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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솓그 종합과세 시대의 '稅 테크'

다가올 금융소득 종합과세 시대 ‘稅테크’ 전략

張榮熙 기자 ㅣ 승인 1995.08.0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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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稅)테크를 하라. 96년 1월부터 실시될 ‘금융 소득 종합 과세’는 재(財)테크·시(時)테크에 이어 세테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 종합 과세 시대에는 금융 소비자들이 돈을 잘 불려도 세금에 신경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현재는 금융 저축이 많든 적든 이자 소득의 20%를 원천 징수해 세후 수익률이 같았지만 종합 과세가 실시되면 금융 소득(이자 및 배당)에 따라 10~40%로 차등해 세금을 매기기 때문이다. 과표가 6천만원을 넘으면 소득의 4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다른 소득과 함께 금융 소득도 세금을 통한 소득 재분배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종합 과세 실시를 5개월여 앞둔 현재 금융 시장에는, 일부 언론 보도와는 달리 거액 자금이 무더기로 이탈하는 징후는 아직 없다. 하지만 금융 시장을 휘감고 있는 미묘한 기류는 적지 않다. 우선 단기 부동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기간이 최장 3개월로 짧은 투자금융사의 기업어음(CP)과 어음관리구좌(CMA), 양도성예금증서(CD) 같은 단기 고수익 상품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추이를 관망하면서 이동 경로를 찾는 돈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만기 전에 팔 때 종합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은행의 가계금전신탁과 노후연금신탁의 증가 속도는 올해 들어 현저히 둔화하거나 감소하고 있다. 기간이 긴 저축성 예금도 증가 속도가 극히 미미하다. 종합 과세의 영향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산층 세금 부담은 오히려 감소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충격적인 자금 이탈 조짐은 없지만 종합 과세 불안 심리가 상당히 팽배하다고 입을 모은다. 은행·투자금융·증권사 등 금융기관에는 연일 종합 과세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고액 예금자들은 종합 과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만, 중산층이라고 할 예금액 1억~2억원 안팎의 예금주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한은행 이황일 영업지원팀장(종합과세 대책반장)은 “중산층도 종합 과세에 민감하다.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덩달아 걱정하는 대열에 합류해 종합 과세에 대한 피해망상증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소득은 종합 과세를 해온 근로·사업·부동산임대 소득 같은 다른 소득과는 달리 분리 과세돼 왔다. 저축을 장려하기 위한 목적에서이다. 종합 과세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단순히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신한은행이 예금 이율을 13%로 가정하고 시산한 바에 따르면, 금융 소득이 6천만원에 금융 소득 외 다른 소득 2억원을 더할 때까지는 전혀 세금이 늘지 않는다. 내년부터 실시될 세율 조정으로 오히려 세금이 조금 줄어든다. 한 해 금융 소득이 6천만원이 되려면 예금액이 4억6천만원을 넘어야 한다. 다른 소득이 전혀 없고 금융 소득만 있는 사람은 금융 소득이 1억1천만원(예금액 8억4천6백만원)까지 세금 부담이 늘지 않는다. 금융 소득이 2천만~4천만원, 다른 소득이 3천만~5천만원대인 이른바 중산층 그룹은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따라서 수천만 예금자 중 극소수(정부 추정 8만~10만명)가 금융 소득이 4천만원을 넘어 종합 과세 대상이 되겠지만, 대상이 되더라도 세금이 더 느는 사람은 더욱 극소수라는 것을 이 자료는 알려준다. 물론 이들이 가지고 있는 금융 자산은 상당한 규모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세금 중과로 인한 고통은 극소수 예금자 몫이다.

결국 불안 심리 팽배는 세금 중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다. 금융 소득 1억원(예금액 7억6천9백만원) 이상의 고액 소득자들도 엄청나게 세금이 더 느는 것은 아니어서 수익률이 1∼2%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수월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상당수 금융 소비자들의 속내 걱정은 자금 출처 조사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종합 과세가 실시되면 거의 모든 금융 저축자(잔액이 30만원 미만이거나 연간 이자 소득 3만원 미만은 제외)의 거래 내용이 국세청에 통보된다. 국세청은 저축자의 인적 사항, 소득 내역, 원천징수 내역 등을 손금 보듯이 알게 된다. 국세청은 소득원이 불분명한 금융 자산에 대해 쉽게 조사할 수 있다. 이것은 조세 정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고 금융실명제 완결판으로서 종합 과세를 실시하는 취지이기도 하다.
축재 과정이 정당하지 않았던 검은 돈의 소유자들은 공포에 떨 것이 틀림없다. 문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까지도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사실이다. 신한은행 안광우 상무는 “사는 동안 제대로 세금을 내는 등 적법하게 재산을 모았다해도 출처 조사에 대해서는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소명 자료를 빠짐없이 모아놓은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번거로워 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상무는 정상인의 불안 심리를 잠재울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 과세 안착을 위해서는 과세 당국의 변별력이 중요할 것이다.

