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태]성인들 1년에 9권 읽는다
  • 李文宰 기자 ()
  • 승인 1997.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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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국민 조사 결과/초등학생 독서량은 늘고 중고생은 줄어
96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가 나왔다. 독서새물결운동 추진위원회(02-737-2701)가 주최하고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연구소가 주관한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77.2%가 1권 이상 책을 보았고, 1년 평균 9.1권을 읽었다. 월별로 환산하면 0.8권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한 달에 채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이 독서량은 95년보다 0.5권 감소한 수치다.

93년 ‘책의 해’를 계기로 시작된 국민 독서 실태 조사는 올해로 네번째를 맞았는데, 지난해 10월7일부터 11월7일까지 전국 성인 1천2백명, 학생 2천 7백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성인은 1 대 1 가구 방문 면접 조사를 실시했고, 학생들은 설문지로 조사했다. 이 조사는 국민 독서 환경 변화 추이와 독서 생활 실태와 문제점을 읽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여가 활용 및 영상·정보 매체를 어떻게 활용하며, 작가와 장르 선호도까지 묻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성인 독서량 한국의 2배 넘어

먼저 독서량은 지난 1년 동안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한 것으로, 일반 도서와 만화로 구분해 조사했다(도표 참조). 초등학생은 한 학기에 평균 28.2권을 읽는데, 94년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94년 25.4권, 95년 22.9권). 초등학생은 지난해에 견주어 5. 3권을 더 읽고 있다.

그러나 중학생·고등학생으로 올라갈수록 독서량은 현저히 줄어든다. 96년 한 학기 동안 중학생은 초등학생의 절반에 못미치는 10.8권을 읽고, 고등학생은 7.2권밖에 읽지 않았다. 94, 95년과 비교할 때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논술고사가 고등학생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한다는 보고는 ‘희망 사항’에 불과했음이 드러난 것이다.출판 왕국 일본과 우리의 독서 현실은 큰 차이를 보인다. 조사에 따르면, 일본 성인의 월 평균 독서량은 1.6권(연평균 19.2권)에 달해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의 두 배를 넘는다. 학생의 경우 한국과 일본은 초등학생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나라 중고생의 월 평균 독서량(중학생 1.8권, 고등학생 1.2권)과 일본 중고생의 월평균 독서량(중학생 1.9권, 고등학생 1.1권)은 비슷하지만, 초등학생은 우리나라가 4.7권, 일본이 6.4권이다. 어릴 때의 독서 습관이 평생 독서량을 좌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 시간은 평일 37.6분, 주말 33.3분으로 95년과 비슷했다. 그런데 학생들의 독서 시간은 독서량과 달리 94년 이래 줄어들고 있다. 학생 평일 독서 시간은 초등학생 67.7분, 중학생 47.5분, 고등학생 43.6분으로 상급 학교일수록 독서 시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전과 같은 다른 매체 접촉 시간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성인의 경우 평일에는 2시간 넘게(1백23.8분) 텔레비전을 본다. 주말에는 이보다 많은 1백54.2분. 평일과 주말 모두 95년에 견주어 각각 16.8%, 10.7% 증가했다. 또한 성인들은 집 밖에서의 여가 활동보다는 집안에서의 여가 활동이 더 많았다. 1천2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인은 평일의 여가를 텔레비전 시청(28.8%), 휴식(12.8%), 신문·잡지 읽기(12.8%), 독서(6.2%), 친구 만나기(5.6 %) 라디오 청취(4.2%) 비디오 시청(4.1%) 등으로 채운다. 가족과의 대화는 3.7%, 등산이나 산책·드라이브는 각각 1.3%로 나타났다.

성인들의 독서 경향은 93년 조사 이래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성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소설류이며, 그중에서도 국내 소설을 좋아한다. 비소설류에서는 수기와 전기, 종교 서적, 수필·명상집 등을 선호한다. 성인들은 김진명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문열의 <소설 삼국지> 조정래의 <태백산맥> 박경리의 <토지> 순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았고, 가장 좋아하는 국내 작가(만화가 포함)는 만화가 이현세(9.4%) 소설가 이문열(8.1%) 양귀자(2.9%) 조정래(2.4%) 신달자(2.3%)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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