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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던 사직동팀이 깨어난다고?

청와대 특별감찰반 신설 논란…대통령 의지가 성패의 관건

정희상 ㅣ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3.04.0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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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죽은 사직동팀의 기능이 참여정부 들어 다시 부활했다. 청와대는 3월 말부터 내부에 특별 사정기관을 신설해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공직자, 대통령 친인척 및 특수 관계자, 비서실 직원에 대한 비리 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 조사 등 감찰 업무만을 담당하는 특별감찰반을 설치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사정팀 부활 방침에 대해 한나라당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즉각 반대 성명을 냈다. 과거 사직동팀의 예에서 보듯이 권한 남용 등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나아가 이들은 대통령 친인척과 권력층 주변의 비리와 잘못은 청와대 사정팀보다는 부패방지위원회 등 공식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판이 잇따르자 청와대는 과거 사직동팀과는 다르게 운영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문재인 수석은 “과거에는 경찰 직제 내에 사직동팀으로 불리는 특수수사대를 두고 청와대가 지휘 감독해 사실상 수사 행위를 했던 탓에 비판을 받았다. 이 특수수사대는 국민의정부가 없앴지만, 이후에도 따로 별관팀을 운영해 이러저런 의혹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도 별관팀 배속 인원을 교체하거나 보충하면서 사실상 감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별감찰반은 국민적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령 제 6조에 감찰 대상 및 업무 범위와 10명 내외라는 인력 운용 규모까지 못박아 공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일단 12명으로 특별감찰반을 발족했다. 감사원 직원과 주사급 검찰 수사관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경감·경위·경사 등 과거 사직동팀보다 한두 계급 낮은 경찰관으로 구성된 팀이다.

앞으로 사정팀의 강력한 활동 방향을 예고하듯 문재인 민정수석은 그동안 자체 입수한 첩보 내역의 일부를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비리 첩보가 많이 수집되었는데 산하단체 임원과 대통령 측근 범주에 속한 사람에 대한 비리 첩보와 소문이 수집되어 확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즉각 노대통령을 오래 보좌해온 386세대 측근을 지칭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파문이 일자 그는 황급히 말을 바꾸어 초점을 대통령 측근에서 산하단체 임원으로 돌렸다. 노대통령 측근에 대한 비리 제보 내용은 말 그대로 개혁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악성 유언비어였다는 것이다.

특별감찰반을 통해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공직자의 부정 비리를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청와대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사정팀은 대통령 친인척 부패를 척결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는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하태훈 교수(고려대 법대)는 “과거에도 사직동팀·민정수석실·국정원이 겹겹이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했지만 그 기관들이 특정 인맥에 장악되어 오히려 감시자들이 감시 대상자들과 공범이 되어 비리를 축소 은폐했다”라고 지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친인척 문제를 관리했던 전직 사직동팀 요원은 기자와 만나 청와대 사정팀의 성패는 대통령의 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철저히 감시하니까 아들들과 인척들이 사직동팀에 악감정을 가졌다. 김대통령의 처남·아들 들이 하도 조폭들과 어울려서 우리가 직접 가서 만류하기도 했고, 보고서를 만들어 민정수석을 통해 대통령께 직보도 드렸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사직동팀의 보고를 외면했다”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런 보고가 올라오는 것을 싫어했을 뿐 아니라, 당사자에게 내사한 내용이 넘어가 민정실 관계자가 오히려 궁지에 몰린 일도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한 전직 사직동팀원은 새로 발족할 청와대 사정반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항으로 요원 충원 문제를 꼽았다. 제구실을 하려면 철저히 자질과 실력 위주로 검증해 기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사직동팀원은 정치적 목적에 따라 특별 선발되었는데, 대개 정권 핵심과의 지연·혈연을 중시했다. 지난 정권 때는 동교동계 실세들이 자기 사람을 한 명씩 심는 방식으로 선발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옷로비 사건 등에 연루되어 여론의 표적이 된 사직동팀이 18년 만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뒤에도 청와대는 별관팀을 운영했다. 이 기능은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맡았다. 그러나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은 친인척 비리 감시라는 본연의 기능은 뒷전으로 한 채 오히려 비리의 ‘몸통’으로 개입했다. 최총경은 최규선씨와 김대통령 3남 김홍걸씨와 놀아난 관계가 드러난 직후인 지난해 봄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최근 미국 경찰에 체포되어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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