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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이창복 권노갑 윤여준

ㅣ 승인 1999.12.2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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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복’인지 ‘이왕복’인지 재야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의장을 지낸 민주신당 이창복 고문은 석 달 전 정치 개혁의 깃발을 휘날리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런데 지난 12월8일 기자회견을 취소한 전후의 행보를 보면, 그가 과연 줏대 있는 정치인으로 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1인 통치 반대와 자민련과의 합당 반대’를 밝힐 예정이었으나 당내의 우려에 쉽게 결심을 꺾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며칠 뒤 한 언론사와 인터뷰하겠다고 재차 결심했으나, 그 결심마저 청와대에 한 번 다녀온 뒤 눈 녹듯 사라지고 말았다.

이런 촌극을 보는 주위의 시선은 따갑다. 같은 재야 출신인 민주신당의 한 영입 인사는 “애초 내부에서부터 문제 제기를 했어야 옳고, 또 기자회견을 하고자 했으면 끝까지 관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았다. 정치권에 들어온 지 석 달 만에 악습부터 배운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고문의 후배인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도 “DJ당인 줄 모르고 들어갔느냐”라면서 차라리 탈당하라고 권유했다. 이고문으로서는 정치 입문 석 달 만에 ‘올곧은 지사’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로 이미지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실세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권노갑 아들 결혼식에 하객 3천명

국민회의 권노갑 고문 아들 정민씨의 결혼식은 권고문의 정치적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 자리였다. 평일 낮(12월10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결혼식장인 신라호텔 주변은 3천여 하객으로 붐볐다. 권고문은 축의금과 화환을 받지 않고, 방명록도 준비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객들은 2층 식장 입구에서부터 1층 현관 앞까지 줄지어 서서 권고문과 악수할 차례를 기다렸다.

권고문의 사돈인 홍준기씨는 재일 동포이며 일본 재계의 막후 실력자로 알려진 인물. 지난해 8·15 특사로 석방된 권고문은 일본에 머무를 때 김봉호 국회부의장의 소개로 홍씨를 만났으며, 이후 가족 모임을 통해 자녀들의 만남을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옷로비 사건의 주역인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씨가 신부의 이모라는 점도 이채롭다. 이에 대해 권고문의 한 측근은 “옷로비 사건이 터지기 전에 결혼 날짜를 잡아놓아 변경하기 어려웠다”라면서, 사건이 터질 때까지 정일순씨가 신부의 이모라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권고문은 몇 해 전에도 전두환가의 사람을 사위로 맞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정말 친해지기 어렵네”

지난 12월9일 한국노총 박인상 위원장이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 때문에 한나라당을 찾아갔을 때, 정창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한국노총 경기도지역본부 화성지부 명의로 작성된 ‘자민련 후보 지지’ 공문을 내보이면서 노총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한국노총측은 본부에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입장이 난처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박위원장이 돌아간 뒤 한나라당에서는 “박인상 한국노총 위원장이 97년 대선에서 DJ를 지지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한국노총이 발끈했다. 한국노총측이 밝힌 당시 박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지난 대선 때 지지하지도 못했는데, 어려울 때만 찾아와서 미안하다’라는 것이다. 한국노총은 이 날 이회창 총재가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조에서 부담해야 한다”라고 입장을 밝힌 것이 불만스럽던 차에, 대화 내용까지 자기들 입맛에 맞게 왜곡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래저래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은 궁합을 맞추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한나라당 제갈량 윤여준 총선 설계도 그린다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이 한나라당 총선기획단장을 맡았다. 윤단장은 그동안에도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핵심 측근으로 이총재의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다. 당을 총괄하는 이총재의 측근이 하순봉 총장이라면, 총재 보좌진을 총괄하는 좌장은 윤단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윤단장은 언론인 출신으로 84년부터 청와대 비서관으로 일해오다 YS정권 때 청와대 공보수석과 환경부장관을 지냈다. 97년 대선이 끝난 직후에는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하고 대학 강단에 설 계획을 세웠다가, 이총재의 삼고초려에 못이겨 계획을 접고 이총재를 도와왔다.

윤단장과 총선기획단 부단장으로 임명된 재야 출신 정태윤 전략기획팀장은 모두 풍부한 정치 경험보다는 합리성과 참신성을 장점으로 가진 인물. 이총재가 두 사람에게 총선기획단을 맡김으로써, 앞으로 한나라당의 총선 전략은 3김 정치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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