 사이의 갈등이 위원회 활동에 걸림돌이라는데?


있는 것을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 조직이나 내부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조직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쫓고 쫓기던 관계였다. 이런 차이가 업무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민간 조사관만으로 위원회가 운영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기관에서 파견된 조사관만으로 조사를 진행해서도 안된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번에 민간 조사관과 기관 출신 조사관을 따로 불러 불만 사항이 있는지 경청했다. 얼굴을 맞대고는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생각보다 인식 차이가 컸다.


그렇다면 위원회 활동을 위해서라도 이런 갈등을 해결해야 하지 않나?


위원회에서는 관용을 강조하는 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과장급들이 지휘를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방적인 논의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갈 것이다. 회피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국정원·법무부·기무사 등 관련 기관과 협조가 잘 되는가?


겉으로 보기에는 협조적이다. 중요한 것은 내용과 질이다. 우리가 꼭 필요한 자료를 넘겨 받아야 하는데, 솔직히 말해 힘들다. 우리 내부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다. 필요한 자료를 꼭 집어서 제출하라고 요구하지 못하고 뭉뚱그려서 자료를 내놓으라고 하면, 대부분 관련 기관은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 우선 우리 내부의 조사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어느 조직이나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문서고를 뒤져서라도 꼭 관련 자료를 찾아내겠다.


위원회 활동이 법적으로 지나치게 한정되어 있다. 위원회 나름의 복안이 있는가?


반인도적인 범죄에는 공소 시효를 적용하지 않는다. 국제 관습법으로 인정될 만큼 보편적이다. 우리 위원회도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 시효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사권과 관련해 실효성 있는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통화 내역이나 금융 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최소한의 권한은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이만큼 진행한 것은 국민들의 힘이 컸다. 위원회가 조사하는 당사자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인권을 억압하는 정권 아래에서는 누구나 희생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가족들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불행한 시대를 함께 겪은 국민 모두의 문제다.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기 바란다.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죽음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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