종합 과세는 극소수 저축자에게 직격탄을 쏘겠지만 그 영향권은 상당히 넓을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금융증권실장은 종합 과세가 저축과 소비 유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당장은 돈의 이동으로 나타날 것이다. 특히 종합 과세 기준 금액인 4천만원(부부 합산, 자녀 제외) 이상의 금융 소득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종합 과세 회피를 시도할 것이다. 우선 금융 시장을 탈출해 부동산과 같은 실물 시장이나 ‘장롱’에 보관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은 부동산실명제 실시 등으로 촘촘한 그물망이 쳐져 있기 때문에 이동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미술품·골동품 같은 실물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많지 않을 것이다. 돈을 장롱에 보관하는 일은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행동이다. 세금을 최고로 내도 이자의 40%인데 나머지 60%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할 사람은 숨겨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없는 한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금융 소득 4천만원 이하로 조정하면 유리

이런 예측은 종합 과세로 인한 부담을 현저히 누그러뜨릴 통로가 열려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개인연금신탁과 장기주택마련저축 이자, 채권과 주식의 양도 차익, 5년 이상 보험의 차익에는 전혀 과세가 되지 않는다. 개인연금신탁과 장기주택저축은 연 불입 한도가 1천2백만원이어서 거액 소득자에게는 분산하는 효과가 크지 않겠지만 중산층에게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고액 소득자에게는 채권과 주식의 양도 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것(98년 이후 검토)이 퇴로가 될 수 있다. 대우증권 김국우 채권부장은 채권이 종합 과세 시대의 가장 유리한 상품이라며 은행과 투자금융사의 자금이 10월 이후 채권 시장으로 대량 유입되리라고 예측했다. 주식은 보수적인 거액 자금의 속성상 채권 수요가 크게 몰려 채권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시중 금리 하락) 주식 시장 자체가 본격 상승세를 탄다면 몰려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증권 김기안 투자전략팀장은 “올 4/4분기 이후 총 이동 예상 자금 33조원 가운데 8% 선인 2조6천억원 정도가 주식 시장에 들어올 것이다”라고 추정했다. 거액 자금이 크게 움직인다면 금융기관간·상품간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또 94년 9월 이전 세금우대저축(97년부터는 사실상 폐지)에 가입한 사람이나 5년 이상 장기 채권을 산 사람은 분리 과세를 신청할 수 있다. 채권 소유자의 경우 다른 소득을 감안해 실효 세율을 산출해 보고 유리한 과세 방법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다른 소득이 거의 없어서 종합 과세가 되더라도 장기 채권의 분리 과세 원천 징수 세율(5~10년 미만 30%, 10년 이상 25%)보다 낮은 세율(10∼20%)을 적용받게 된다면 장기 채권의 이자 소득을 종합 과세하는 것이 유리하다.

3억~4억원 정도의 예금자들은 비과세 상품에 투자해 금융 자산 총액을 줄이고, 만기나 이자 지급 방법을 재구성해 연간 금융 소득을 4천만원 이하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 가령 3년짜리 저축을 할 경우 만기에 이자를 한꺼번에 받으면 그 해에 종합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월 이자지급식·연복리원가식 같은 방법을 선택해 3년간 소득을 안배할 필요가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나 채권을 살 경우도 만기 전에 파는 것이 세금을 적게 내 수익률이 높다. 또 가족 이름을 총동원해 분산 예치하거나, 자녀나 부모에게 합법적인 증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앞으로 5개월 남짓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자신의 금융 자산을 어떻게 굴리는 것이 좋은지, 최적안을 구상할 여유가 있다. 재정경제원 강만수 세제실장은 “정부가 용인한 퇴로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종합 과세 시대를 사는 지혜가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강실장은 현재 과세안이 거의 최종안이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완화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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