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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령 코르시카, ‘자유도’ 지위 확보

프랑스령 코르시카, 분리주의 무장 독립운동으로 ‘自由島’ 지위 확보

파리·고종석 편집위원 ㅣ 승인 1996.05.16(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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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시카는 프랑스령으로 남을 것인가. 알랭 쥐페 정부가 최근 코르시카에 자유도(自由島) 지위를 부여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조건들을 현지 민족주의 단체 및 지역 사회 각급 대표들과 비밀리에 협상하자, 이 섬의 법적 지위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귀결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폴레옹 1세와 3세 등 보나파르트가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이 지중해의 섬은 18세기에 프랑스에 병합된 이래 파리의 중앙 정부에 맞서는 무장 독립운동의 전통을 면면히 이어 왔다.

계속적인 분리주의운동에 밀린 프랑스 정부가 위헌 논쟁을 무릅쓰고 82년에 제정한 ‘코르시카 행정조직법’과 92년에 공포한 ‘코르시카의 새로운 지위에 관한 법률’(일명 족스법)이 코르시카 지방 정부에 큰 폭의 자치권을 부여한 뒤로도, 테러가 뒤따르는 분리주의운동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76년에 결성된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이 주민들로부터 ‘혁명세’를 징수하기 시작한 뒤로 이 단체에서 갈라져 나왔거나 경쟁 관계인 여러 분파의 민족주의 단체들이 혁명세 징수를 한동안 관행으로 삼아 왔는데, 그것이 상당수 주민에게 먹혀들었다는 것도 이 섬에 만연한 민족주의적 분위기를 보여준다.

프랑스의 다른 지방과 달리 정당이 아니라 씨족이나 가문에 지배되는 코르시카는 아직까지 가문 사이의 복수나 의적 행위를 명예롭게 보는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고, 무기 소지가 용인되는 사회다. 정부 기관에 대한 테러만이 아니라 민족주의 단체끼리 상호 테러가 잦은 것도 그런 전통의 유산이다. 이 곳에서는 프랑스의 성문법이 아니라 이 지방 나름의 보통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코르시카 지방 정부가 93년 초부터 이 섬에 들어오거나 여기에서 나가는 사람들로부터 30프랑씩 세금을 거두어들이고 있는 것도 이 곳이 본토와 다른 특별 행정 구역이라는 하나의 증거다.

완전 독립 원하는 주민은 10%뿐

쥐페 정부의 최근 결정은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의 과격 분파인 카날 이스토리크가 지난 1월11일 파리의 중앙 정부에 선언한 석달 ‘휴전’이 이 달로 끝나면서 나온 것이다. 카날 이스토리크는 코르시카민족해방전선의 다수파가 92년의 족스법을 수용하며 평화 노선으로 전환하자 계속적인 무장 투쟁을 주장하면서 갈라져나온 소수파 단체로, 프랑스 본토와 코르시카에서 테러 활동을 주도해 왔다.

쥐페 정부의 ‘코르시카 자유도 설정안’은 코르시카를 중세의 자유시와 비슷한 자유 지역으로 설정해 국가의 징세권을 일부 유보하고, 본토에 비해 낙후한 이곳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코르시카의 젖소 양육 농가에 지원할 자금을 유럽연합 집행부로부터 확보해놓았고, 포도와 귤 재배 농가에도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6월 말까지 협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낼 이번 코르시카 자유도 설정안에는 코르시카어 교사를 집중 양성하는 것과 대학에서 코르시카어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국제 징수권을 포기한다면 어느 정도 포기할 것인지, 코르시카의 미래 전망을 자치 정부에 둘 것인지 아니면 독립국으로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와 민족주의 단체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단체들 사이에서도 견해 차이가 현격해서 협상이 쉽게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코르시카의 자유지역화가, 지금도 이 섬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마피아의 불법 활동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달 들어 여론조사기관 소프레스가 시사 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르시카 주민의 49%가 민족주의 단체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정작 완전 독립을 원하는 주민은 10%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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