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에 대우도 최고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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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허영주 사무관이 말하는 미국 질병통제센터
보건복지부 허영주 사무관(41)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서 근무한 유일한 한국인이다. 2000년 7월부터 한·미 양국 공무원 신분으로 질병통제센터 본부에서 일했다. 2001년 10월 워싱턴 탄저균 테러 때 대응한 공로로 미국 보건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2002년 7월 귀국해 지금은 건강증진국 질병관리과에서 사스 검역 활동을 맡고 있다.

풍부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학조사관들은 우리처럼 공중보건의가 아니라 다년간 경험을 쌓은 전문의였다. 또 항상 연구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보고서와 논문을 내지 않으면 승진할 수가 없다.

일단은 대우가 좋기 때문이다. 내 연봉은 5만6천 달러였으며 개중에는 14만 달러(1억6천만원)를 받는 연구원도 있다. 또 자부심을 키워주는 장치가 많았다. 의사들은 질병통제센터 본부 내에 전용 주차장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연구원들에게 전용 법인 카드가 지급되고, 역학 조사를 하러 갈 때는 반드시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써야 한다. 한번은 ‘왜 최고급 호텔에 묵지 않았느냐’고 상사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사건 현장에 가면 마치 영화 속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출동했을 때 같은 대접을 받는다.

우편 테러가 시작되면서 나는 신속대응반에 편성되었다. 질병통제센터는 워싱턴 내 2백60 곳 연방 정부 건물을 소독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나는 그 중 20 곳을 맡았다. 질병통제센터 요원 한 명이 보건부 직원 수십 명을 이끌고 팀장 역할을 했다.

국립보건원 시설과 인력을 늘리는 것은 옳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규모와 국토 면적을 고려해야 한다. 조직을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인드다. 의료공무원을 고시 외에 다른 경로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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