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사 한영애‘젊은 부통령’과 겨루기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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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7.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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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여성 전사가 센가, ‘젊은 부통령’이 센가. 국민회의 한영애 의원과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사이에 겨루기 한판이 벌어졌다. 한의원이 김씨에게 전쟁을 선포하자, 김씨가 고소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한의원은 지난 11일 “현철씨가 당진 현장을 두 번 방문한 시간과 장소, 동행인을 알고 있다”라며 진상을 밝히라고 직격탄을 퍼부었다. 한의원의 발언은 꺼져가던 김씨의 한보 개입설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꺼져가던 한보 불씨를 살리고 김씨를 공개 장소로 끌어내려는 한의원의 의도는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 승부는 물증에 달려 있다. 당진 현지의 치과의사가 한 대학 총장 부인에게 전한 내용을 제보받았다고 증거 입수 경로만 밝힌 한의원은, PK 검찰에게는 절대 증거를 내놓을 수 없다고 버텼다.

기질이 강해 당내에서조차 ‘아무도 못말린다’는 소리를 듣는 한의원. 아버지와도 의견이 안맞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올 정도로 대가 센 현철씨. 두 사람이 서로 임자를 만났다.여성 유권자 마음 잡으려 아리아 열창하는 이한동

요즈음 이한동 신한국당 고문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신한국당 예비 대권 주자들이 노동법·한보 사태를 거치면서 이래저래 해를 입은 데 비해, 이고문은 개인적으로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이고문 진영은 YS 의 마음을 못 얻은 영입파와 한보 사태에서 치명상을 입은 민주계 틈을 비집고 뜻밖의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이고문 진영은‘여론조사 지지율 10%대 확보’를 단기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주 공략 대상은 여성 유권자이다. 여성 유권자 중에는 이고문이 풍기는 분위기, 5·6공 출신이라는 전력 때문인지 법조계 출신인 그를 군 출신으로 착각하는 이들도 많다.

그가 여성층을 공략하려고 동원한 비상 수단은 다름 아닌 노래다. 이고문은 주변 사람들이‘정치를 안했으면 성악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리만큼 빼어난 가창력의 소유자. 그는 지난 1월 동아 케이블 TV의 〈쇼 미시 공화국〉에 출연해 오페라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불러 노래 솜씨를 선보였다. 이때의 호응에 힘입어 2월17일 방영된 G-TV(채널 35)의 〈허수경과 두 사람〉에서는 <남 몰래 흐르는 눈물>을 불렀다. 냉정한 여성들의 마음을 녹이기 위해 텔레비전에서 아리아를 열창하는 이고문. 그의 ‘뉴 이한동 전략’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는지 두고볼 일이다.“박수석이 그럴 수가”YS, 박재윤 손본다?

저마다 책임 회피에 바빴던 한보 정국에서 가장 의리가 없었던 인물은 누구일까.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박재윤 전 통상산업부장관을 꼽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김대통령 주변 인사들은 박씨와 관련된 이야기만 나오면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다. 요컨대‘다른 사람은 몰라도 박수석이 그럴 수는 없다. 해도 너무했다 ’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박씨는 92년 대통령 선거 직전 김대통령의 경제 개인 교사를 한 인연부터 따지자면, 무려 6년 가까운 세월을 김대통령 가까이에 있었다. 한보그룹이 제2 철강 허가를 따낸 93년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있었다. 하지만 박씨는 세간의 의혹이 자신에게 쏠리자 두 번이나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김대통령은 가까운 사람들에게 ‘박수석이 그럴 수가’라며 서운한 심경을 드러냈다고 한다. 검찰은 한보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박씨를 극비리에 소환해 수사했지만, 박씨의 혐의 사실을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김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박씨를 손보리라는 관측이 무성하다.김상현­한보 관련설 흘러나온 진짜 이유

국민회의 김상현 지도위 의장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 받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 인사들은 대부분 그가 돈을 받았는지 안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는 ‘왜 김상현이 거론되는가’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국민회의에서는 그가 구설에 오른 까닭을 몰라 어리둥절해 했다. 여권 처지에서 보면 김대중 총재의 오른팔인 권노갑 의원과 달리 그는 상처낼 이유가 없는 인물이다. 여권이 김총재 대안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그를 돕지는 못할망정 재를 뿌릴 까닭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회의 내에서는 그가 거론되는 이유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왔다. 개중에는 신한국당 정재철 의원이 국민회의 권의원을 구속하기 위해 ‘희생’되었듯이 김의장이 여권의 대권 주자 한 사람을 잡는 데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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