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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의문사위 “허원근 일병은 타살되었다”

2기 의문사위, 군 특조단의 ‘자살’ 결론 정면 반박

주진우 기자 ㅣ ace@sisapress.com | 승인 2004.06.15(Tue)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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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4월2일. 강원도 화천 육군 7사단에 근무하던 허원근 일병이 첫 휴가를 하루 앞두고 3발의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당시 군은 허일병이 중대장의 가혹 행위로 인해 군복무에 적응하지 못하다 폐유류고 뒤에서 자신의 M16 소총으로 세 발을 쏘아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02년 8월 1기 의문사진상조사위원회(의문사위)는 군 수사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의문사위의 조사 결과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중대장이 마련한 회식 도중 술에 취한 노 아무개 중사가 자신의 M16을 가지고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오발을 했는데 이 탄환에 허일병이 맞았다. 중대장은 대대 상황실로 “허원근이 자살했다”라고 허위 보고했다. 대대장이 복귀한 후, 자살로 은폐하기 위해 폐유류고 뒤에서 누군가가 허일병에게 두 발을 더 쏘았다. 두 발을 더 맞을 때까지도 허일병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허일병은 분명 타살된 것이다.

의문사위의 발표가 있자, 국방부는 30여 명의 수사관과 자문위원으로 ‘국방부 허일병 사망 사건 특별진상조사단’(특조단)을 꾸렸다. 2002년 10월 특조단의 발표는 의문사위의 타살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1984년 군이 발표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내성적인 허일병이 중대장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자살했다’는 결론을 내린 특조단은 의문사위가 허일병 사건을 타살로 날조함으로써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의문사위는 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보안사의 개입 부분과 대대장 등 지휘 라인의 은폐 조작 부분에 접근이 부족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국방부 특조단과 의문사위가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조선일보는 자살 의혹을 보도했고, <시사저널>이 조선일보의 ‘이상한’ 취재 방식을 추적 보도하면서 허일병의 죽음은 논란에 휩싸였다(<시사저널> 제672호 참조).

2003년 10월23일 2기 의문사위는 사건 당시 헌병대와 특조단의 조사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조사 재개를 결정했다. 8개월 간의 2차 조사 결과를 오는 6월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허일병은 자살하지 않았다는 의문사위의 2차 조사 결과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특조단은 진실 규명 의지 없었다”

총을 쏜 당사자로 지목되는 노 아무개씨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으나 참고인 전 아무개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었다. 참고인을 제외한 중대본부 요원들은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다. 또 미국의 검시관과 총기감식반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사건 기록 사진에 나타난 현장은 사망 장소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LA 경찰국 과학수사부 총기감식반과 뉴욕 경찰국 현장감식반은 시체 주위에 피가 없고 뇌조직이 산재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들어 누군가 시체를 옮겼다고 밝혔다.

2기 의문사위 관계자는 “특조단이 군 헌병대의 수사 결과만 믿었지 진실을 규명하려는 의지는 아예 없었다. 그들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참고인들을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로 진술 번복을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의문사위는 헌병대 기록이 조작되었고, 헌병대에서 수사할 때 중대본부 요원들에 대한 고문 및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7대 국회는 의문사위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자살이라고 주장하는 국방부 특조단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문사위의 2차 발표로 인해 허일병의 죽음은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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