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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관객 5백 만명 돌파한 <공동경비구역 JSA> 제작자 심재명씨

노순동 기자 ㅣ soon@sisapress.com | 승인 2000.11.23(Thu)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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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1일 <공동경비구역 JSA>가 전국 관객 5백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서울에서 2백20만명, 전국 5백18만명을 기록한 것이다. 이 기록은 같은 날 한꺼번에 개봉된 <단적비연수>와 <리베라 메>의 파상 공세 속에서 거둔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명필름 대표 심재명씨(39)는 “이 추세라면 12월 중반에 <쉬리> 기록 5백70만명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객석 점유율 80%… “영화의 힘은 살아 있다”

심재명씨는 애초 이 영화가 <쉬리>와 기록 경쟁을 벌이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 영화의 당초 목표는 전국 관객 100만명이었다. 겸손해서가 아니다. 이 영화가 ‘무늬만 블록버스터’였기 때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을 장면도 없고,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해피 엔드도 아니었으며, 장르 관습도 어지러이 넘나들고 있었다. 그는 “순전히 홍보용으로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을 빌렸다. 제작비와 개봉관 수가 많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도무지 블록버스터라고 부르기가 민망했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분단을 정면에서 다룬, 제대로 된 영화 한편이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주위에서는 현란한 스펙터클이나 애절한 사랑 이야기 없이 40억원짜리 영화를 꾸리겠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고, 작가 의식이 남다른 연출자에게 메가폰을 맡긴 것을 놓고도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의 믿음이 블록버스터보다 더 폭발적인 흥행 실적을 안겨주고 있는 있는 셈이다.

상영관 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공동경비구역 JSA>는 서울에서 개봉관 20개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에 30억원을 투자한 CJ엔터테인먼트가 자체 배급망에서 <공동경비구역 JSA>를 새 영화 <단적비연수>로 대체하지 않고 고루 무게를 싣는 ‘양날개 작전’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이 떨어져 나간 만큼 아무래도 관객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영화의 기력은 펄펄 살아 있다. 여세(餘勢)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잣대인 객석 점유율이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동경비구역 JSA>가 나오기 전까지 명필름은 충무로에서 ‘마케팅의 귀재’로 통했다. 기획력과 포장술에 대한 상찬이 앞섰던 것이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은 <접속> <코르셋> <해피엔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다. 태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섬세하게 담았다는 평판을 얻었다.

심씨 또한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는 1998년 <접속>의 판권을 독일에, 지난해에 <조용한 가족> 판권을 일본에 판매한 것을 그 예로 꼽는다. “판권 판매는, 한국 영화를 원전으로 삼아 외국에서 리메이크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한국의 기획력이 상품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한국 영화계가 ‘기획 이상의 기획’이 필요한 때임을 보여주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최근 한국 영화의 블록버스터 붐을 경계했다. 지금은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해 외부 자본이 물밀 듯 들어오고 있지만, 영화인들이 영화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어느새 거품처럼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다. 그는 말한다. “영화는 기획이 중요하지만, 기획만으로 되지 않는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카운트다운을 하게 된 격이어서 쑥스럽다’는 그는 굳이 욕심을 감추지 않는다. “한국 영화 산업의 신장세를 확인한다는 의미에서 꼭 <쉬리>의 기록을 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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