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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앞에 고개 숙인 세계 1등들

월마트·맥도날드·노키아, 이마트·롯데리아·애니콜에 참패

안은주 기자 ㅣ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3.05.08(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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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포춘>이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할 만큼 세계 최강이지만, 한국에서의 성적은 변변치 못하다. 월마트뿐 아니라 세계 2위인 까르푸나 그 뒤를 잇는 테스코(홈플러스), 코트스코홀세일 등 외국계 할인점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토종 할인점 이마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는 5조6천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외국계 할인점 4개 사 매출을 모두 합한 것(5조원 안팎)보다 많은 금액이다. 외국계 할인점이 한국에서 부진한 가장 큰 까닭은 토착화에 성공하지 못한 데 있다.

아무리 값이 싸도 이용하기 불편하면 등을 돌린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눈치채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운영 노하우만 고집했던 것이다. 특히 식품의 신선도를 먼저 고려하는 주부들을 잡는 데 실패한 탓이 크다. 이마트는 신선한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산지 직거래 시스템을 초기부터 실시했다. 외국계 할인점들은 이제야 실패를 시인하고, 매장 분위기와 공급선을 바꾸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한국에서 롯데리아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점포 수나 시장 점유율에서 롯데리아는 맥도날드의 두 배를 웃돈다. 맥도날드는 한국과 필리핀에서만 시장을 석권하지 못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집하는 사이에, 롯데리아가 김치버거·라이스버거와 같은 한국형 신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을 굳게 붙들어 맸기 때문이다.

핸드폰 시장의 세계 최강 노키아가 애니콜의 자리를 넘보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까닭이다. 2년 전 노키아는 한국인만을 위한 폴더형 단말기까지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 기호에 맞추기 위해 6개월이 멀다 하고 신제품을 내놓는 삼성전자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다. 물론 이들이 언제까지나 토종 기업에게 밀릴 것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토종 기업은 자국 브랜드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상태이고,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역사는 짧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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