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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혁명 몰고온 '특별한 강좌'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CEO·임원 교육…기업 경영 패러다임 바꿔

안은주 기자 ㅣ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5.01.10(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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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강좌 하나가 기업의 운명과 나아가 한국 기업들의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이 개설한 ‘뉴밀레니엄 과정’과 ‘뉴비전 과정’은 많은 한국 기업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

1999년 처음 개설된 ‘뉴밀레니엄 과정’은 CEO를 대상으로 한 디자인 전문 강좌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프로그램이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사고를 혁신하지 않으면 디자인 강국을 이룰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위로부터의 디자인 혁명’을 꿈꾸며 탄생한 프로그램이었다.

1999~2000년 국내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영자 2백70여 명이 이 과정을 거쳐 갔다. 구자홍 LG전자 전 부회장, 삼성문화재단 한용외 사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삼성가의 홍석현·홍라희씨 남매, SK의 최태원·노소영 부부 등 당시 한국 경제계를 움직이던 주요 인사들은 뉴밀레니엄 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시각을 바로잡고, 디자인 경영을 도입할 필요성을 깨달았다. 이들은 디자인과 경쟁력, 디자인과 문화, 디자인 강국 만들기와 같은 이론을 배우고, 반별 프로젝트, 현장 수업, 국내외 디자인 기행 등을 통해 디자인의 중요성을 몸으로 익혔다.

이 과정을 마친 CEO들은 회사로 돌아가 디자인을 핵심적인 경영 이념으로 정착시켰다. 구자홍 전 부회장은 1999년 곧바로 LG전자의 4대 핵심 역량에 디자인을 넣고, 디자인 분야를 집중 육성했다. 윤창길 크라운제과 사장은 이 과정을 마친 뒤 크라운제과의 CI를 새로 바꾸고, 제품 하나하나에 브랜드 스토리와 디자인을 도입했다. 김광석 참존 회장은 이노디자인 김영세 사장의 ‘디자인 파워’ 강의를 들은 다음날 바로 중역회의를 열어 해마다 매출의 10분의 1을 디자인 업그레이드 예산으로 책정했다.

“이제 디자이너들이 사장 안목 못 따라간다”

1999년 뉴밀레니엄 강좌를 들었던 캡스 이혁병 사장은 “강의를 듣기 전에는 무인 경비업체에 무슨 디자인 경영이 필요하겠나 싶었는데, 공부를 해보니 디자인 경영은 사업 분야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의 핵심 경영 요소였다”라고 말했다. 뉴밀레니엄 과정은 위로부터의 혁명을 성공시켰고, 한국 기업들은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2년 동안 주요 기업 경영자 교육을 마친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은 2001년 ‘뉴비전 과정’을 개설해 지난해 12월까지 대기업 임원과 중소기업 대표 2백여 명을 교육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뉴밀레니엄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나 건 원장은 “국내 경영자들에 대한 교육은 충분하다고 본다. 디자인 경영이 도입되기 전에는 사장이 디자인을 모르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설득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는데, 이제는 디자이너들이 사장의 안목을 못 따라 가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실무자 교육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래서 오는 3월부터는 ‘액션 과정’을 만들어 실무자를 위한 디자인 경영 교육을 실행할 계획이다.

나 건 원장은 디자인의 최근 트렌드는 ‘How to design’이 아니라 ‘What to design’이라고 분석한다. 디자인의 경쟁력은 스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아이디어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디자인은 여전히 폼과 스타일에 치우쳐 있다. 나원장은 “좋은 디자인은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데서 출발한다. 사랑이 없으면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액션 과정’을 통한 디자인 실무자 교육은 거기서부터 출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영자 교육으로 한국 기업을 새롭게 디자인한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이 이제는 실무자 교육을 통해 한국 디자인의 패러다임을 다시 한번 바꾸어 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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