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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군 “반갑다 테러야”

동 티모르 주민 학살해 미국 지원 ‘주춤’…9·11 뒤 ‘훈련 수혜국’ 복귀

워싱턴·변창섭 편집위원 ㅣ cspyon@sisapress.com | 승인 2002.06.03(Mon)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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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MA
미국은 인도네시아군에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위는 동 티모르 ‘독립 운동’을 진압하는 인도네시아 군인들.



미국의 군사훈련계획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실시된 것만큼 뜨거운 논란을 빚은 계획도 드물다. 이 나라 군인들의 무자비한 인권 탄압 기록 때문이다. 미국은 1990년대까지도 공개적으로 이 나라 병력을 훈련하고 장비도 지급했다. 그런데 이렇게 훈련받은 인도네시아 군인들은 미국제 무기로 무장한 채 1991년 분리 독립을 외치던 동 티모르 주민 2백70여 명을 집단 살해해 충격을 던져 주었다.



이에 격분한 미국 의회는 이듬해 인도네시아를 국제군사교육훈련계획 대상국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1990년대 내내 이른바 합동군사훈련이라는 또 다른 명목으로 인도네시아 군인들을 훈련해 사실상 법망을 교묘히 피해 나갔다.



인도네시아군의 잔학상은 1999년 동 티모르 주민들이 국민 투표를 통해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하기로 결의했을 때 절정을 이루었다. 동 티모르에 진주한 인도네시아 병력은 섬 주민을 무려 천명 이상 학살하고 25만명 이상을 본토로 강제 이주시켰다. 이 일이 일어난 직후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대한 모든 합동군사훈련은 물론 상업적인 군수품 판매까지 금지했다. 미국 의회는 인도네시아가 강제 이주된 동 티모르 주민의 귀환과 잔학 행위자 처벌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는 한 군사훈련계획 수혜 대상에서 인도네시아를 제외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뜯어고쳤다.



그러나 이같은 제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테러와의 전쟁 덕분에 미국의 군사훈련계획 수혜국 대상에 또다시 포함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예산을 편성하면서 마지막 순간에 이른바 ‘지역 방위 대테러 계획’이라는 훈련 계획을 신설한 바 있다. 비판자들은 이 계획의 가장 큰 수혜국이 인도네시아라고 주장한다.



그뿐 아니다. 지난해 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정확히 `1주일 후 워싱턴을 찾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비살상용 군수 물자에 대한 금수 조처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명분은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 회교권인 인도네시아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3월 초 <뉴욕 타임스>는 미국 연방수사국이 테러 진압 훈련을 목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찰 병력까지 훈련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잔혹한 인권 탄압을 자행해 완전히 미국의 눈 밖에 났던 인도네시아가 테러와의 전쟁 덕분에 오히려 기사회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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